꼬꼬는 봄을 싫어해! 내친구 작은거인 16
이치카와 노부코 지음, 양선하 옮김, 사토 아야 그림 / 국민서관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유치원에 사는 닭 꼬꼬는 4월이 싫다. 그동안 혼자서 잘 살고 있고 있었는데, 4월이 되면서부터 토끼 미미와 같이 살게 된 것. 유치원 아이들이 미미만 예뻐하고 안아주고 먹을 것도 잔뜩 챙겨주니 꼬꼬는 심통이 날 수 밖에. 그렇게 유치원의 첫 달이 시작되고, 그 후에도 꼬꼬에게는 잔뜩 싫은 것들만 주루룩 널려 있다.


 목에 줄을 맨 채로 가야하는 봄 소풍이 싫고, 무서운 파도타기에 내몰리는 비가 오는 날도 싫고, 닭장을 잠시 옮겨야 하는 화장실 공사도 싫다. 잔뜩 굶겨 놓았다가 운동회 때 미미와 함께 달리기 시합을 시키는 것은 또 어떻고... 그렇게 1년이 흘러가고, 어느새 아이들이 졸업하는 3월이 다가오는데, 과연 꼬꼬의 반응은? 당연하지, 꼬꼬는 3월을 싫어해!


 ‘꼬꼬는 봄을 싫어해!’라는 제목뿐만 아니라 책의 모든 소제목들이 ‘꼬꼬는 OO를 싫어해!’ 라고 붙여진 점이 재치있다. 늘 심통이 나있고 불만이 가득한 꼬꼬가 얄미우면서도 얼마나 친근하게 느껴지는지. 사실 겉으로는 싫다고 표현하지만 속 마음은 다른 적도 많지 않은가. 꼬꼬가 3월이 싫은 것도 사실은 1년간 미운 정 고운 정이 든 아이들과 헤어지는 것이 못내 아쉬운 마음의 또 다른 표현일 것이다. 추억을 간직하는 타임캡슐에 넣는다고 꼬꼬와 미미의 털을 뽑아가는 아이들이지만...


 책을 읽다보니 유치원의 1년 생활이 꼬꼬와 함께 눈 앞에 그려진다. 새로운 짝궁 미미를 맞이하듯 유치원에 새로운 아이들이 입학하고, 즐거운 소풍, 유치원에서의 야영, 가을 운동회, 그리고 추운 겨울을 지나 정든 유치원을 졸업하게 되는 것. 유치원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모두 함께 겪어 보는 셈이다. 아이들의 한없이 짓궂으면서도 천진난만한 행동에 미소가 번지고,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꼬꼬에게도 듬뿍 정이 가는 것은 모두 내 아이 같은 느낌이 들어서일까.


 투덜이 꼬꼬에게 나도 한마디 해보련다.

 나는 꼬꼬를 싫어해!

 이렇게 말하는 내 마음 잘 알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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