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입문 - 초보자를 위한 정통 마법서
스티브 세이브다우 지음, 조하선 옮김 / 물병자리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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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요가나 명상을 하다보면 세상 대부분의 것들이 분리되어 있지 않고 하나의 유기체로 조직돼있다는 것을 직관하게 된다. 종교와 문화권을 넘어서 깨달은 현인들이 공통적으로 말씀하고 계신 것도 이와 같다.

<마법입문>은 실제로 응용이 가능한 책이라 해도 훌륭한 스승 없이 혼자 시도하기엔 위험한 행법이 많았고 우리나라에서 구할 수 없는 재료들도 많았다. 그럼에도 이 책을 통해 얻은 것은 이미 알고 있음에도 놀라운 사실, '모든 길은 하나로 통한다'는 것.

마법사는 마법을 통해, 요기들은 요가를 통해, 사두들은 고행을 통해 얻는 그 깨달음의 세계는 사실 평범한 우리 곁에도 아주 가까이 있다. 글쟁이는 글을 통해, 영화쟁이는 영화를 통해, 학자는 공부를 통해, 상인은 장사를 통해, 심지어 도둑은 도둑질을 통해서도 그리로 이를 수 있을 것이다. 주역이나 요가나 불교의 가르침이나 서양의 마법이나, 깊이까지 공부해보진 못했지만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그 모든 종교와 철학이 추구하는 궁극은 하나, 지금 내 삶을 옹골차게 살아내서 영혼이 성장하는 것이다.

*변신, 잡귀 소환, 미운 사람 골탕먹이기 등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비추천이다. 흑마법에 관한 것은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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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5-05-04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아쉽네요. 흑마법을 익히고 싶은데, 제 안의 마나는 검은과거든요. ^^
리뷰 올리시는 책들이 다 관심가는 책들이세요. 여러권 보관함에 들어가고, '인도기행'은 보관함에서 빼버렸어요.

OLIVIA 2005-05-05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끔은 돈벼락 내리는 마법이나 미운놈 골탕먹이는 마법같은 걸 좀 배우고 싶은데, 그런건 어디가면 배울수 있는건지... -_-;
 
영혼의 마법사 다스칼로스
키리아코스 C. 마르키데스 지음, 이균형 옮김 / 정신세계사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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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모든 것에 회의하라'는 명제를 원칙으로 살아온 어느 사회학자가 키프러스의 한 신유가(일명 스트로볼로스의 마법사)를 지켜본 몇 년 간의 사실적 기록이다. 회의주의자인 작가는 다스칼로스가 일으키는 그 많은 기적들을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하려 애써보지만, 그가 경험하는 현상은 분명 그 이상이었다.

다스칼로스의 이론은 존재를 초월한 '있음'으로서의 신과 그 신의 한 부분인 인간의 영적 진화과정을 구체적인 실례들로 증명해내고 있다. 유체이탈, 심령치료 등의 신비적 현상에서부터 선과 악의 근본과 인류의 변화 방향, 삶의 목적 등에 대해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종교나 철학에 회의를 가졌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품었을 만한 의문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설령 내가 궁금해하는 것을 책 속에서 다루지 않고 있다 하더라도 다스칼로스는 분명 내 질문에 대한 가장 적당한 대답을 알고 계실 것만 같다는 믿음이 든다.

책을 읽는 동안 너무나 행복해서 남은 쪽수 세어가며 아껴 읽은 책이다. 읽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속편격인 '사랑의 마법사 다스칼로스'도 샀다.

 아직도 살아계실까? 그렇다면 서둘러 짐을 싸서 키프러스로 날아가고 싶다는 생각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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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아이 콤플렉스
조안 루빈-뒤취 지음, 김선아 옮김 / 샨티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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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가깝게 지내던 친구 하나가 어느날 절더러 '착한아이 콤플렉스'라고 하기에
정말 그런가? 골똘히 생각하다가 마침 이런 책이 나왔다길래 사서 보았지요.
제 내면에 어린 시절에 나 자신과 맺은 건강하지 못한 계약이 있다는 것도 맞았고
아직도 그 계약에 아직도 상당 부분 영향받고 있다는 것도 맞았어요.
그런데 운좋게도 몇해 전부터 요가와 명상을 시작하면서 또 좋은 책들을 만나면서
제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걸 느끼던 중이었어요.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것은 저한테 '착한아이 컴플렉스'라고 지적해주던 그 친구 또한
건강하지 못한 계약으로 자신의 삶을 버거워하고 있다는 것이었어요.
돌아보니 이 책이 필요한 사람이 주변에 제법 되는 것 같았어요.
물론 모두 그 나름의 행복을 찾아가며 살고 있겠지만, 이 책을 읽고나면 아마 조금은 더
사는 일이 가벼워지고 행복해지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

뭘 써봐라, 명상을 해라, 고작 책 주제에 이것저것 시키는 것도 많네
투덜거리면서 읽었지만 ^---^ (히이)
저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되었어요.
언젠가 제 친구가 이런 가르침에 마음과 귀를 열 준비가 되었을 때 꼭 한권 선물하고 싶군요.

매일 좋은 날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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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돌리노 - 상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현경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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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천재들을 시기한다. 그래서 그들을 모함하고 헐뜯는 걸 낙으로 삼는 편이다. -_-b 그런 내가 처음부터 '포기'한 인물이 있으니 바로 움베르토 에코 선생님이시다. 혹자는 그의 소설을 두고 지적 헤게모니를 쥔 자 특유의 횡포라 하기도 하나, 나로선 횡포고 자시고, 타고난 이야기꾼으로서의 그 재능과 치열한 공부, 오랜 연습을 통한 간명한 글쓰기- 이 모든 게 부러울 따름이다. 연구도 하고 아이들도 가르치고 소설도 쓰고 평론이며 에세이, 도대체 그 많은 걸 어떻게 다 해낸담?

바우돌리노는 이탈리아 알렉산드리아에서 태어난 중세 인물로, 거짓말에 관한 한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사람이다. (실제 바우돌리노 성인은 알렉산드리아의 수호성인이기도 하다. 여기서부터 거짓말과 진실의 혼돈은 시작된다.) 신성로마제국 황제에게 그럴듯한 거짓말을 해서 양자로 입적되고 위기에 봉착할 때마다 그 천부적인 재능을 이용해 살아남고 입신양명하기에 이른다.

그런데 모든 거짓말쟁이들이 그렇듯, 바우돌리노와 그의 친구들은 자기들이 지어낸 거짓말을(세계의 동쪽 어딘가에 엄청나게 부유하고 강한 왕이자 사제인 요한의 왕국이 있을 거라는) 스스로 믿기에 이른다. 거짓말로 남들을 설득하려다 자기 자신이 그 덫에 말려든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거짓말 왕국을 향해 모험을 떠나고, 그 모험 속에서 많은 것을 잃고 많은 것을 경험한다.

바우돌리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관 니케타스는 그의 이야기를 역사에 기록할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하다가 결국은 그의 황당한 모험 이야기를 역사에서 누락시키기로 결정한다. 어차피 기록되는 역사도 잘 정리된 어떤 한 사람의 거짓말에 불과할지도 모르는 것을. 바우돌리노는 처음부터 거짓말쟁이였으니, 그의 거짓말은 영원히 거짓말로 남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여겼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바우돌리노 이야기는 말 그대로 '야사'가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신화나 전설처럼 떠받을여지고 후세 사람들은 그 이야기에 현혹되어 다시 성배를 찾으러 떠난다.

이 그럴싸한 이야기마저도 모두 거짓말. 거짓말이 설득력을 갖기 위해 한겹 두겹 옷을 덧입을수록 거짓말은 본래의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워진다. 가만 생각해보면 우리가 진실이라 믿는 것들도 실체가 밝혀지지 않은 거짓말에 불과할지 모른다. 거짓말로 둘러싸인 세계, 거짓말로 유지되는 관계, 거짓 고백, 거짓 증언들- 가짜가 더 진짜 대접을 받는 세상, 이런 세상에서 진실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이야기의 재미도 재미지만, 이 시뮬라크르의 시대를 예리하게 통찰해낸 작가의 안목과 공부의 깊이에 다시금 탄복하며, 사람이 어떤 한 분야에 통달하게 되면 면벽이나 입산수도하지 않아도 입신의 경지에 이를 수 있음을 알겠다. 뭔갈 쓰려면 이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날마다 어깨가 무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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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반양장)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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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하디 흔한, 진부하디 진부한 남녀의 '연애'를 다분히 철학적인 관점에서 서술한 소설. 연애의 시작에서 진전, 결말과 극복에 이르기까지, 체험하지 않으면 쓰지도 절감하지도 못할 이야기가 아주 섬세한 눈과 꼼꼼한 손으로 기록되어 있다. 문장 군데군데 넘쳐나는 유머와 기지도 이 소설의 백미.

더 놀라운 것은 처녀작인 이 소설을 발표한 저자의 나이가 방년 25세였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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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5-05-04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막 화나더라구요!

OLIVIA 2005-05-05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스물다섯에 이런걸 썼다니까 대체 어떤 놈인가 싶어 좀 화나더라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