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가시고기 이야기 네버랜드 자연 그림책 1
박지훈 글 그림, 이완옥 감수 / 시공주니어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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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겨운 부성애의 대명사, 가시고기 이야기가 몇 년 전부터 크게 회자되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은 ‘큰가시고기’ 이야기이다. 가시고기의 여러 종류가 있지만 자신을 희생하여 새끼들을 살려내는 종은 큰가시고기라고. 만화로 된 소설 가시고기를 보고 또 보는 아이를 위하여 선택한 그림책이다.

  강물 속 이야기로만 이루어진 잔잔한 분위기의 그림책이라 흡입력이 크지는 않은 것 같지는 않지만, 역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아버지의 사랑이다. 지느러미가 헤지고 찢길 정도로 새끼를 지켜주는 아버지. 그리고 죽음을 맞는 아버지. TV 다큐멘터리에서도 물고기 알을 노리는 무시무시한 놈들을 많이 봤었기 때문에 이 대목은 가장 깊은 인상을 준다.

  그리고 가시고기의 어머니. 그동안 아버지만 강조되었기 때문에 잘 몰랐지만, 가시고기의 어머니는 알을 낳고 힘없이 떠내려가 역시 죽음을 맞는다. 알을 낳는데 모든 기력을 쏟았기 때문이라고. 그러고 보면 가시고기는 부모의 희생으로 세상과 조우할 수 있는 것. 자식에게 무한한 사랑을 쏟는 부모의 마음을 자식은 알까. 자녀가 부모가 되는 날, 아마도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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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을 사랑한 사람, 문국현
김숙분 지음, 문희정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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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궁금한 사람이기도 했다. 문국현. 워낙 유한킴벌리가 모범적인 기업으로 유명하여 친근감이 들었지만, 그 회사의 CEO 문국현 씨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거의 없었다. 유한양행의 창업자 고 유일한 씨가 회사를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았다는 점을 알고 있기에, 내부에서 발탁된 전문경영인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이 책은 ‘숲을 사랑한 사람’이라는 타이틀에 맞게 문국현과 숲의 인연을 중심으로 서술된다. 어린 시절 북한산에 다녀온 일, 아버지의 나무 사랑을 보고 배운 일 정도가 나오고, 대학 졸업 후 유한킴벌리에 입사하여 숲과 관련된 사업을 전개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문국현이 중심이 되었던 사업인지 아니면 유한킴벌리에서 주관한 사업을 모두 망라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와 관련된 숲 관련 사업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다양했다. 


  우리나라의 나무 심기 운동에서부터 북한, 중국, 그리고 몽골까지... 나무를 심고 숲을 가꾸는 사업을 오랫동안 추진해 온 과정이 남다른 인상을 주었다. 나무와 숲에 대한 그와 유한킴벌리의 애정과 지속적인 사업은 높이 살만하다고 본다. 단순한 기업 홍보를 위한 사업이었다면 그렇게 꾸준하게, 대규모로 이루어지지 못했을 것이다. 이것은 문국현 개인 뿐만 아니라 모체인 유한양행의 남다른 기업 정신이 바탕이 된 것이 아닐까 싶다.

  어느 기업인이든, 어느 기업이든, 이익과 이윤을 추구하는 것 외에도 인류와 사회를 위하여 중요한 씨앗이 되는 일을 한다면 의미 있는 발자국을 남길 수 있다고 본다. 그것은 거창한 사람이나 기업에만 해당하는 일은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 나무를 소중히 생각하고 함부로 꺾지 않는 것부터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작은 시작이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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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점 맞은 날 - 아이좋은 그림책 13
김지연 외 지음 / 그린북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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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점 맞은 날!
누구든지 상상도 하기 싫은 날이 아닐까?
하나라도 찍으면 빵점은 모면하는 법.
그런데 이 책의 주인공은 백점보다 어려운 빵점을 맞고야 말았으니...
아이의 혼잣말처럼, ‘아, 어떻게 빵점을 맞을 수 있지?’

 

아이의 속상한 마음은 축 쳐진 어깨로, 힘 없는 발걸음으로 드러난다.
가장 고민되는 것, 엄마에게 어떻게 이 사실을 알리나.
말 하지 않으면 거짓말이 아니지!
스스로 위로하는 아이의 마음이 안타깝다.
그렇지만 엄마에게 결국 사실을 말해야 되는 시간이 돌아오고 말았으니...


아이는 엄마로부터 격려를 받고 꿈을 꾸었다.
땅에 빵점 맞은 시험지를 묻었는데 백점 시험지가 주렁주렁 열린 나무가 쑥쑥 자라는 꿈.
다음에는 거짓말도 안하고 빵점도 안 맞겠다는 아이의 다짐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백점이 아니면 모두 패자로 인식하는 요즘, 아이들의 축 쳐진 어깨가 안타깝다.
몇 개 틀렸느냐 보다는 몇 개 맞았느냐에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지금의 점수보다 앞으로의 점수가 더 중요할진대.
아이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부모의 역할을 되새기게 하는 책이다.

빵점 맞아도 괜찮아!
그것도 참으로 희귀한 추억이 아니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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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를리외르 아저씨 쪽빛그림책 2
이세 히데코 지음, 김정화 옮김, 백순덕 감수 / 청어람미디어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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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아이를 옆에 끼고 잠자리에서 이 책을 읽어 주었다. 책이 참 좋다는 서평을 몇 군데에서 이미 보았던지라 책에 대해서 일단 기대가 있었다. 그리고 그 기대는 곧 확실한 믿음으로 바뀌었다. 이 책은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귀한 책이며, 소중한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멋진 책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나의 를리외르 아저씨. 발음도 생소한 이 말, ‘를리외르’는 프랑스의 제본가를 이르는 말로, ‘좋은 책을 아름답게, 오래도록 간직하도록 만드는 사람’이라고 한다. 소중한 식물도감이 망가지자 새 책을 사는 대신 자신의 책을 고치기로 결심하는 소녀. 그렇게 소녀와 를리외르 아저씨와의 만남이 시작되고, 를리외르 아저씨는 책이 어떻게 새롭게 탄생되는지 우리 앞에 보여준다.


  책을 읽으면서 엄마와 아이가 무척 공감했던 장면이 하나 있다. 를리외르 아저씨와 소녀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지만 그 대화가 전혀 문제없이 진행되는 장면에서 절대 공감했던 것이다. 소녀 또래의 자녀를 가진 부모라면 아마도 알 것이다. 아이들은 자신의 관심사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 결코 전체적인 대화에 큰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러한 부분을 책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낸 저자에게 새삼 놀라움을 느낀다. . 

  이 책을 읽고 난 두 아이의 반응. 초등저학년인 작은 아이는 책을 읽은 다음 날 소파에서 책을 발견하더니 ‘이 책 참 좋아’라고 한마디를 하였고, 중학생 큰 아이는 책을 읽어주는 중에 놀랍게 집중하더니 책을 다 읽자마자 벌떡 일어나 책 뒷부분의 설명 부분을 꼼꼼히 읽었다. 어른도 처음 접하는 이야기였으니 아이도 같았을 터. 를리외르가 왜 프랑스에서 발달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우리나라 를리외르(예술제본가)의 추천사까지 인상적으로 읽었다. 

  책 표지에서 저자의 이름을 확인하면서부터 궁금했던 점이 있는데, 프랑스를 배경으로 하는 이 책의 저자가 일본인이라는 점이다. 그는 어떻게 프랑스의 장인을 소개하는 그림책을 만든 것일까. 책의 뒷 부분을 읽어보니 저자는 프랑스를 여행하면서 를리외르에게서 강한 인상을 받고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국적을 떠나서 장인이 주는 강렬한 인상과 자극은 동일한 법, 그러면서도 슬며시 우리의 전통 고서(古書)를 만드는 장인들이 궁금해졌다. 


  처음 만나는 일본인 작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은 또 다른 이유는 연필과 수채화로 표현된 여백이 많은 그림, 한두 줄 정도에 불과한 텍스트가 이 책의 분위기와 매우 잘 어울린다는 것이다. 그리고 깊은 인상을 남긴 이 책의 마지막 장면. “아저씨가 만들어 주신 책은 두 번 다시 뜯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식물학 연구자가 되었다.” 라는 부분에서 가슴에 쿵, 깊은 울림이 느껴졌다. 책을 소중하게 여길 줄 알았던 소녀가 멋지게 성장한 모습까지. 정말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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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뚜막 고양이의 오물딱 조물딱 환경 공책 1
곽임정난 지음 / 살림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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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특한 구성과 접근이 돋보이는 책이다. 책 제목만 봐서는 과연 어떤 내용인지 짐작할 수 없었던 책. 그러나 책을 얼마 읽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으니, 그야말로 ‘오물딱 조물딱’ 소리가 절로 나는 오밀조밀, 아기자기한 책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과 직접 그린 그림에서, 그리고 책의 구성과 편집에서도 친근함과 귀여움이 물씬 느껴진다. 

    이 책은 1년 4계절, 24절기에 따라 환경 이야기와 관련 음식의 요리법 한가지씩을 알려준다. 엄마와 함께 하는 요리 활동을 무척 좋아하는 우리 아이에게 정말 적합한 책이다 싶다. 그리고 ‘공책’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아이들이 직접 써볼 수 있는 공책도 함께 제공하고 있으니, 이렇게 새로울 수가! 저자를 확인해보니 아이들과 더불어 생태교육 활동을 했고,  환경교육을 전공하는 대학원생이다. 그녀의 신선한 발상과 접근에 먼저 박수를!

  다만 이 책이 우리 아이들의 연령에는 딱 맞지 않다는 점이 아쉬운 점. 초등저학년인 작은 아이는 환경 이야기는 어려운 듯 요리 부분만 열심히 보고, 중학생이 큰 아이는 아이들 책이라고 생각해서인지 꼼꼼히 읽어볼 생각을 안 한다. 이 책은 초등 3-5학년 정도가 가장 재미나고 알차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엄마가 아이와 함께 한 절기씩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직접 요리하고 공책 활용도 함께~

  이 책에서 가장 재미있었게 활용한 부분은 세계지도 색칠하기! 세계의 영양 부족 인구와 농업 인구를 지도상에서 표시하면서 아이와 기아 문제, 농업 문제에 대하여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확실히 아이가 문제를 실감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이렇게 재미있게 활용할만한 부분이 많이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리고 아이와 함께 요리하는 방법이 예쁘게 실려 있다는 것은 최대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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