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과 표지의 그림 만으로는 내용을 짐작할 수 없었다. 아무런 사전 지식없이 아이와 함께 책을 읽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곤혹스러운듯 두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책의 첫머리로 돌아가 다시 보았다. 그렇구나, 표지의 소년이 바로... 이 책은 장애를 바라 보는 시선에 관한 책이다. 눈이 안보이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눈을 감아보자. 깜깜하지만 정말 많은 소리가 들린다. 귀가 들리지 않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귀마개를 해보자. 들리지 않는대신 그동안 보지 못했던 많은 것들이 보인다. 장애는 어떤 측면에서는 불편하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장애를 장점과 단점의 차원으로 바라보면, 장애는 성격과 같이 개인차를 가진 특성으로 여길 수 있고,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요즘 장애에 관한 어린이 도서가 요즘 많이 눈에 띈다. 큰 아이는 [아주 특별한 우리 형]이란 동화책을 참 좋아한다. 두 아이 모두 TV 로 알게된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희아가 쓴 일기도 곧잘 본다. 학교에서 마주치는 도움반 아이들의 이야기도 가끔 한다. 아이들을 보면서 장애에 관한 인식이 참 많이 바뀌고 있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장애에 관한 어린이 대상의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유아의 눈높이에 맞는 유아용 그림책은 별로 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만나게 된 이 책은 무척 반갑고 또한 고맙기까지 하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마주치는 놀라운 상황은 이 책을 다시 보게 한다. 움직일 수 없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내 몸을 의자에 고정시켜놓고 얼마간 꼼짝말고 있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