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세계미술사 - 동굴 벽화에서 피카소까지
헨리 세이어 지음, 황성옥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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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만 년 전에 북극 코끼리의 상아로 만든 여인의 조각상에서부터 르네 마그리트의 유명한 초현실주의 회화 작품에 이르기까지, 동서양 미술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유명한 미술 작품 50선을 수록했다고 하지만, 잘 알려진 작품과 처음 보는 작품이 섞여 있어서 한 장 한 장 그림과 이야기를 감상하는 맛을 느낄 수 있다.


  모든 작품이 시대순으로 배열되어 미술사의 흐름을 파악하기에 용이하고, 각 페이지마다 작품이 만들어진 시기가 연대표에 별표로 표시되어 이해를 돕는다. 회화 작품 뿐만 아니라 조각과 부조, 바이외 태피스트리라는 자수 직물 작품도 소개되고, 서양의 미술 작품 뿐만 아니라 동양의 미술 작품도 소개되어 전체적으로 다양하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대나무와 초봄의 풍경을 그린 중국의 수묵화가 낯익은 느낌이 드는데, 기왕이면 우리의 작품도 소개되었다면 더욱 친근한 느낌이 들었을 것 같다.    


  텍스트는 초등 중학년부터 어른도 함께 읽기에 손색이 없는데, 아직 저학년인 우리 아이와는 그림 위주로 읽었다. 지난 겨울부터 본격적으로 미술관 나들이를 하기 시작해서 실제 작품으로 만났던 반 고흐, 피카소, 앤디 워홀, 그리고 다른 책을 통해 깊은 인상을 남긴 모네와 잭슨 폴록의 작품에 특히 관심을 보인다. 그래서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또한 아이가 지대한 관심을 보인 작품이 있었으니, 중세 말에 그려진 ‘훌륭한 통치의 효과’와 이와 대조적으로 그린 ‘잘못된 통치의 효과’였다. 그림 하나로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상상해보고 만들어 보는 것도 즐거운 체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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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짜증 나는 날 저학년을 위한 꼬마도서관 41
에이미 크루즈 로젠탈 지음, 레베카 도티 그림, 유경희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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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딸, 가끔 짜증난다는 말 할 때 엄마가 무척 혼냈었지?

  ‘짜증’이라는 말을 입 밖으로 내는 순간, 다른 사람에게도 그 짜증이 전염된다고 말이야.

 

  그런데 사실은... 엄마도 너처럼 왕 짜증이 나는 날이 있단다!

  말로는 표현 못해도, 마음은 부글부글 끓고, 괜히 허공에다가 발길질을 할 때도 있지. 


  밤에 늦게 잠이 들어서 엄마도 늦잠을 자고 싶은데, 아침 일찍 너를 깨워야 할 때.

  향긋한 커피 한잔을 우아하게 먹고 싶은데 마침 커피가 똑 떨어졌을 때.

  밖에 나가야 하는데 도무지 날씨와 상황에 맞는 옷을 찾을 수 없을 때.

  식사를 정성스럽게 차려놨는데, 가족들이 별로 먹고 싶지 않다고 할 때.

  엄마가 자꾸만 깜빡깜빡해서, 중요한 카드나 지갑을 찾을 수 없을 때.

  밖에 나갔다 오면 꼭 손을 씻으라고 했는데 네가 그냥 들어올 때에도...


  그래도 다행이야.

  이렇게 왕 짜증 나는 날도 시간이 지나면 밤이 되니까.

  그리고 그 밤이 지나면 또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지.

  왕 짜증 났던 어제의 일은 깨끗이 잊고, 새로운 하루 즐겁게 맞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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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전설
라이너 침닉 지음, 장혜경 옮김 / 큰나무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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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작고 아담한 책. 표지에는 오랜 세월을 몸으로 말해주는 나무 한그루가 서있다. 수많은 잔가지와 작은 나뭇잎까지 세밀하게 표현한 나무 그림에 호기심을 가지고 책장을 넘겨보게 된다. 일년 열두달, 나무의 전설을 글로 들려주고, 그림으로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1월은 황제의 떡갈나무, 2월은 벼락도 피해간 전나무, 3월은 생명을 살린 소나무... 각 달과는 무슨 관련이 있을까 하고 살펴보는데 별다른 관련성은 없는 것 같다. 작가가 나무와 관련있는 전설들을 임의적으로 각 달에 배치한 듯한데, 크게 신경이 쓰이지 않고 읽혀지기는 하다.


  사실 나무의 전설 이라기보다는 나무와 관련된 사람들의 전설이라고 해야 맞을 듯. 떡갈나무 아래 잠시 쉬어가던 황제가 슬기로운 판결을 내렸고, 물푸레나무 속에서 잃어버린 신부를 찾아내고, 호두나무 아래에서 그림을 그리던 친구들의 우정은 금이 간다. 독일의 산과 들, 사냥과 밀렵, 시골의 정경이 나무를 배경으로 전개된다.


  역자 후기에서 밝힌 대로 ‘채색화’였다면 이 책에 수록된 흑백 톤의 그림이 아닌 칼라 톤의 그림이 더욱 눈길을 끌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그리고 책의 크기가 아담하여 한 손에 들어오는 맛은 있으나 그림이 너무 작게 보이는 단점이 있다. 또 독자의 대상이 약간은 모호하다는 점, 독일의 역사와 문화 속에 전해지는 나무의 전설인지라 생소한 느낌도 어쩔 수 없다. 우리나라 판 나무의 전설은 좀더 친근하고 생생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그런 책이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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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퀴리 역사를 만든 사람들 8
브리지뜨 라베.미셸 퓌에크 지음, 신혜정 옮김 / 다섯수레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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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차례나 노벨상을 수상한 여성 과학자’라는 이 책의 부제 정도로만 그녀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러나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그녀의 생애와 여성의 삶, 식민지 국가의 상황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러시아의 식민 지배를 받았던 폴란드의 암울한 상황에서 일제 강점기를 경험한 우리의 과거를 투영해볼 수 있었고, 여성에게는 고등교육의 기회 자체가 없었던 100년 전, 그녀가 선택한 진보적인 국가 프랑스조차도 여성에게 강의의 기회를 주는 것을 주저했다는 점 만으로도 여성의 역사를 생생하게 접할 수 있었다. 

 

  최초의 여성 노벨상 수상자, 최초의 여성 물리학 박사, 최초로 소르본느 대학 강단에서 강의한 여성 학자라는 타이틀 뒤에는 그녀의 치열한 삶이 있었다. 그녀가 끊임없이 추구했던 목표와 노력, 자신에 대한 채찍질은 한없이 존경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피하고 싶다는 이중적인 생각이 드는 것은, 나와 내 아이가 그녀와 같은 여성이기 때문일까. 그녀가 남긴 것은 라듐이 아니라 희망이었고, 세상의 편견으로부터의 자유였다. 자신이 원하는 삶은 아니었겠지만 여성으로서 과학 분야에서 선구자적인 삶을 살았던 그녀에게 박수를 보내며, 이제는 편히 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작고 아담한 사이즈의 이 책은 독특한 느낌을 주는 위인전이다. 러시아 장학사의 갑작스러운 출현으로 학교가 발칵 뒤집히는 상황으로 시작되는 도입부는 소설을 읽는 듯 했고, 마리 퀴리의 힘겹고 도전적인 삶을 잘 표현하고 있다. 그녀의 삶과 고민들, 중요한 사건과 계기들을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보듯이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점은 가장 마음에 드는데, 단 아이들에게 다소 어려운 용어 (이를테면 ‘고등교육’-‘대학교육’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쉽다) 가 간간이 눈에 띄는 것이 아쉽다. 실사를 수록하면서도 그림처럼 처리한 부분, 책을 빨리 넘기면 그림이 살아나서 움직이는 듯이 보이는 하단부의 그림도 독특한 느낌을 준다. 전체적으로는 다섯수레의 <역사를 만든 위인들> 시리즈에 호감을 갖게 한 책으로, 유치원과 저학년 대상의 위인전 그림책에서 한 단계 올라서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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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의 말씨앗 사계절 저학년문고 38
문선이 지음, 정지윤 그림 / 사계절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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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이 씨가 된다’는 옛 말처럼 공감되는 말이 또 있을까. 자성예언이라는 말도 있듯이, 자신에 대해서도 기왕이면 격려와 기대의 말을 하는 것이 부정과 비난의 말보다 훨씬 큰 힘을 발휘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마인드 컨트롤처럼 마음 속에서 하는 말도 강력한 힘이 있으니 말이다. “아빠를 바꿨으면 좋겠어. 미워 죽겠거든” 나도 모르게 무심코 내뱉은 이 말 또한 상상을 초월하는 힘을 발휘하게 될 줄이야...


  초등학교 2학년인 평범한 소년 마두는 자신과 잘 놀아주지 않은 아빠에게 불만이 많다. 평일에는 회사 일로 피곤할 테니 이해한다 해도, 쉬는 주말에도 쿨쿨 잠만 자고 함께 놀아주는 시간도 고작 10분을 넘기는 법이 없다. 아빠에 대한 불만이 쌓이고 쌓인 마두는 급기야 아빠를 바꿨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하게 되었으니, 여기까지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상황일 것이다.


  그런데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한 소원이 현실이 될 줄이야. 아이의 소원대로 잘 놀아주는 아빠, 부자 아빠, 뭐든지 오냐 아빠를 차례로 만나게 된다. 그렇지만 그렇게도 미워했던 진짜 아빠가 그리운 이유는 뭘까. 그건 다른 이유 없이 ‘우리 아빠’이기 때문이 아닐까. 결국 진짜 아빠를 찾아 가게 되는데, 그 과정이 새로운 아빠를 만나는 일만큼 쉽지가 않다. 이 책에서 독특하게 느껴지는 부분은 새로운 아빠를 손쉽게 만나는 전반부보다, 진짜 아빠를 어렵사리 찾아가는 후반부에 있다.


  불만족스럽더라도 현재의 아빠가 최고라는 메시지만 주는 것이 아니라, 아빠에게도 반성과 변화의 계기라 된다는 설정은 돋보인다. 그래서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어보면 좋겠다. 단 초등학교 2학년이 주인공이고 저학년 대상의 도서로 기획된데 비해 후반부의 다소 복잡한 이야기 구조는 같은 학년의 독자에게는 조금 어렵고 지루할 수도 있겠다는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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