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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을 잘 하려면 꼭 알아야 할 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 - 자주 쓰지만 매번 헷갈리는 우리말 101가지
곽지순 지음, sam 기획 그림 / 영진미디어 / 2007년 4월
평점 :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 말은 참 어렵다. 우리의 문자 한글이 배우기 쉽고 과학적이라는 점에는 적극 동의하지만, 일상 생활에서 한글을 정확히 그리고 제대로 사용하기가 쉽지가 않다. 물론 글쓰기에서도 마찬가지. 영어보다 더 어렵다는 생각까지 드는데, 외국어인 영어는 의식적으로 문법에 맞게 쓰려고 노력하는데 반해, 우리 말은 일상적이고 편안하게 느껴져서 별로 크게 의식함이 없이 사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에서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너무’는 ‘지나치다’는 뜻으로 부정적인 경우에 쓰고, ‘아주’는 ‘매우’라는 뜻으로 쓰는 말이다. 그러나 대화 도중에 혹은 인터넷 상에서 ‘너무너무 좋아요’, 혹은 줄여서 ‘넘넘 좋아요’라는 표현을 듣거나 발견하기란 종종 있는 일이다. 나도 두 말의 차이를 알고 있으면서도, 부지불식간에 ‘아주’를 써야 할 때 ‘너무’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 책은 아이에게 뿐만 아니라 어른에게도 유익한 책이 될 수 있고, 잊어버릴만 하면 가끔씩 들여다보면서 기억을 되새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헛갈리는 우리 말 101개를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이 대목에서 ‘헛갈리는’ 인지 ‘헷갈리는’인지 잠시 헛갈렸다는...) 책의 도입부에는 본문에서 다룰 101개의 우리 말이 질문의 형식으로 나오는데, 일단 여기에서 자신의 실력을 테스트해볼 수 있다. 음, 역시 쉽지 않다. 본문으로 들어가면 우리 말은 각각 두 페이지에 걸쳐 만화로 설명한다. 처음에는 이 책이 만화인 줄 몰랐기 때문에 조금 당황했는데, 아이들이 읽기에는 무난하다고 생각된다. 줄글로 된 책이라면 101개나 되는 우리 말의 정확한 사용법을 읽어가기가 조금 지루했을지도.
아쉬운 점을 찾는다면 101개의 우리 말을 비슷한 것들끼리 분류해서 묶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점. 101개의 우리 말 중에서 어떤 것은 표준말에 관계된 것이고, 또 어떤 것은 띄어쓰기나 상황에 따라 달리 쓰이는 말이다. 분류 작업이 있었더라면 책이 좀더 체계적이라는 느낌을 주었을 것이다. 또한 표지에 굳이 ‘논술을 잘하려면 꼭 알아야 할’이라는 말을 쓸 필요가 있을까. 논술을 강조하는 시류를 여기에서도 발견하게 된다. 우리 말을 정확히 사용하려는 관심과 노력 자체에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