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가지 이야기 100가지 상식 1 - 80일간의 세계 일주 1가지 이야기 100가지 상식 9
쥘 베른 원작, 김세원 지음, 양지훈 그림 / 대교출판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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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일간의 세계 일주]. 아마도 읽었을 것이다. 그러나 어른이 된 지금, 그 일주가 성공했던 것 외에는 자세한 내용이 거의 기억나지 않으니, 혹시 읽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이번에 이 책을 새롭게 접하게 되었다. 그것도 원작 그대로이거나, 아이들 눈높이로 고쳐 쓴 책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책’으로 말이다. [1가지 이야기, 100가지 상식]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80일간의 세계일주 이야기를 통해 관련되는 지식과 정보를 모두 펼쳐보여 주는 새로운 개념의 책이다.


  책을 열면 크게 펼쳐볼 수 있는 페이지가 맨 처음 나온다. 영국을 출발한 포그의 행로가 세계 지도에 자세히 표시되는 것. 아하, 이런 경로로 세계 일주를 했구나. 한눈에 살펴 볼 수 있는 매우 유용한 지도다. 그런데 잠깐 착각했다. 미국을 출발해서 영국으로 돌아오는 길이 북극 쪽으로 표시되어 있는 것. 평면 세계지도에서 대서양 횡단 경로를 끊어지지 않게 표시하는 묘안이었겠지만 아이들에게 자칫 혼란을 줄 것 같기도 하다. 


  책의 큰 뼈대는 [80일간의 세계 일주]의 흥미진진한 줄거리. 매사에 꼼꼼하고 치밀한 포그의 계산과 포르를 뒤따르는 형사의 추적, 여행길에서 마주치는 온갖 난관들은 그 자체로 재미가 있고,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이러한 포그의 세계 일주 행로를 따라 그 나라에 대한 기본 정보, 관련되는 온갖 상식들이 소개되는데, 이 책의 가장 큰 매력과 참신한 점이 바로 이 부분이 될 것이다. 주로 펼쳐서 볼 수 있게 만든 구성도 수수께끼를 알아가는 듯하고, 교통수단, 화폐 등의 관련 지식도 책 내용과 겉돌지 않아 보인다.      


  책을 읽으면서 한 편의 영화를 본 듯 흥미롭고, 관련되는 다양한 상식을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는 멋진 책이다. 시리즈의 다음 책은 무엇일지 궁금할 정도. 어린이 대상의 책이지만 모처럼 깊이 빠져들어 무척 꼼꼼하게 읽게 된 책이기도 하다. 문학 작품과 관련 지식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통합적인 성격의 이 시리즈는 호기심이 많은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재미와 지식에서 모두 합격점을 줄 수 있는 책.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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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스쿨버스 키즈 1 - 케이크에 먹히다 신기한 스쿨 버스 키즈 1
브루스 디건 그림, 조애너 콜 글, 이강환 옮김 / 비룡소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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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30권으로 구성된 [신기한 스쿨버스 키즈 시리즈]의 제 1권이다. 딸 아이가 7살 때 작년에 구입하여 지금도 잘 보는 시리즈물인데, 이 책은 특히 맛있는 케이크에 관한 것이니 오죽 잘 보겠는가. 이 책을 보고 나면 항상 케이크를 만들어 보자, 식초와 베이킹 파우더를 섞어보자 등 엄마에게 요구 사항이 많아진다. 그냥 케이크를 사서 먹을 때가 더 많기는 하지만, 그 때에도 이 책에서 알게 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풀어놓게 된다.


 이 책은 부엌에서 찾는 화학의 원리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데, 초등학생에게 어려운 단어 '화학'을 이 책에서는 이렇게 풀어놓았다.

 "빵을 만드는 게 화학이야. 여러 가지 재료를 섞어서 새로운 걸 만들어 내니까."


 아니, 화학이 이렇게 간단하면서도 명확하게 정의된단 말인가? 엄마는 고등학생이 되어서야 화학이란 용어를 본격적으로 접했다고 생각되는데 요즘 아이들은 정말 복 받았다. 그러고 보니 그 옛날 화학 시간에 온갖 원소의 기호를 외웠고, 두가지 이상이 결합하는 복잡한 분자식을 배웠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그렇군, 여러 가지를 섞는 것이 가장 초보적인 수준에서의 화학에 대한 이해가 될 수 있겠다.

 신기한 스쿨버스가 제과점에 도착하여 케이크 만들기에 도전하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아이는 식초와 베이킹 파우더를 섞으면 거품이 생기고, 식초 한 병에 베이킹 파우더 한 통을 몽땅 넣으면 엄청난 가스가 생길 거라는 부분이 가장 재미있단다. 대번에 해보자는 이야기를 한다. 도저히 자신이 없어 책 마지막에 나오는 실험은 해보았다. 커다란 유리컵에 물을 채우고, 식초 세 찻숟가락과 베이킹 파우더 두 찻숟가락을 넣고, 껍질을 벗긴 땅콩 대여섯 개를 물 속에 떨어뜨려본다. 이를 통해 거품이 생성되는 과정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이 거품이 '이산화탄소'라는 것을 아이는 노래를 부르고 다닌다. 그렇게도 신기할까?


 이 책을 통해 화학의 세계를 어찌 다 알 수 있으랴. 아이에게는 화학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친근하게 만난 것으로도 족하다. 더불어 화학 실험이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님을 알지 않았는가. 그리고 케이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았으니 그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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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나와 피아노 지식 다다익선 4
마르코 짐자 지음, 빈프리트 오프게누르트 그림, 배정희 옮김, 엄태국 / 비룡소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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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가 피아노를 배운지 1년이 다 되어 간다. 전혀 피아노를 배워 본 적이 없는 아빠에게는 이제 피아노 치는 법을 가르치려 들고, 피아노를 조금 배우다만 엄마의 실력을 조만간 넘어설 듯 하다. 그런데 피아노에 대해 우리 아이는 얼마나 알고 있는걸까. 이 책을 함께 읽으며 아이도 그렇지만 엄마도 정말 많이 배웠다.

 

 삼촌이 물려준 피아노로 처음으로 피아노를 시작하게 된 티나. 피아노를 배우고, 피아노 공장에도 방문하고, 피아노 연주를 보러 레스토랑에도 가본다. 그리고 드디어 멋진 첫 연주회를 하게 된 티나. 아직 피아노 학원의 발표회에 서본 적이 없는 우리 아이는 그 날을 무척 기대하는 눈치다. 아마도 티나와 같은 심정이겠지?


  우리 아이는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만나면 아는 체하면서 보고, 처음 보는 내용을 만나면 귀를 쫑긋하고 본다. 피아노 건반이 88개라는 사실에 곧바로 확인해보려고 하고, 피아노 한 대를 만들려면 거의 일 년이 걸리며 3년 이상 말린 소나무를 쓴다는 것에도 놀란다. 엄마도 책을 읽어주면서 새삼 놀라는 부분이 많다. 그리고 누구나 그렇듯이 피아노 연습이 늘상 즐거운 것만은 아닌데 티나도 같은 모습을 보이니 공감도 된다. 결국 자기 멋에 취해 피아노를 즐기는 모습은 결국 우리 아이도 경험해야 할 부분일 듯 하다. 

 

  앞부분은 매우 재미있게 읽혔는데 뒤로 갈수록 약간 늘어지는 느낌도 없지 않다. 그림책 치고는 글의 양이 상당하다는 점과 설명 위주의 내용이라 그런 것 같다. 그러나 꽉찬 글씨 만큼이나 엄청난 정보와 지식을 담고 있음은 분명하다. 피아노를 즐기는 아이들이라면 피아노를 알기 위해 한번쯤은 봐야할 알찬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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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이어던, 자유와 맞바꾼 절대 권력의 유혹 청소년 철학창고 18
토마스 홉스 지음, 하승우 옮김 / 풀빛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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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마스 홉스의 [리바이어던]. 유럽에서 근대 계몽사상이 등장하는 시기, 인간이 지닌 이성의 힘을 강조하면서도 군주정을 옹호했다는 것으로 유명한 사상가와 그의 저작이다. 로크, 몽테스키외, 루소와 같은 동시대의 계몽 사상가들이 대단한 주목과 평가를 받는데 비해, 홉스는 ‘불철저한 근대인’이라는 인상을 준다. 그는 왜 군주제와 절대 권력을 옹호했던 것인가. 막연하게 품고 있던 질문과 궁금증을 책을 통해 혼자서도 풀어볼 수 있다는 것, 풀빛 청소년 철학창고 시리즈의 매력이다.

  구약성경 욥기 41장에는 리바이어던을 땅과 물을 넘나드는 엄청난 괴물로 묘사하고 있다. 입에서는 불꽃이 나오고, 숨결은 숯불을 피울 정도이며, 콧구멍에서 강력한 연기가 쏟아지고, 그 어떤 것도 몸을 뚫을 수 없다. 그것과 겨룰만한 것이 없으니 ‘애초에 겁이 없는 것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홉스는 이러한 엄청난 괴력의 소유자를 국가에 비유하고 있다. 사람들이 자신들의 안전과 자유를 지켜달라고 스스로 만든 것이 국가이며 곧 리바이어던, ‘겨룰 만한 것이 없는, 애초에 겁이 없는 어떤 것’인 셈이다.   
  

  홉스에 의하면 국가는 ‘다수의 사람들이 서로 계약을 맺어 모든 사람을 국가의 건설자로 만들 때, 국가는 공동의 평화가 안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모든 힘과 수단을 사용할 수 있는 하나의 인격’이다. 일단 국가가 제도로 설립되면, 모든 권력과 결정권은 주권자에게 있으니, 국민은 정부의 형태를 바꿀 수 없고, 주권자가 무엇을 하든 국민은 이를 처벌할 수 없다. 국민은 주권자에게 모든 것을 위임했기 때문에 그 절대 권력에 복종해야 하고, 그를 통해 자유를 획득하게 된다는 것이다.

 

  홉스에게 자유란 법이 금지하지 않은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을 뜻하는 것이므로, 국가 내에서의 자유야말로 진정한 자유가 된다. 전쟁과 혼란이 없는 이상적인 상태는 절대 권력이 있을 때 가능한 것이고, 국가 형태 중에서 군주정은 귀족정과 민주정에 비해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는 능력이 가장 탁월하다는 것이다. 홉스는 군주정, 귀족정, 군주정 모두에서 주권은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한 가장 막강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홉스는 군주정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보았던 것이다. ‘국민의 안전과 자유의 보장’이 국가를 성립하고 주권을 부여하는 가장 큰 목적이며, 절대 권력에의 자발적인 복종 또한 국민의 이익을 위한 최선의 방법인 것이다. 그가 군주정을 옹호하였고, 지나치게 거대한 국가 권력을 찬양했던 것은 바로 이런 맥락이었고, 새로운 근대 시민사상의 시발점이라고 볼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국가에 절대 권력을 부여하는 것이 ‘이성’을 가진 사람이라는 점, 국가 권력이 신의 권력보다 위에 있다고 역설한 점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홉스의 주장이 나름대로 체계적이고 논리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주장에 대한 동의 여부를 떠나서 말이다.  

 

  그렇게 강력한 힘을 가진 거대 괴물 국가가 지금도 우리의 평화와 안전을 지켜주고 있지 않은가. 국민의 이익을 위한다는 이유로 막대한 세금을 걷어가고 자유와 인권을 구속하기도 한다. 지금도 자유(홉스가 말한 ‘자유’의 의미가 아닌)를 유보하여 평화와 안전을 보장해주겠다는 명분으로 절대 권력에의 복종을 강요하는 사고 방식은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리바이어던은 지금도 그 어떤 것에도 뚫리지 않는 갑옷을 입고 있는가. 그것이 어떠한 정치체제의 옷을 입었든, 그 안의 실체는 바뀌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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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를 잡자 - 제4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푸른도서관 18
임태희 지음 / 푸른책들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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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통 까만색에 마우스가 그려진 표지가 심상치 않다. 표지를 넘겨보니 다가오는 내용도 심상치가 않다. 선생님에게는 사물함 속에서 분명히 쥐의 소리가 들린다. 엄마는 냉장고 속에 틀림없이 쥐가 살고 있다고 믿고 있다. 열일곱, 고 1인 주홍이에게는... 어떻게 된 것인가. 쥐는 정말 있는가. 쥐를 어떻게 잡아야 하는가. 과연 잡을 수는 있을까. 

선생님, 엄마, 주홍이가 번갈아 화자로 등장하여 들려주는 이야기는 처음에는 복잡하게 생각되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싶다가 세 사람의 상황을 이해하는 것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주홍이가 임신한 것을 추측할 수 있는 순간부터 마지막까지, 책을 놓을 수 없었다. 그리고 소설의 결말은 예상을 빗나갔다. 


왜 주홍이가 임신하게 되었는지, 누가 아버지인지 이 책에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책을 읽으면서 당연히 절반의 책임이 있는 (혹은 온전한 책임이 있을지도 모르는) 남자의 존재는 없다. 이 부분이 궁금하면서도, 작가가 이 부분을 배제한 것은 어떤 의도가 있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주홍의 상황을 복잡하지 않게 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임신과 낙태, 그 후의 변화에 몰입하게 만들게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청소년의 성, 생명, 어른, 책임, 편견, 시선, 관계... 많은 것들이 떠오르고 마음이 복잡해진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주홍이의 죽음이 너무나도 안타깝다는 것. 소설 속 가상의 인물에게 이렇게 가슴이 아파 오는데, 현실 세계에서 수많은, 또 다른 주홍이를 또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청소년들이 이 책을 꼭 읽어보면 좋겠다. 주홍이와의 손을 놓을 수 없는 어른들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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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7-10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님, 이책 상당히 관심을 끌고 있던데 님의 리뷰를 보니까 더욱 그렇네요.
담아가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