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바이블 6 - 멸망과 약속
김신중 지음, 염숙자 구성, 김종혁 감수 / 미래엔아이세움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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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이플 스토리의 만화가가 만든 성경 만화책이다. 구약의 마지막 편으로 에스라, 느헤미야부터 요나, 말라기까지 많은 이야기가 나온다. 특히 황후 에스더와 현자 다니엘의 이야기가 흥미로웠는데, 전체적인 내용은 메시아가 등장하기 전 유대 민족의 고난과 끝없는 인내와 기다림을 담고 있다. 구약 성경은 유대 민족의 역사라고 알고 있는데, 그것을 확인해주는 구약 성경의 마지막 이야기이다.

 

  너무나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대부분 설명형의 문장과 대화라서 약간은 지루하게 느껴지는 대목도 없지 않다. 그리고 말풍선 안의 글씨가 아주 작아서, 많은 내용을 알차게 담는 것은 성공하고 있지만 만화가 주는 흡입력과 재미는 상대적으로 약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성경에 관심이 있고 믿음이 있는 기독교인이라면 진지하게 읽을 수 있는 알찬 성경 만화책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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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은 아들이 아니다 - 할머니가 들려주는 딸들의 역사 아이세움 청소년 1
비프케 폰 타덴 지음, 이수영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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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가 손녀에게 묻는다. “네가 만약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 로마 중에서 태어날 수 있는 나라를 고를 수 있다면 어느 곳을 선택하겠니?” 막연하게 민주주의가 발전했던 그리스의 아테네가 여성에게 살기 좋은 나라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면 오산. 그리스는 시민 남자들만의 천국이지 여성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로마에서 여성은 열두 살이 되면 결혼하는 경우가 흔했고, 지참금과 재산 상속을 이유로 태어나자마자 버려지는 딸도 많았으며, 상류층이 아니라면 결혼도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이 책은 할머니가 손녀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로 된 ‘딸들의 역사’이다. 고대로부터 중세, 근대, 현대에 이르기까지 여성의 역사는 새롭고 낯설게 느껴진다. 여성의 지위를 따지기 전에, 여성이 어떻게 살았는지 그 실체를 구성하기조차 쉽지가 않단다. 그 이유는 자료가 없다는 것. 남겨진 자료들은 남성들의 자료이니, 여성사를 복원하는 시작 지점부터 충격적이다. 자료가 조금 있다는 중세 이후로 가볼까. 중세 시대에 수녀원이 번성했던 이유는 지참금이 부족한 상류 여성들을 수용하였기 때문이고(이러한 수도원에도 돈을 내야 했다고), 근대에 이르러 새로 생겨난 ‘가정 교사’라는 직업은 지참금 없는 여성이 택할 수 있는 직업이었다.


   이 책은 유럽에서의 여성사이면서, 생활사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여성의 역사에서 떠오르는 중세의 마녀 사냥, 근대의 참정권 획득 운동과 같은 굵직한 사건들은 오히려 찾아볼 수 없다. 시대마다 여성의 의복에 대한 상세한 설명, 여성의 가정과 결혼 생활, 전설과 소설 속의 여성들에 대한 설명이 많은 편이다. 이러한 여성의 역사는 전체 역사를 모르고서는 파악할 수 없다는 평범하지만 중요한 진리도 언급하고 있다. 지은이가 미리 밝히고 있듯이 유럽 세계에 국한된 여성사라는 점, 그 중에서도 근현대의 비중은 다소 약한 점은 아쉽다. 


   ‘딸은 아들이 아니다’라는 제목과 ‘청소년’ 도서라는 분류를 보고 중학생 딸에게 읽어볼 것을 권했다. 아이는 몇 장 읽더니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책이 아니라면서 되돌려준다.  엄마도 썩 재미있게 읽어 내려간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내용들과 생각할 점들이 많았다. 청소년 도서로 읽히기 위해서는 좀더 가독성을 높이는 노력을 하면 어떨까. 이를테면 할머니와 손녀의 말이 활자체로 구분되기는 하지만 색상 또는 명암으로 구분되었으면 더 확연했을 것이고, 자주 등장하는 여성의 옷에 대한 설명에는 그에 맞는 삽화가 있었으면 좋았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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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상자 베틀북 그림책 86
데이비드 위스너 지음 / 베틀북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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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자 없는 그림책의 묘미란 바로 이런 것일까. 보면 볼수록 이야기가 떠오르고, 자꾸만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한번 쭉 읽고 옆에 두는 책이 아니라, 한 페이지를 넘기기가 무척 오래 걸리고 옆에 두기가 아쉬운 책. 데이비드 위즈너의 그림책 [시간 상자]는 아이와 엄마에게 의미있고 소중한 시간을 주었다.


  책장을 넘기면서 아이와 엄마가 번갈아 텍스트를 만들어본다.

 

   바닷가에서 소년이 게를 만지고 있었어요. 

  갑자기 파도가 몰아쳤는데, 카메라가 나타난 거에요.

  그것은 네모난 ‘수중 카메라’였어요.

  필름을 가지고 ‘빨리 뽑는 사진관’에 갔어요...

 

  이야기를 만들다보니 책에 있는 사진관 이름도 눈에 들어오고, 시계에서 시간의 변화도 알 수 있다. 카메라 속에 들어있던 필름을 현상하러 맡기고, 새 필름을 넣는 소년. 그리고 인화된 사진을 보면서 동그래진 소년의 눈. 책을 보는 아이와 엄마의 눈도 함께 동그래지고 입이 저절로 벌어진다. 

 

  속이 다 보이고 태엽이 들어있는 물고기, 소파 위에 앉아있는 오징어, 등 위에 소라집을 얹은 거북이, 외계인을 바라보는 해마, 나무와 산을 이고 있는 불가사리... 그리고 압권은 사진 속의 사진, 그 사진 속의 사진... 자신이 잠시 소유했던 카메라를 바다 속에 던지는 소년의 모습은 그 모든 것들의 과정을 보여준다. 이상한 사진들은 모두 충분한 이유가 있었던 것!.


  가장 마지막 장면 또한 인상적이니, 바닷가에서 놀던 어느 소녀에게 카메라가 도착한 것. 그 소녀 또한 바다에서 찍힌 놀라운 사진들을 볼 수 있을까? 또한 사진 속 사진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마지막까지 상상의 여지를 남기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책. 최근에 보았던 글자 없는 그림책 중에서 우리 아이가 최고의 책으로 꼽은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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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토리카 한국사 - 고구려.백제
히스토리카한국사 편찬위원회 엮음, 전호태 감수 / 이끌리오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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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역사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전문 역사 연구자들이나 보았던 역사서들이 이제는 대중 앞으로 다가오고 있는데, 결코 얄팍하지 않으면서 학문적인 호기심과 재미를 주는 책들이 나오고 있다. 이 책이 바로 그러한 책의 대표작이 아닐까 싶다. 

  먼저 고구려와 백제를 한권으로 묶은 체제가 기존의 역사 책들과는 조금 다르다는 인상을 준다. 보통 낱권으로 고구려, 백제, 신라를 다루거나, 삼국시대라 하여 통일 이전의 세 시대를 함께 묶어 다루는 것이 일반적. 그러나 이 책에서는 700여년간 지속된 고구려와 백제 두 나라를 묶어서 보여준다. 동시대에 있었지만 300여년간 더 지속된 신라와 따로 보겠다는 의도인 듯. 

  책 속에 고구려와 백제는 따로 취급된다. 각각 시대조망, 집중탐구, 생활문화, 인물탐구 등 네 부분을 나누어 각각의 국가에 해당하는 역사적인 내용들을 소개하고 있다. 통상적인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분류 기준에 익숙한지라 이러한 구성이 신선해보이고, 또한 쟁점이 되는 부분을 보다 선명하게 살필 수 있는 점이 마음에 든다. 
 
  각종 사진과 지도 등 시각적인 부분도 대중서로서 이 책을 읽어가는데 용이하게 만드는 장점이 된다. '집중탐구'에서 역사적 이슈가 되는 문제들을 소개하여 다소 학문적인 느낌과 호기심을 준다면, '인물탐구'에서는 익숙한 역사적 인물들을 통해 대중적인 느낌과 편안함을 준다. 따라서 대중서로는 어딘가 아쉬움을 느끼고 전문서를 읽어가기에는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매우 적합한 역사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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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로 산다는 것
오동명 지음 / 두리미디어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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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을 보았을 때는 부모로서 경험하는 것들, 어려움, 노하우 등이 소개된 책이 아닐까 짐작했다. 이미 ‘여자로 산다는 것’이라는 제목의 책에서 여자들의 다양한 삶을 만나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책장을 넘겨보니 제목만 유사했을 뿐 같은 시리즈가 아니었고, 한 사람이 쓴 일종의 수필집이었다. 부모는 맞지만 부모로서의 고뇌만이 담겨있지 않은.

 

  이 책에서 오십 줄에 접어든 한 사람의 이모저모를 만나 볼 수 있다. 안정된 직장을 박차고 나와 새롭게 도전을 꿈꾸는 남자, 유학을 떠난 아들을 걱정하는 아버지, 자신의 모습을 아버지로부터 발견하게 아들... 그래서 이 책은 부모의 모습보다 더 광범위한 사람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초점이 넓기 때문에 다소 산만하고 흡입력이 약하다는 느낌. 저자가 누구나 알고 있는 유명한 사람도 아니고, 한 부분에서 놀라운 세계를 보여줄 수 있는 사람도 아니기에 평범함 사람의 일반적인 수필집에 그치게 된다. 평범한 사람의 삶을 절대 평가절하하는 뜻은 아니지만, 독자를 끌어당기는 무언가는 약간 부족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내가 잘 몰랐던 아들, 아버지, 남자의 삶과 고민을 엿볼 수 있었던 것은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남편의 모습은 거의 보여주지 않아 아쉽다. 저자는 목에 힘을 주거나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래서 수월하고 편안하게 읽혀졌고, 거부감이 드는 대목은 거의 없었다. 제목을 보고 나처럼 다른 것을 떠올리거나 기대했던 사람이 아니라면 한번쯤은 읽어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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