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역사탐정 1925년 - 사라진 비행사를 찾아라 스콜라 미스테리 & 팩션 북스 2
빌 도일 지음, 이승숙 옮김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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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얼마만에 읽어보는 탐정 소설인가. 어렸을 때 읽어본 셜록 홈즈 이야기는 최근에 다시 전집이 나와서 도서관에서 쭉 빌려보기는 했었다. 내 기억 속의 가장 최고의 작품은 애거사 크리스티의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세상에, 소설의 화자가 범인이라니, 초등학생 때 읽었던 그 충격과 반전은 지금까지도 선명하다. 

  이 책은 'Time 역사탐정'이라는 시리즈 명이 붙어있다. 이 책은 그 중 제2권으로 밀주령이 내려져 있었던 미국의 1925년, 감쪽같이 사라져버린 비행사를 찾아가는 어린 탐정 소년의 이야기이다. 탐정 부모를 둔 이 소년은 탐정으로서의 '감(感)'이 너무나 뛰어나고, 여러 상황에서 전지전능의 모습을 보이기까지 한다. 세개의 라디오 다이얼의 숫자를 척척 맞추는 그 놀라운 능력을 보라! 소년 소설이 보여주는 전형적인 주인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의 눈으로 보아서 그런가(물론 일반화할 수는 없다), 사실 매우 재미있거나 흥미진진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스토리보다는 군데군데 등장하는 여러가지 정보들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심령술사가 탁자를 들어올리는 법, 채워진 수갑을 벗기는 법, 마술사가 벽돌담 마술을 성공시키는 법을 알게 되었으니 어른이 되어도 써먹을 수 있는 재미있는 팁을 얻었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다소 충격적인 결론은 밝히면 안되겠지? 이 책도 어엿한 탐정물이기 때문이다. "지금 내 앞에 자신이 진정 원하는 삶을 찾은 한 여성이 보여요"라는 멘트가 그 단서가 될지도? 아주 멋지고 또한 교육적인 결말이었다. 그 옛날의 두근거리던 설렘과 길게 남는 여운을 떠올릴 수는 없지만, 탐정 이야기를 매개로 역사적 소재에 친근하게 다가가는 경험은 새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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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칼로 - 사랑과 고통을 화폭에 담은 화가 여성 인물 이야기 10
반나 체르체나 지음, 이현경 옮김, 마리나 사고나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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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멕시코의 여성 화가 [프리다 칼로].

  낯선 이름이라 미술에 관한 나의 무지와 무관심을 혼자 책망하고 있던 차, 표지의 그림을 유심히 살펴보니 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느낌이 들었다. 머리에 꽃을 꽂고 손으로 얼굴을 가린 옆모습의 그녀. 주황색 옷을 입은 원색의 그림을 본 순간 언젠가 보았던 그녀의 그림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녀에게 '초현실주의 작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지만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는 내 꿈을 그린 적이 없다. 내가 그린 것은 항상 내 현실이었다." 그녀는 상상할 수 없는 고통과 보통 사람이 경험하기 어려운 사랑을 경험했다. 그리고 그것을 담담하게 그리고 당당하게 화폭에 담았다. 

  프리다가 태어난 것은 1907년. 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태어난 해를 멕시코 혁명이 발발한 해인 1910년으로  정한다. 혁명의 기억과 의미를 중요시한 그녀는 공산주의 운동와 반전 평화 운동에 깊숙이 관여하였고, 그림도 그 사상을 일정하게 따라가게 된다. 

  그러나 그녀의 생애만큼 소설적인 것은 없으리라. 어릴 때 찾아온 소아마비와 교통사고로 인한 장애는 그 후에 찾아온 우여곡절 많은 사랑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여겨졌다. 아이세움에서 나오는 [여성 인물 이야기] 시리즈는 역사속 인물을 완벽한 위인으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있는 사실 그대로 담담하게 그린다는 점이 다른 위인전과 다른 느낌을 준다. 어린이 독자만을 대상으로 한 인물 이야기는 아니지만, 지금까지 흔히 보던 인물 이야기와는 매우 다른 느낌을 준다.

  아쉬운 점은 그녀의 원작 그림은 마지막에 실려 있을 뿐 글 속의 삽화로는 접할 수 없는 점. 그리고 이 책을 어린이들이 보았을 때 어떤 반응일까 무척 궁금하다. 중학생인 내 아이는 "정말 이상한 사람이야"라는 한마디 반응을 보였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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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 통치론 나의 고전 읽기 5
박치현 지음, 존 로크 원저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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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로크의 [통치론]은 서양사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루는 고전으로 꼽힌다. 절대 왕정의 시대, 그 강력한 왕권을 뒷받침하던 왕권신수설을 정면으로 공격하여 정치적으로는 계몽 군주의 시대로 전환하고 사회적으로는 시민 사회의 등장을 가져온 중요한 책. 그 역사적 의미와 중요한 논리 정도로 기억하던 로크의 통치론을 아이세움의 [나의 고전읽기 시리즈]로 만날 수 있었다.
 
  이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된다. 로크의 생애, 통치론의 내용, 통치론이 남긴 유산 등이다. [사회계약론]에서 루소의 생애로부터 출발한 것처럼, 이렇게 저작자의 생애로부터 출발하는 것은 상당히 흥미롭고 책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책이란 작가의 생애와 세계관을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통치론에서 왕권신수설을 어떻게 반박했는지, 홉스의 주장과는 어떠한 차이점이 있는지 매우 조리있게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쓴 작가는 기본적으로 논리적인 글쓰기에 능하고 다음 내용을 궁금하게 만드는 실력이 있다고 본다. 특히 홉스와의 차이, 소유권의 내용 등은 매우 재미있게 읽혔다. 

  작가는 또한 통치론이 남긴 유산에 대해 매우 폭넓게 다루고 있다.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자유, 그 토대를 마련한 것이 바로 로크라는 것이 가장 큰 유산이라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300년 전의 상황에서는 생각하지 못했던(생각할 수 없었던) 소유권의 문제가 나중에 어떠한 문제와 비판을 가져오는지 지적하는 대목은 날카롭다. 그러나 통치론의 영향력을 설명하는 지점에서 지나치게 그 범위를 확대함으로써 초점이 다소 방만해졌다는 인상을 준다. 

  아이세움의 [나의 고전읽기 시리즈] 중에서 자산어보와 함께 괜찮은 책으로 꼽고 싶다. 양장본이지만 책이 작고 가볍다는 것은 매우 큰 매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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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걸롱맨 나롱이 수학 놀이북
예림당 편집부 엮음 / 예림당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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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모르는 캐릭터 쾌걸롱맨 나롱이.
그러나 아이는 너무나 잘 알고 반가워한다.

'놀면서 재미있게 배우는 것'만큼 유아기에 적합한 교육이 어디있으랴.
특히 이 책에는 저금통 종이본과 실물화폐 모형이 있는 것이 마음에 든다.
화폐의 단위를 알아보고 돈을 계산해보는 연습을 아이가 특히 좋아한다.
스티커는 기본! 워낙 스티커를 좋아하는 아이라 두말할 필요 없고~!
 
이 책에서 다루는 수학의 영역은 생각보다 폭이 넓은 편이고 아이들 눈높이에 잘 맞다.  
거기다 키재기 표와 구구단 책받침도 아주 잘 나왔다.
아직 구구단을 외울 때는 아니지만 노래로 구구단 부르는 것을 매우 좋아하기 때문이다.
숫자가 1부터 20까지 나오니 아이의 수준에 유의해서 선택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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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문학을 그리다
종이나라 편집부 엮음 / 종이나라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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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처음 넘겨보았을 때는 이게 그냥 휘리릭 넘기면 되는 책인가보다 생각했었다. 그러다 시간을 내어 한장 한장 그림도 살펴 보고 글도 읽어 보았다. 아... 이런 저런 생각들이 한꺼번에 떠오르면서, 몰입하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책이었다. 

  얼마 살지 않은 나의 평생 중에서 시를 가장 많이 읽었던 때는 고등학생 때였다. 오래되고 칙칙했던 공립 여자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유일하게 내가 애정을 가지고 생활했던 문예반 시절. 매일 남아 습작을 하면서 시집을 읽기 시작했고 좋아하는 시인도 생겼다. 그 때 만났던 김수영, 신경림, 정호승, 천상병, 기형도... 그러나 나는 시를 쓰지 못했다. 시는 읽는 것 만으로도 벅찼다. 운율을 맞추고 시어를 고르는데 약하다는 핑게로 줄창 산문만 써댔고, 교지 편집에만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이 책이 소중하게 읽혔던 것은 내가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시와 시인들을 만났기 때문이다. 오래 전에 내 가슴을 울리고 친구들과 밤을 새워 이야기를 나누었던 그들, 시인들. 그동안 잊고 있었구나. 이렇게 아름답고, 슬프고, 가슴을 울리고...

  이 책에는 시 외에도 소설의 일부도 실려있다. 전편을 실을 수 있는 시 쪽에 더 눈이 가는 건 사실이다. 최근에 신문에서 보았던 김혜순의 '모래여자'도 실려 있다. 그녀의 이름이 시인의 이름이 아니라고 평론가들은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녀는 시인으로써의 얼마전 아주 큰 영예를 얻었다. 관심이 있어 열심히 읽어 보았으나 아직도 뜻은 잘 모르겠다. 여전히 시는 읽는 것 만으로도 벅차다.   

  긴 글의 일부도 앞뒤를 상상해보는 맛이 있다. 예전에 읽었던 글을 만나면 반갑고, 아는 작가의 새로운 글을 만나면 그의 이미지로 상상해보고, 전혀 알지 못하는 작가의 글을 만나면 관심이 생긴다. 그리고 그림. 

  그림에 문외한이라 생각하는 나의 눈에, 이 책에 실린 그림들은 하나하나 나에게 말을 걸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하나같이 다른 그림과 표현 방식들. 저절로 탄성이 나올만큼 아름답기도 하고, 아무리 봐도 이상하기도 하고, 입이 한순간에 막힐 정도로 강렬하기도 하다. 문학을 표현했을 이 그림들은 그림 자체에 대한 호기심도 유발한다. 처음에는 그림을 먼저 한 눈에 보았다가, 그 다음 글을 읽었다가, 다시 그림을 찬찬히 보게 된다.

  도대체 어떻게 된 사연으로 이 그림들이 그려진 것인가. 궁금하여 살펴보니 맨 마지막에 기획의 변 2장이 있을 뿐이다. 오히려 인터넷 서점의 도서 소개를 보고 문학상 수상작을 대상으로 화가당 3점씩 그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책에서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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