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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전설
라이너 침닉 지음, 장혜경 옮김 / 큰나무 / 2007년 4월
평점 :
품절
작고 아담한 책. 표지에는 오랜 세월을 몸으로 말해주는 나무 한그루가 서있다. 수많은 잔가지와 작은 나뭇잎까지 세밀하게 표현한 나무 그림에 호기심을 가지고 책장을 넘겨보게 된다. 일년 열두달, 나무의 전설을 글로 들려주고, 그림으로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1월은 황제의 떡갈나무, 2월은 벼락도 피해간 전나무, 3월은 생명을 살린 소나무... 각 달과는 무슨 관련이 있을까 하고 살펴보는데 별다른 관련성은 없는 것 같다. 작가가 나무와 관련있는 전설들을 임의적으로 각 달에 배치한 듯한데, 크게 신경이 쓰이지 않고 읽혀지기는 하다.
사실 나무의 전설 이라기보다는 나무와 관련된 사람들의 전설이라고 해야 맞을 듯. 떡갈나무 아래 잠시 쉬어가던 황제가 슬기로운 판결을 내렸고, 물푸레나무 속에서 잃어버린 신부를 찾아내고, 호두나무 아래에서 그림을 그리던 친구들의 우정은 금이 간다. 독일의 산과 들, 사냥과 밀렵, 시골의 정경이 나무를 배경으로 전개된다.
역자 후기에서 밝힌 대로 ‘채색화’였다면 이 책에 수록된 흑백 톤의 그림이 아닌 칼라 톤의 그림이 더욱 눈길을 끌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그리고 책의 크기가 아담하여 한 손에 들어오는 맛은 있으나 그림이 너무 작게 보이는 단점이 있다. 또 독자의 대상이 약간은 모호하다는 점, 독일의 역사와 문화 속에 전해지는 나무의 전설인지라 생소한 느낌도 어쩔 수 없다. 우리나라 판 나무의 전설은 좀더 친근하고 생생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그런 책이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