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첫 공룡그림책
구로카와 미츠히로 글.그림 / 예림당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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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 아이들은 그렇게도 공룡에 열광한다던데, 우리 집의 두 딸들은 약속이나 한듯 공룡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공룡의 이름이라고는 가장 유명한 트리케라톱스 정도를 알고 있을 뿐, 어릴 때나 자라고 나서나 공룡에 관한 책은 관심 밖이다.

  그러다 만난 이 책! 초등학교 1학년인 작은 아이가 엄청난 관심을 보인다. 일단 표지에서 발견되는 반짝이! 그리고 표지와 본문 사이의 간지에 붙이게 만든 공룡 스티커를 보더니 그야말로 완전히 "꽂혔다". 역시 반짝이가 들어갔다. 재질이 좋고 붙였다 뗐다가 자유롭다. 

  본문은 매우 단순하다. 45가지 종류의 공룡이 그림과 함께 간단한 설명이 소개된 정도. 그리고 박스 안에 길이, 종류, 식성, 살던 때, 살던 곳 등이 간략하게 표기되어 있다. 그림이 중심이고, 정보는 소략한 편이라 첫 공룡 그림책이라 할만 한데, 매우 사실적인 그림이 눈길을 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매 페이지마다 '사람의 크기'란이 있어서 어른과 어린이가 그려져 있는데, 이것으로 공룡의 실제 크기를 가늠해보는데 유용하다. 그런데 우리 아이는 각 공룡마다 적혀있는 몸의 길이를 보면서 자기 키의 몇 배가 되는지에 더 관심을 둔다.

  부록으로 또 하나 첨부되어 오는 커다란 공룡 벽그림도 쓸모가 많다. 그림책을 보면서 벽그림에서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런데 책에 있는 공룡이 모두 벽그림에 있는 것은 아닌지, 찾을 수 없는 공룡이 몇개 있어서 그럴 때는 아쉽기도 하다. 그래도 한눈에 공룡의 생김새가 눈에 들어오고 크기가 비교되어 매우 유용하다. 우리 아이가 매우 눈여겨본 공룡은 '민미'. 자기와 같은 '민'자 돌림이라나?   

  또 하나. 우리 아이는 공룡이 [살던 곳]이 어디냐에 아주 큰 관심을 보인다. 미국, 캐나다, 중국, 아르헨티나가 많이 눈에 띄어서 지구본에서 찾아보기도 했다. 아이의 아쉬운 점은 왜 한국이 없냐는 것. '전세계'라고 되어 있을 경우 그 공룡이 우리 나라에도 살았을 거라고 추측해보았다. 우리나라에도 남해안 쪽에 공룡 발자국이 있다던데, 그리고 공룡 박물관도 있던데 다음에 꼭 한번 가보자 했다. 단순한 공룡 그림책임에도 대화할 소재는 생각보다 무궁무진했고, 공룡에 대한 관심이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 듯 하여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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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교사는 이렇게 가르친다
제임스 M. 배너 주니어.해럴드 C. 캐넌 지음, 이창신 옮김 / 풀빛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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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이켜보면 초임교사 시절, 어찌할 바를 몰라 좌충우돌하던 기억이 떠오른다. 발령받은 학교에 가서 내가 담당하는 교과를 열심히 가르치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현실은 녹녹치 않았다. 교실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유형의 다양한 상황들을 관리하는 능력이 내게는 부족했다. 처음 1년간,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선배 교사들을 쫓아 다니며 열심히 물었다. 숙제를 안해오거나 교과서를 안가져오는 아이들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쓸데없는 이야기나 도전적인 발언을 하는 아이는? 수업에 집중시키는 효과적인 방법은? 

  이 책을 보면서 초임교사 시절의 기억이 떠오른 것은 '가르치는 행위'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내가 궁금해했던 점들이 상당부분 들어 있기 때문이다. 직접적인 답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가르침을 바라보는 전체적인 관점 측면에서 공감이 되었고, 각론의 내용 또한 도움이 되었다. 가르침의 성격에 대해, 교사가 하는 일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번 곰곰히 생각해보는 계기도 되었다. 

  이 책의 저자들은 교사를 '예술가(artist)'로 보고, 교직을 '특별한 의무와 책임이 따르는 특별한 직업'으로 본다. 교사는 매뉴얼대로 하면 되는 기계적인 도구가 아니다. 가르침이란 그렇게 단순한 행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생활인으로서만 교사를 바라 본다면 학생에 대한 특별한 책임감이나 윤리의식을 요구할 수 없을 것이다. 교사는 다음 세대의 주역인 학생들에게 새로운 시야를 열어주고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존재가 아니던가.

  이 책의 원제는 가르침의 요소(The elements of teaching). 가르침의 중요한 요소를 9가지로 보았다. 그 요소는 학습, 권위, 도덕, 질서, 상상, 연민, 인내, 인격, 즐거움이며, 각각의 내용을 설명하고 이에 해당하는 교사 또는 교수의 사례를 들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처음 언급되는 것은 '학습'. 교사의 자기 계발과 성장을 위해, 그리고 학생의 모범이 되기 위해 교사의 학습을 강조하는 것은 충분한 설득력이 있다. 학습은 가르침의 본질이기도 하다.   

  '권위'와 '도덕', 그리고 '질서'는 가르치는 행위에 존경과 신뢰를 더할 수 있다. '권위'와 '권위의식'은 다르다. 권위는 가치중립적인 개념으로 타인을 통솔하는 힘, 영향력이다. 이러한 권위는 정확한 자기 인식과 자신감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여기에 바탕이 되는 것은 교사의 충분한 능력임은 말할 것도 없다. 

  '상상'과 '연민', 그리고 '인내'는 정서적인 측면이 강하다. 상상력이 풍부한 교사는 학습 효과를 높일 자신만의 방법을 찾으며, 연민을 가진 교사는 학생의 입장에 서서 학생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인내심은 학생의 한계를 인정하고 약점을 헤아릴 줄 아는 마음이다. 이러한 요소들에 주의하는 노력 자체가 가르침의 대상인 학생을 이해하는데 한발 다가가는 것이 될 것이다.

  '인격'은 어느 사람에게나 공통적인 어떤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교사는 자신의 성격과 경험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인격을 계발해야 한다. 인격을 갖춘 교사의 가르침에 권위가 부여됨은 당연한 일. '즐거움'은 학생이 교사에게서 무언가를 배우고 있다는 생각에서 나온다. 학생의 성장은 교사의 즐거움이고 가장 중요한 보상이며 동기일 것이다. 이러한 경험은 또한 교사에게 있어 가장 뿌듯한 점이기도 하다.  

  그동안 읽었던 교육 관련 서적 중에서 이 책만큼 나에게 커다란 인상을 남긴 책은 최근에 없었다. 수준은 전문서와 대중서의 중간 정도라 읽기 쉬우면서도 메세지가 있다. 다시 돌이켜보면 그 옛날 선배 교사들로부터 수집했던 노하우는 결국 나의 것이 되지 못했다. 가르침에 있어서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어야 했던 것. 초기의 시행착오를 거쳐 나의 성격과 인격에 맞는 티칭 스타일을 만들 수 있었고 효과적인 방법을 터득할 수 있었으니, 이것이야말로 '교사는 예술가'라는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닌지.

  아쉬운 점은 고립적인 성격을 가진 교직 사회의 문화이다. 가르침에 대해, 교직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문화가 학교 현장에서는 낯설기만 하다. 가르침은 그 속성상 교사 혼자의 일로 여겨지고 협동을 요하는 작업이 아니기에, 가르침에 대해 교사들간에 활발한 대화는 이루어지지 못한다. 또한 대화의 필요성 또한 절실히 느끼지도 못한다. 

  그러나 이런 책을 가지고 교사들이 함께 세미나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하나하나의 요소마다 얼마나 하고 싶은 말이 많은가. 예컨대 이미 땅에 떨어진지 오래 되었다고들 이야기하는 교사의 '권위' 만 가지고도 밤새 할 말이 있을 것 같다. '질서'와 '연민'이라는 다소 대립되는 요소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야할 것인지도. 교직은 단순한 생활인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직업이라고 믿는 이 땅의 모든 교사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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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 안녕 하야시 아키코 시리즈
하야시 아키코 글ㆍ그림 / 한림출판사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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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 그림책의 영원한 고전이 있다면!

바로 이 책 <달님 안녕>과 <사과가 쿵>,<열두 띠 까꿍놀이> 세권을 꼽고 싶다.

그 중에서도 이 책 <달님 안녕>은 다른 책과 마찬가지로 우리 아이가 백일부터 두돌 정도까지 참 잘보았던 책이다. 하도 보아 종이가 너덜너덜해지고 찢어진 것은 물론이고.

아주 단순하고 고전적이기까지 한 달님의 얼굴. 그 큰 보름달이 구름에 가려져 순간 사라졌을까? 걱정하게 되는 찰나의 상황까지 참으로 변화무쌍하고 아기자기한 마음을 담고 있다.  단순하면서도 따사로운 느낌이 아기들의 사랑을 받게 되는 요인인 듯 하다.   

요즘 좋은 영유아 그림책들이 보드북으로 다시 나오는 추세인데, 이 책도 단단한 보드북으로도 나와서 오랫동안 아기들과 엄마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으면 한다.  이 책과 함께 <싹싹싹>도 잘 보았던 책이다. 한림출판사의 그림책이 고유한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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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이 나를 입은 어느 날 반올림 9
임태희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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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면 1 : 학교에서 매우 모범적이고 교복 차림에 있어 아무런 문제를 일으킨 적 없는 우등생 아이를 시내 번화가에서 마주쳤다. 그 아이의 패션은 너무나 파격적이어서 하마터면 기절할 뻔했다. 그 때 알았다. 학교에서 보이는 모습은 결코 전부가 아니다.

  장면 2 : 중학생이 된 딸 아이. 작년부터 슬슬 엄마가 사다주는 옷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학교에서 시험보는 마지막날 친구들과 시내에 나가 옷을 사가지고 온다. 이 책의 표현을 대충 빌려본다면, 시험을 보고난 후 옷을 사는 것인지, 옷을 사기 전에 시험을 보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100 페이지를 조금 넘기는 얇은 책이다. 눈에 확 들어오는 표지 그림과 흥미를 유발하는, 꽤 잘 지은 제목이었다. 책을 잡은지 30분이 못되어 다 읽었는데, 서평을 어떻게 쓰면 좋을지 일순 고민스러워 진다. 중학생을 둔 학부모이기에,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의 행동과 사고 방식에 매우 큰 공감이 되었다. 그런데 뭐랄까, 그걸 풀어내는 방식은 어쩐지 편하지 않게 느껴졌다. 나 또한 인터넷에서 글을 쓸때는 온갖 기호와 부호를 사용하고 있지만 그걸 책에서 만나고 싶지는 않은 것이 그 한가지 이유라고 할까? 기존의 책에 익숙한 것도 있지만 내가 그쪽을 더 선호하기 때문일 수 있다.

  나에게만 보이고 들리는 "녀석"이 대체 무엇인지 단번에 와닿지 않았고 (소설을 읽으며 뭐든지 단번에 이해되기를 바라는 이 독자의 마음이란!), 패션과 의류에 대한 매우 높은 수준의 지식도 왠지 아이들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도 요즘 아이들을 너무 몰라서인가?

  그러나 등장인물 각각에 대하여 확실하게 캐릭터를 부여한 것은 분명 작가의 공이다. 리더K가 '엄마'를 닮았고 그 잔소리와 경고가 잘 들어 맞기에 나머지 아이들 모두 한가지씩은 리더K에게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는 대목에서 한바탕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요즘 아이들의 생활, 이를테면 비자금을 비축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내 아이를 한번 돌아봐야 한다는 생각이 퍼뜩 들 정도로 작가는 요즘 아이들을 잘 알고 있다. 

  자기 옷을 고집하는 것은 곧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하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 이 시기 여자 아이들의 심리 상태와 행동 양식이 궁금하다면 한번 쯤 볼만한 청소년 소설이다. 표지에 그려진 여자 아이보다는 좀더 성숙된 연령의 아이라는 점도 유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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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1 - 맛의 시작
허영만 지음 / 김영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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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만화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누구나 한번쯤 만화의 세계에 빠져들기 마련인 학창 시절에도 그리 깊이 발을 담그지 않았다. 감성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는지, 비주얼한 측면에 그다지 관심과 흥미가 없었기 때문인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그런 내가 30대가 되어 처음으로 만화책을 보기 시작했다. 그것도 시리즈로 말이다. 그 책이 바로 허영만의 <식객>. 그렇다고 내가 예전부터 만화가 허영만의 팬이었던가. 사실 이 책을 보기 전까지 그의 만화로는 까치와 엄지 캐릭터 정도 외에는 모르고 있었다. 

  이 책은 명절 때 뭘 사들고 시댁에 들고 가면 좋을까 고민하던 와중에 처음 알게 되었다. 최소한 2박3일은 시댁에 머물러야 하는데 아무리 일이 많다 해도 잠시 짬은 나기 마련이고, 나 이외의 가족들도 매우 심심한 때가 있음을 알기 때문이었다.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책이 없을까... 그러다 이 책이 눈에 띄었고, 정말 탁월한 선택이 되었던 것이다.    

  음식과 요리를 주제로 한 다섯가지 에피소드로 구성된 만화. 그러나 이 책을 설명하기에는 이것 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 단순히 음식과 요리 정보를 알려주는 책에 그치지 않고, 이 시대에 필요한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생각케한다. 책 속 주인공인 성찬을 보면서 최고의 식재료와 요리를 향한 그의 집념과 끊임없는 노력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일종의 신념까지 가지고 있는 그를 이 시대 진정한 장인이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그와 다른 분야의 일을 하고 있는 독자들에게도 그의 모습은 큰 교훈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어디 그 뿐이랴. 음식을 둘러싼 여러 가지 사연과 사건들을 통해 이 시대 내가 알지 못하고 있던 무언가를 알게 되는 즐거움도 작지 않다. 배고프던 그 때 그 시절의 추억을 담고 있는 '찐 쌀'을 도시에서 성장한 30대인 내가, 그리고 어린 내 아이가 어찌 알겠는가. 그러나 이 책을 통해 어렴풋이 떠오르는 과거의 영상 그리고 질퍽한 정서는 나와 아이 모두에게서 공감되고 있음을 느낀다. 이름도 몰랐던 '가을 전어'를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으니, 그 후 TV 에서 전어에 관한 내용이 방송될 때 '책에서 보았던 그 전어', 하면서 살짝 입맛을 다시게 되는 것도 공통적이다.

  이 책은 첫 선을 보인 시댁에서 큰 히트를 친 이후(!) 명절마다 2권씩 며느리인 내가 사가야 하는 즐거운 불문율이 생겼다. 내 아이도, 아이의 삼촌도 조용히 식객 한 권을 들고 독서에 열중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연출되곤 한다. 그리고 한마디씩... "이거 언제 다같이 먹으러 가자~!!" 

  즐겁고, 맛있고,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책!  식객은 온 가족의 보물 같은 책이 되었다. 부디 초심을 잃지 않는 책이 계속 만들어져서 오래도록 사랑받는 명품 만화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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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2006-10-31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깐 까치와 엄지는 이현세화백 만화의 주인공입니다..
허영만화백의 주인공은 이강토입니다..요즘 영화화된 <타자>의 작가이기도 하고요..제가 좋아하는 작가입니다..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오! 한강>도 한번 보시길..

도서관 2006-12-18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이렇게 만화에 문외한이랍니다...^^
오 한강, 기억해둘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