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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 인생을 무대 위에 올린 작가 ㅣ 아이세움 역사 인물 5
파밀라 힐 네틀톤 지음, 김민석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셰익스피어가 실존 인물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었던 적이 있다. 이 책을 읽어보니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었을까?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제목을 아는 것도 여러 개 있고 읽어본 작품도 있지만, 셰익스피어의 생애를 그린 책은 처음 만났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에 대한 기록이 거의 없다는 것. 그의 어린 시절은 물론이고, 그의 젊은 시절 중에서도 몇년간 전혀 알려진 바가 없는 시기도 있다. 어쩔 수 없이 이 책의 많은 부분은 주변적인 여러 기록들과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 셰익스피어의 생애를 '복원'하고 있다.
이 작업은 마치 역사가가 역사적 사실들을 하나하나 수집하여 역사적 실체를 그려내는 작업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매우 흥미로웠다. 당시의 시대 상황을 볼 때 이러한 학교에서 이러한 교육을 받았을 것, 그의 작품으로 미루어보아 여자 가족들과 사이가 좋았을 것으로 생각되면 가죽을 다루는 일을 했을 것이라는 점 등 대부분의 설명은 추측과 가정이다. 저자의 이력을 살펴보니 역사가란 말은 없고 논픽션 책을 썼다고만 되어있다. 음, 어느 정도 기대에 부합하는 이력이기는 하다.
그가 연극을 하던 배우로 출발하여 수많은 극본을 쓰면서 명성을 날리게 되었으나 정작 큰 수입은 거두지 못했을 것이라고 한다. 극단이 극본을 독점하기 위해 출판을 싫어했던 점, 흑사병 때문에 극장이 문을 닫아 어려움을 겪었던 점 등도 당대의 시대적 배경과 그의 삶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엘리자베스와의 조우 장면은 서로 다르게 이해하고 있던 두 인물을 역사적으로 연결할 수 있게 하였다. (단, 엘리자베스가 열여덟 살에 즉위했다고 한 점은 오류)
전문적인 대학교육을 받지 못했고, 평생 영국 땅을 벗어나지 못했던 셰익스피어. 그가 유럽의 여러 나라를 무대로 다양한 직업의 인물 군상을 극본 속에 그려냈다는 점은 책장을 마지막으로 덮을 때까지 과연 그가 누구였을까 하는 궁금증을 더욱 증폭시킨다. 개인적으로는 처음으로 위대한 극작가 셰익스피어의 '복원된' 생애를 접한 책이어서 의미가 있었고, 최근에 읽었던 아이세움 역사 인물 시리즈 중에서 엘리자베스 1세와 함께 가장 재미있었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