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16강행을 결정짓는 스위스와의 결전을 보기위해서 잠도 자는둥 마는둥 하면서 새벽4시에 경기를 지켜보았다. 원래 별로 애국심도 없는 나같은 사람들이 국가대항 스포츠경기등을 할때면 어떻게 다들 그렇게 애국자가 되는 지를 보면 스포츠란 총성없는 국가간의 전쟁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게 온 나라가 월드컵에 광분하고 거리에서 빨간옷에.. 태극기에.. 또 응원방망이를 가지고 날새도록 쇼도하고 목이 터져라 응원을 했다. 그 응원현장에는 없었지만 그 현장을 생중계 해줄때의 현장감은 간접적으로 느낄수 있었고 열두번째 선수들의 뜨거운 열정에 소름이 끼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드뎌 대 스위전이 열리고 현지의 붉은악마들의 함성이 경기장을 압도하면서 독일 경기장도 우리나라 여느 경기장에서 경기를 하는 것과도 다르지 않을 만큼의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고 있었다. 아직도 대부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그때 6월의 함성과 짜릿한 순간순간의 명승부 장면을 또렸하게 기억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때의 열정이란 참 대단했던거 같았다. 2002년에 내 개인적으로 무슨일이 있었는가 보다는 2002년 대한민국이 월드컵4강 신화를 이루기까지 과정.. 그 순간순간의 골장면과 환희의 순간들이 더욱도 기억이 또렷하니 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때의 환각제와도 같은 흥분감과 환희 그리고 온나라가 하나되는 일치감, 뜨거운 열정들을 기억하고 또 그러한 감정들을 이번에도 만끽하려고 월드컵이 D-200일이네 D-100일이네 떠들면서 축하행사도 하고 월드컵이야기들로 한껏 사람들의 감정을 부풀렸었더랬다. 어쩜 월드컵은 온나라가 하나로 합심하고 통일하고 단결되면서 그 기간 동안의 우리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을 응원하고 좋은 경기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간을 기다리고 그 기다리는 시간동안 마법을 주문하고 또 희망하고.. 하면서 어떤 심리적인 긴장과 기쁨과 좌절을 맛보는 고도의 심리드라마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과정이 어떻게 됐던간에 우리는 오늘 16행이 좌절되었다. 어찌 허탈하고 억울하던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노름을 좋아하는 사람은 이런감정을 느껴을 것이다. 말하자면 포커게임에서 내패가 아집이어서 배팅으로 쌓여있는 모든 돈들이 내돈이라는 행복감에 젖어 있었는데 마지막 배팅을 하고 난후 카드를 오픈하였을때 상대방카드가 포카로 판돈을 싹 집어먹어 오링된 느낌... 그것도 초저녁에 시작해서 동이 틀 무렵 승부를 갈라놓는 그 한방이란.. 그리고 그렇게 당하고 오링이 되어서 집에 가기위해 밖으로 나왔을때 싸늘하고 이제 먼동이 트면서 새벽의 스산한 기운이 느껴지는 그 한랭함이란.. 패자의 아픔을 그대로 전해주는것이었다.
물론 우리 대한민국대표팀에게 무한한 박수를 보낸다. 이천수, 박지성, 안정환, 최진철 모든 선수들 진짜 다리가 부서져라 안뛴 선수들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축구는 경기내용보다는 결과가 아닌가. 차범근은 축구는 피겨스케이팅이 아니다 라는 말로 경기결과의 중요성을 강조했었다.
우리가 2002년 한국에서 월드컵을 개최할때 우리선수들이 잘뛴것도 사실이지만 주최국이라는 어드벤티지를 받았다는 사실은 누구라도 공감을 할것이다.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우리와 상대한 쟁쟁한 국가들은 모두들 탈락하지 않았는가? 오늘 인터넷기사에서 본것인데 박지성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심판의 판정도 경기의 일부분이다' 이 말속에는 심판의 판정에 대한 함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즉 심판이 경기의 어느 정도는 개입이 되어있다는 말과 같다. 구억만리 이국땅에서 잘 싸웠지만 개최국 독일과 가깝고, 또 현 피파회장이 스위스사람이라고들 하지 않는가? 경기전에 그런 부분들이 우려가 되었지만 그 것이 예상했던대로 현실로 나타난 것 뿐이었다.
그래서 우리가 토고에게 승리를 한것은 참으로 값지고 위대한 승리인것 같다 ' 대한민국이 해외에서 승리한 첫번째 게임' 상대방의 어드벤테지에도 불구하고 그 상대팀을 이길수 있는 실력만이 세계무대에서 인정받는다라는 사실말이다. 열심히 잘 했는데 참으로 아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이젠 뭐하고 시간을 보낼까? 그래도 축구때문에 시간도 잘가고 화젯거리도 있었는데..................
축구는 오늘............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