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해석, 감춰진 인간 정신의 숨은그림찾기 청소년 철학창고 14
지크문트 프로이트 지음, 안병웅 옮김 / 풀빛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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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 분석의 대가로 알려져 있는 심리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 '무의식, 전의식, 의식'이라든가, '이드, 자아, 초자아'와 같은 유명한 개념은 대학에서 공부했던 기억이 어렴풋하게 난다.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는 너무도 유명한 이야기. 그러나 그의 저서를 읽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것도 프로이트의 초기 저작이며 가장 유명한 [꿈의 해석].

   프로이트의 나이 44세인 1900년에 출간된 [꿈의 해석]은 그의 연구 성과 중에 전기에 해당하는 시점의 저작이다. 꿈에 주목하여 의식의 세계를 설명했고, 연구자로서의 후기에는 자아 개념과 죽음의 본능에 대한 연구가 전개된다. 프로이트 연구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은 초판 600부가 모두 팔리기까지 9년이 걸렸고, 심리학계의 바깥에서는 물론 안에서조차 엄청난 비판에 직면했다고 한다.

   "나는 꿈을 해석할 수 있는 심리학적 기술이 존재하며, 이 방법을 적용해서 모든 꿈이 낮 동안의 정신 활동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 한다."  

   이렇게 시작되는 [꿈의 해석]은 꿈의 해석 방법, 꿈의 목적과 출처, 꿈의 여러 특징들이 소개되는데, 여러가지 다양한 꿈의 해석 사례가 또한 실려있다. 책을 읽고 나서 책의 말미에 설명된 소개를 나중에 읽었다. 저자와 책 소개를 읽으니 비로소 고개가 끄덕여진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꿈에 대한 프로이트의 설명은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었으나, 책에 실린 수많은 사례들에 대해서는 과연 그럴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신경증 환자를 치료하면서 프로이트는 '최면술' 대신 '자유연상법'을 적용해보고 정신 분석에 있어서의 효과를 확신하게 된다. 자유롭게 꿈에 대해 설명하게 함으로써 환자의 정신 세계를 파악할 수 있다고 믿었던 프로이트. 스스로의 꿈도 그러한 방식으로 분석하고 유명한 문학 작품에도 그러한 접근을 해본다. 그러나 딱부러진 과학적 근거나 논리는 발견할 수 없어서 읽는 이를 곤혹스럽게 만드는 점이 있다. 백년전 이 책에 가해진 수많은 비판은 바로 나의 생각과 일치했던 걸까?

   그러나 그의 꿈에 대한 주목과 해석은 돋보이지 않을 수 없다. 그에 따르면, 꿈은 소망을 충족하기 위한 것이며 왜곡되어 나타난다. 꿈은 어린 시절과 연관되어 있으며, 전형적인 꿈이 있다. 꿈은 마음의 상태를 보여 주며, 꿈을 통해서 무의식의 세계에 들어갈 수 있다. 이 책의 역자에 따르면 꿈이란 '인간의 내면으로 들어가는 문'. 이러한 꿈의 특성과 꿈을 해석하는 기법을 제시함으로써 프로이트는 심리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인간의 무의식과 성의 욕구에 대한 발견은 심리학 뿐만 아니라 다른 학문 분야에서도 중요한 이슈가 되었다. 또한 그에게 제기된 비판은 곧 새로운 연구를 촉발하는 힘으로도 작용했을 것이니, 그의 연구는 긍정적으로나 부정적으로나 기여한 바가 있다고 본다. 

   원전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쉽게 풀어쓴 책이라 읽기는 어렵지 않다. 단 머리로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 때문에 간혹 멈추게 되는 일은 생긴다. 그러나 그동안 프로이트의 연구 결과를 몇가지 개념과 이야기로만 단편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에 비해, 이 책을 읽음으로서 좀더 폭넓은 이해가 생겼고 그의 연구 전체를 거시적으로 조망하는데 도움이 된 것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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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보인다, 나의 특별한 실험책 - 자연의 아이들
라이너 쾨테 지음, 이자벨레 딘터 그림, 김영귀 옮김 / 풀빛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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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세계는 항상 어렵게만 느껴진다. 완벽한 문과 취향이었던 엄마를 닮은 두 딸들도 과학과 그다지 친하지 않아서, 책장에서 가장 덜 선택되는 책이 바로 과학에 관한 책들이다. 과학의 기본이자 가장 중요한 방법인 실험, 역시 멀게만 느껴지는 활동이니 엄마의 고민은 큰 편이다.    

이 책의 표지를 본 작은 아이가 '과학'과 '실험'이라는 말이 들어가 있으니 질겁을 한다. 어떤 내용일까 엄마가 먼저 훑어보는데, 생각보다 흥미롭다. 단숨에 끝까지 읽어 내려갔다. 일단 과학과 실험에 무지한 엄마도 읽어내는데 성공했으니, 아이들에게도 자신있게 권할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특별한 실험도구가 필요없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다. 실험 장소는 방 안이나 집 앞에서 충분하다. 엄마는 간단한 안내자 노릇만 하면 되니, 점점 더 자신감이 붙는다. 쉽고 간단한 실험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의 첫 실험을 이끌이주는 안내서가 될 수 있으니, '나의 특별한 실험책'이라고 할만 하다.    

책은 제법 두꺼운 편이고 판형이 크다. 물과 바람, 식물, 햇빛과 그림자, 공기, 따뜻한 것과 차가운 것, 우산과 소금쟁이, 달, 눈 등 여덟가지 소재로 모두 39가지의 질문을 제기하고 있다. 따뜻한 물과 큰 유리 그릇, 얼음 조각을 담은 그릇만 있으면 '구름의 생성' 원리를 알 수 있다. 또한 유리병 식물원 하나만 있으면 '물의 순환'에 대해 알 수 있으니 얼마나 간단하면서도 확실한지!  

과연 정말일까 의문이 드는 실험 내용도 있다. 식물은 빛이 똑바로 들어오지 않아도 길을 찾을 수 있을까? 구멍을 다른 방향으로 여러 개 뚫고 그 종이를 겹쳐놓은 상자 속에 화초를 넣는다면, 화초의 싹은 빛을 향해 구불구불 자랄 것이라 한다. 당장 해보고 싶은 실험이다. 어쩌면 이 방법으로 세상에서 하나 뿐인 신기한 화초의 모양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눈은 무엇으로 이루어졌을까? 1리터 계량컵에 눈을 담고 녹여보면 된다. 원래보다 많이 줄어든 물이 남아있는 것으로 눈은 공기와 얼음으로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단다. 눈송이가 빗방울보다 가볍게 내려오는 이유는? 남들은 다 아는 쉬운 내용인지 몰라도, 이 책을 보기 전엔 몰랐다. 눈이 내리면 아이와 함께 이 책에 소개된 눈과 관련된 간단한 실험을 몽땅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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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 역사탐정 1925년 - 사라진 비행사를 찾아라 스콜라 미스테리 & 팩션 북스 2
빌 도일 지음, 이승숙 옮김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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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만에 읽어보는 탐정 소설인가. 어렸을 때 읽어본 셜록 홈즈 이야기는 최근에 다시 전집이 나와서 도서관에서 쭉 빌려보기는 했었다. 내 기억 속의 가장 최고의 작품은 애거사 크리스티의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세상에, 소설의 화자가 범인이라니, 초등학생 때 읽었던 그 충격과 반전은 지금까지도 선명하다. 

  이 책은 'Time 역사탐정'이라는 시리즈 명이 붙어있다. 이 책은 그 중 제2권으로 밀주령이 내려져 있었던 미국의 1925년, 감쪽같이 사라져버린 비행사를 찾아가는 어린 탐정 소년의 이야기이다. 탐정 부모를 둔 이 소년은 탐정으로서의 '감(感)'이 너무나 뛰어나고, 여러 상황에서 전지전능의 모습을 보이기까지 한다. 세개의 라디오 다이얼의 숫자를 척척 맞추는 그 놀라운 능력을 보라! 소년 소설이 보여주는 전형적인 주인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의 눈으로 보아서 그런가(물론 일반화할 수는 없다), 사실 매우 재미있거나 흥미진진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스토리보다는 군데군데 등장하는 여러가지 정보들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심령술사가 탁자를 들어올리는 법, 채워진 수갑을 벗기는 법, 마술사가 벽돌담 마술을 성공시키는 법을 알게 되었으니 어른이 되어도 써먹을 수 있는 재미있는 팁을 얻었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다소 충격적인 결론은 밝히면 안되겠지? 이 책도 어엿한 탐정물이기 때문이다. "지금 내 앞에 자신이 진정 원하는 삶을 찾은 한 여성이 보여요"라는 멘트가 그 단서가 될지도? 아주 멋지고 또한 교육적인 결말이었다. 그 옛날의 두근거리던 설렘과 길게 남는 여운을 떠올릴 수는 없지만, 탐정 이야기를 매개로 역사적 소재에 친근하게 다가가는 경험은 새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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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칼로 - 사랑과 고통을 화폭에 담은 화가 여성 인물 이야기 10
반나 체르체나 지음, 이현경 옮김, 마리나 사고나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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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멕시코의 여성 화가 [프리다 칼로].

  낯선 이름이라 미술에 관한 나의 무지와 무관심을 혼자 책망하고 있던 차, 표지의 그림을 유심히 살펴보니 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느낌이 들었다. 머리에 꽃을 꽂고 손으로 얼굴을 가린 옆모습의 그녀. 주황색 옷을 입은 원색의 그림을 본 순간 언젠가 보았던 그녀의 그림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녀에게 '초현실주의 작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지만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는 내 꿈을 그린 적이 없다. 내가 그린 것은 항상 내 현실이었다." 그녀는 상상할 수 없는 고통과 보통 사람이 경험하기 어려운 사랑을 경험했다. 그리고 그것을 담담하게 그리고 당당하게 화폭에 담았다. 

  프리다가 태어난 것은 1907년. 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태어난 해를 멕시코 혁명이 발발한 해인 1910년으로  정한다. 혁명의 기억과 의미를 중요시한 그녀는 공산주의 운동와 반전 평화 운동에 깊숙이 관여하였고, 그림도 그 사상을 일정하게 따라가게 된다. 

  그러나 그녀의 생애만큼 소설적인 것은 없으리라. 어릴 때 찾아온 소아마비와 교통사고로 인한 장애는 그 후에 찾아온 우여곡절 많은 사랑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여겨졌다. 아이세움에서 나오는 [여성 인물 이야기] 시리즈는 역사속 인물을 완벽한 위인으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있는 사실 그대로 담담하게 그린다는 점이 다른 위인전과 다른 느낌을 준다. 어린이 독자만을 대상으로 한 인물 이야기는 아니지만, 지금까지 흔히 보던 인물 이야기와는 매우 다른 느낌을 준다.

  아쉬운 점은 그녀의 원작 그림은 마지막에 실려 있을 뿐 글 속의 삽화로는 접할 수 없는 점. 그리고 이 책을 어린이들이 보았을 때 어떤 반응일까 무척 궁금하다. 중학생인 내 아이는 "정말 이상한 사람이야"라는 한마디 반응을 보였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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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 통치론 나의 고전 읽기 5
박치현 지음, 존 로크 원저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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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크의 [통치론]은 서양사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루는 고전으로 꼽힌다. 절대 왕정의 시대, 그 강력한 왕권을 뒷받침하던 왕권신수설을 정면으로 공격하여 정치적으로는 계몽 군주의 시대로 전환하고 사회적으로는 시민 사회의 등장을 가져온 중요한 책. 그 역사적 의미와 중요한 논리 정도로 기억하던 로크의 통치론을 아이세움의 [나의 고전읽기 시리즈]로 만날 수 있었다.
 
  이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된다. 로크의 생애, 통치론의 내용, 통치론이 남긴 유산 등이다. [사회계약론]에서 루소의 생애로부터 출발한 것처럼, 이렇게 저작자의 생애로부터 출발하는 것은 상당히 흥미롭고 책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책이란 작가의 생애와 세계관을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통치론에서 왕권신수설을 어떻게 반박했는지, 홉스의 주장과는 어떠한 차이점이 있는지 매우 조리있게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쓴 작가는 기본적으로 논리적인 글쓰기에 능하고 다음 내용을 궁금하게 만드는 실력이 있다고 본다. 특히 홉스와의 차이, 소유권의 내용 등은 매우 재미있게 읽혔다. 

  작가는 또한 통치론이 남긴 유산에 대해 매우 폭넓게 다루고 있다.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자유, 그 토대를 마련한 것이 바로 로크라는 것이 가장 큰 유산이라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300년 전의 상황에서는 생각하지 못했던(생각할 수 없었던) 소유권의 문제가 나중에 어떠한 문제와 비판을 가져오는지 지적하는 대목은 날카롭다. 그러나 통치론의 영향력을 설명하는 지점에서 지나치게 그 범위를 확대함으로써 초점이 다소 방만해졌다는 인상을 준다. 

  아이세움의 [나의 고전읽기 시리즈] 중에서 자산어보와 함께 괜찮은 책으로 꼽고 싶다. 양장본이지만 책이 작고 가볍다는 것은 매우 큰 매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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