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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맹모 성공기 - 아이를 행복으로 이끄는 관계 이야기
김강일, 김명옥 지음, 금현진 스토리 / 예담Friend / 2007년 4월
평점 :
품절
제목만 보았을 때는 오늘날 극성 학부모의 원조로 잘못 알려진 삼천지교의 맹모를 떠올렸다. 설마 자녀 교육을 위해 강남으로 이사가라는 충고를 담은 책은 아니겠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조금은 회의적인 시각으로 책을 열어보았다. 그런데 책장을 넘기다보니 자세가 고쳐진다. 책의 내용은 부모와 자녀간의 관계 형성에 관한 것이었고, 무척 공감이 되었다.
자기계발서에서 우화 형식으로 쓰여진 책들이 최근 크게 각광을 받고 있는데, 이 책은 자녀교육우화라 할 만하다. 기대하지 않던 누군가에게 큰 가르침을 받는 일반적인 구조는 이 책에서도 등장한다. 경비 일을 하고 있는 전직 교장 선생님은 맹지훈의 엄마인 맹모에게 적절한 충고와 조언을 해준다. 아들의 공부를 위해 하던 일까지 그만둔 엄마에게 공부보다 더 중요한 것 - 자녀와의 바람직한 관계 형성의 필요성과 방법을 단계별로 알려주는 것이다.
자녀의 학습 매니저를 기꺼이 자처하는 요즘 엄마들의 모습을 초기에 지향했다가, 여기에서 벗어나 진정한 엄마의 자리에 서려는 신 맹모의 분투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자녀를 위해서 뿐만이 아니라 엄마를 위해서도, 그리고 ‘미래의 준비’라는 의미로서의 현재가 아니라 현재 그 자체의 행복(카르페디엠)을 위해서도, 관계의 재정립은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공부보다 관계가 먼저’라는 것은 공부를 잘하게 만들기 위해 관계마저 수단으로 보려는 속내가 어쩌면 숨어 있을지 모른다. 다소 도식적인 이야기 전개도 흠을 잡는다면 잡을 수 있겠다. 그러나 최근에 보았던 자녀교육서 중에서 이 책은 상당히 신선한 느낌으로 읽혔고, 역시 최근 읽었던 [내 아이를 위한 사랑의 기술]에서 권하는 ‘감정 코치로서의 부모’와 맥을 같이 하면서도 좀더 현실적인 느낌으로 다가왔다. [내 아이를 위한 사랑의 기술]을 감명 깊게 읽은 지인에게 이 책도 함께 권해줄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