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레실 할아버지의 소원 - 행복한 우리동화 02
이성자 지음, 전필식 그림 / 해피북스(북키드)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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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를 하늘나라로 보낸 뒤, 현수의 할아버지는 많이 변하셨다. 예전에는 맛난 것도 해주시고 잘 놀아주기도 하셨는데, 요즘에는 자주 화를 내시고 기분이 언짢아 보인다. 그리고 북한에 있어서 갈 수 없는 고향 두레실에 가고 싶다는 말씀도 자주 하신다. 가게 때문에 바쁜 부모님을 대신해서 할아버지와 오랜 시간을 보내야 하는 현수는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아마도 할머니를 잃은 슬픔과 허전함 때문에 할아버지의 마음은 기억 속에 숨어있던 고향으로 자꾸만 향하게 된 것이 아닐까? 어린 아이처럼 투정하고, 들어주지 못할 주문만 하고... 그런데 할아버지의 행동은 점점 예전으로 돌아가고, 마음도 편안한 듯 보인다. 택배기사 달우 형과 새로 만나게 된 버들마을 할머니 덕분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게 된 것.


  세상에, 그런 젊은이가 있을까. 자식도, 손자도 못하는 일을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젊은 청년이 해낸다. 그저 할아버지가 원하는 대로 해드리면 되었던 것. 쉽지는 않지만 생각하기 나름일 수도 있는 건데, 나도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경우가 분명 있지 않을까 되돌아보게 된다. 마음씨 곱고 행동거지 반듯한 달우 형을 보며 현수도 느끼는 바가 많았겠지. 책을 읽는 독자도 마찬가지로 느끼게 된다.


  초등학교 저학년도 읽을 수 있는 정감 있고 쉬운 문체에, 삽화 또한 편안한 느낌을 준다. 날로 각박해지는 세상이지만, 따뜻한 정과 마음을 가족들과, 이웃들과 나누고 싶어지는 동화다. 시리즈의 제목인 [행복한 우리 동화]라는 말처럼 말이다. 더불어 남북 분단의 비극적인 상황을 잘 실감하지 못하는 어린 아이들에게는 현재의 상황을 좀더 구체적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고, ‘통일’이라는 주제에 대해 좀더 관심을 갖도록 할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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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을 잘 하려면 꼭 알아야 할 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 - 자주 쓰지만 매번 헷갈리는 우리말 101가지
곽지순 지음, sam 기획 그림 / 영진미디어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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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 말은 참 어렵다. 우리의 문자 한글이 배우기 쉽고 과학적이라는 점에는 적극 동의하지만, 일상 생활에서 한글을 정확히 그리고 제대로 사용하기가 쉽지가 않다. 물론 글쓰기에서도 마찬가지. 영어보다 더 어렵다는 생각까지 드는데, 외국어인 영어는 의식적으로 문법에 맞게 쓰려고 노력하는데 반해, 우리 말은 일상적이고 편안하게 느껴져서 별로 크게 의식함이 없이 사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에서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너무’는 ‘지나치다’는 뜻으로 부정적인 경우에 쓰고, ‘아주’는 ‘매우’라는 뜻으로 쓰는 말이다. 그러나 대화 도중에 혹은 인터넷 상에서 ‘너무너무 좋아요’, 혹은 줄여서 ‘넘넘 좋아요’라는 표현을 듣거나 발견하기란 종종 있는 일이다. 나도 두 말의 차이를 알고 있으면서도, 부지불식간에 ‘아주’를 써야 할 때 ‘너무’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 책은 아이에게 뿐만 아니라 어른에게도 유익한 책이 될 수 있고, 잊어버릴만 하면 가끔씩 들여다보면서 기억을 되새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헛갈리는 우리 말 101개를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이 대목에서 ‘헛갈리는’ 인지 ‘헷갈리는’인지 잠시 헛갈렸다는...) 책의 도입부에는 본문에서 다룰 101개의 우리 말이 질문의 형식으로 나오는데, 일단 여기에서 자신의 실력을 테스트해볼 수 있다. 음, 역시 쉽지 않다. 본문으로 들어가면 우리 말은 각각 두 페이지에 걸쳐 만화로 설명한다. 처음에는 이 책이 만화인 줄 몰랐기 때문에 조금 당황했는데, 아이들이 읽기에는 무난하다고 생각된다. 줄글로 된 책이라면 101개나 되는 우리 말의 정확한 사용법을 읽어가기가 조금 지루했을지도.


  아쉬운 점을 찾는다면 101개의 우리 말을 비슷한 것들끼리 분류해서 묶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점. 101개의 우리 말 중에서 어떤 것은 표준말에 관계된 것이고, 또 어떤 것은 띄어쓰기나 상황에 따라 달리 쓰이는 말이다. 분류 작업이 있었더라면 책이 좀더 체계적이라는 느낌을 주었을 것이다. 또한 표지에 굳이 ‘논술을 잘하려면 꼭 알아야 할’이라는 말을 쓸 필요가 있을까. 논술을 강조하는 시류를 여기에서도 발견하게 된다. 우리 말을 정확히 사용하려는 관심과 노력 자체에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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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페포포 안단테
심승현 지음 / 홍익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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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작년엔가 군대를 다녀온 사촌 동생이 파페포포 책을 갖고 싶다고 해서 1편과 2편을 선물한 적이 있다. 이번에 3권이 나왔다고 해서 그 동생이 먼저 생각났다. 다시 공부를 해서 대학에 입학한 동생, 대학 새내기 생활을 잘 보내고 있는지...


  이번에 3편으로 출간된 <파페포포 안단테>를 보면서 만화로 된 잠언집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인생을 살면서 한번쯤 되돌아 보기를 바라는 것들, 내 주위의 소중한 것들을 다시 상기시키는 것들, 잔잔한 감동과 여운을 주는 것들... 33개의 에피소드는 네 개의 파트로 구별되었지만 왜 나뉘었는지, 크게 무엇을 이야기하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도입 부분에 괜히 무게를 실어서 읽기가 편치 않았고, 파페와 포포의 캐릭터가 각 에피소드마다 다르게 등장하여 생소한 느낌은 들었다. 사실 이 책은 지하철이나 화장실에서 가볍게 읽을만한 책이라는 게 나의 솔직한 의견. 잠언집 스타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 취향 때문일 거라고 생각해본다. 그러나 한번쯤은 편안하게 넘겨볼만한 책. 사촌 동생은 여전히 사소한 일상에서 잔잔한 감동을 집어내는 이 책의 스타일을 좋아하고 있을까. 선물로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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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엄마들의 첫번째 교과서 - 한국에서 아이를 잘 키운 엄마들의 숨은 노하우
이승민 지음 / 갤리온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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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범한 부모, 평범한 아이들이 일궈낸 성공’ 이라는 이미지로 다가온 카피에 너무 기대가 컸던 걸까. 결코 평범한 부모도, 평범한 아이들도 아니었다. ‘엄마표 영어연수’로 내가 잘 알고 있는 솔빛 엄마와 솔빛이의 경우도 절대 평범하다고 보지 않는다. 그리고 저자는 내가 알고 있는 것만큼 알고 있지 못했다. 이것은 내가 가지고 있는 관심이 컸기 때문이라고 보지만, 10명의 인터뷰가 약간 심도가 낮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게 했다.

  이 책은 저자가 만나본 10명의 간단한 교육 사례를 시작으로 해서, 그들로부터 추출한 다양한 교육 노하우, 흔히 잘못 알고 있는 상식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대로 약간 비판적인 시각으로 책을 읽기는 했지만, 저자가 밝힌 여러 가지 교육 노하우들은 충분히 접해둘만 했다. 사실 뉘 집 아이가 대단히 성공(?)했다고 하면 그 비결을 묻고 싶은 것은 학부모라면 당연한 것. 그러나 무작정 물을 수도, 묻는다고 대답을 들을 수도 없는 노릇. 그래서 어느 정도는 이 책을 읽고 그 의문점들이 해소된 바가 있다.


  자녀교육서의 경우, 한두 가지라도 독자에게 의미 있게 다가오는 것이 있다면 사실 책을 읽은 보람이 충분히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가 아닌 부모에게 맞는 교육법을 찾으라는 충고도 평소 나의 생각과 비슷해서 공감이 갔다. 또한 이 책을 읽고 나서 ‘가족 십계명’을 벤치마킹 하기도 하였다. 가족이 지켜야 할 가족 십계명을 온 가족이 모여서 함께 만들어보면서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고, 아이들의 의견을 들으면서  느끼는 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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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풍경 1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양철북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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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바닷가에 있었고,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관광지로서의 바닷가가 아니라, 치열하게 살아 숨쉬는 삶의 터전으로서의 바닷가 말이다. 조금이라도 더 많이 건져 올리기 위해 분투하는 탐욕의 대상으로서의 바다가 아니라, 그 안의 생명들에게 편안한 안식처가 될 수 있고 그들을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그런 바다 말이다. 이 책에서 그 바다의 넘치는 생명력을 사랑하고, 어부로 살았던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소년 소키치와 그가 보여주는 세계를 만났다.

  하이타니 겐지로의 소설로는 다섯 번째 읽어보는 작품.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에서 깊은 인상을 받은 후 그의 소설을 아이와 함께 찾아 읽었다. 역시 그의 문체와 작품 스타일답게 짤막한 문장과 자주 등장하는 대화체는 책을 빠르게 읽어가게 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어린 아이와 노인들은 그가 소중히 여기는 존재가 누구인지 다시 한번 보여주며, 또한 단골 무대로 등장하는 학교와 다양한 유형의 교사들 또한 학교를 소통이 가능한 공간으로 만들고자 하는 그의 소망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전체적으로 호흡이 짧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2권 분량이 약간 지루하다는 점은 아쉬움. 조금만 더 압축적인 전개를 보여주었으면 좀더 만족스러웠을 것 같다. 아버지의 행적을 ?아가는 소키치의 여정이 인상적으로 다가오면서도 다분히 예상되는 결말이라는 점도 아쉬웠다. 그럼에도 하이타니 겐지로 특유의 향취가 고스란히 전해지는 작품이었기에 푸근한 마음으로 읽혔고, 다시금 인간과 생명에 대한 오래된 고민을 던져주는 책이기도 하다.

            

  인상적인 구절

  * 진정한 평등은 오직 우정 속에서 생겨나는 게 아닐까

  * 생명을 먹여 살리는 일은 공장에서 물건을 찍어내는 일과는 달라

  * 아이들과 노인들은 결코 불행해서는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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