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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로 산다는 것
오동명 지음 / 두리미디어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제목을 보았을 때는 부모로서 경험하는 것들, 어려움, 노하우 등이 소개된 책이 아닐까 짐작했다. 이미 ‘여자로 산다는 것’이라는 제목의 책에서 여자들의 다양한 삶을 만나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책장을 넘겨보니 제목만 유사했을 뿐 같은 시리즈가 아니었고, 한 사람이 쓴 일종의 수필집이었다. 부모는 맞지만 부모로서의 고뇌만이 담겨있지 않은.
이 책에서 오십 줄에 접어든 한 사람의 이모저모를 만나 볼 수 있다. 안정된 직장을 박차고 나와 새롭게 도전을 꿈꾸는 남자, 유학을 떠난 아들을 걱정하는 아버지, 자신의 모습을 아버지로부터 발견하게 아들... 그래서 이 책은 부모의 모습보다 더 광범위한 사람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초점이 넓기 때문에 다소 산만하고 흡입력이 약하다는 느낌. 저자가 누구나 알고 있는 유명한 사람도 아니고, 한 부분에서 놀라운 세계를 보여줄 수 있는 사람도 아니기에 평범함 사람의 일반적인 수필집에 그치게 된다. 평범한 사람의 삶을 절대 평가절하하는 뜻은 아니지만, 독자를 끌어당기는 무언가는 약간 부족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내가 잘 몰랐던 아들, 아버지, 남자의 삶과 고민을 엿볼 수 있었던 것은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남편의 모습은 거의 보여주지 않아 아쉽다. 저자는 목에 힘을 주거나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래서 수월하고 편안하게 읽혀졌고, 거부감이 드는 대목은 거의 없었다. 제목을 보고 나처럼 다른 것을 떠올리거나 기대했던 사람이 아니라면 한번쯤은 읽어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