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요가 - 멋지게 오래 사는 길
정태혁 지음 / 정신세계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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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나라에 요가를 최초로 들여오셨다는 정태혁 선생이 쓰신 실버세대를 위한 요가책이다. 우선 큼직큼직한 활자와 시원한 행간이 어르신들 보시기 수월할 것 같다. 평생 요가를 연구하고 가르치고 수행해온 분으로서, 요가가 실버 세대에게 특히 중요한 이유가 본인의 체험을 바탕으로 설득력있게 씌어있다. 책 중반까지는 어르신들이 무리하지 않게 따라할 수 있는 요가 동작들이 단순하고 명쾌한 삽화로 소개되고 있고, 노화방지를 위한 명상의 효능과 방법 등도 친절하게 설명돼 있다.

그런데 내가 좀 아쉬웠던 점은, 이 책의 대상이다. '실버' 세대를 위한 요가이니 당연히 노년기에 접어드신 분들을 우선 고려해서 만든 책이 틀림없다. 그런데 노년기에 접어들어 처음으로 요가를 배우는 분들에게 요가란 무엇이고 요가의 원리는 이러이러하다는 것을 소개하기엔 책의 내용이 다소 어렵게 느껴진다. 요가 수련 5년차에 접어들어 요가 관련 서적을 여러 권 읽어본 내게도 아직 어려운 개념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나이 들어 처음으로 요가에 입문하는 분들에겐 그분들 눈높이에 맞는 적절한 설명과 예시가 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우리 나라 실버 세대가 받은 교육 수준과 그들이 살아온 사회적 배경 등을 좀더 고려해서 이보다 더 쉽게, 도판이나 삽화를 더 많이 삽입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 보았다.

이미 요가를 접해보았거나 요가에 대해 아는 사람들이 읽기엔 더 상세한 설명이 아쉽고, 처음 접하는 사람에겐 너무 어렵게 느껴지는 요가책. 책 제목을 처음 봤을 땐 다 읽고나서 할아버지 할머니께 권해드려야겠다 싶었는데 다 읽고나니까 조금 망설여진다. 책의 말미에 붙어있는 부록은 좋은 내용이긴 하지만 책 전체의 성격에 비추었을 때 조금 생뚱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가 입문서나 소개서에 들어갈 내용은 아닌 듯 싶다.) 그렇지만 팔순이 훨씬 넘은 나이에도 정력적으로 글을 쓰고 요가를 수행하는 저자께서 앞으로 실버들을 위한 더 쉽고 기초적이고 요가가 친근해지는 요가 입문서를 써주실 날이 또 있지 않을까, 삼가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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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소 - 중국문학 다림세계문학 1
차오원쉬엔 지음, 첸 지앙 홍 그림, 양태은 옮김 / 다림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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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보았던 첸 카이거의 '현 위의 인생'이 떠오르는 작품이다.
한 번도 안가본 중국이 너무나 아름답고 고요할 것만 같은 느낌.
 
비도 많고 물도 많은 한갓진 깡촌에서
가무잡잡하고 가난한 아이들이 자연과 더불어 성장하는 이야기.
인간 사이에 있을 수 있는 오해와 선입견을 다룬 '빨간호리병', 갓 세상에 눈뜬 소년이 무시무시한 바다소하고 벌이는 사투를 그린 '바다소', 가득 고인 논물 위로 새파란 하늘이 비칠 것 같은 '미꾸라지', 무관심 속에서 병들어가는 영혼을 그린 '아추', 무엇 하나 버릴 게 없이 훌륭한 작품이다. 

좋아하는 친구가 농사짓는 기숙학교에 입학한 이후, 이래저래 자꾸 관심이 그리로 간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고요한 삶. 그 속에선 누구나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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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동물과 대화할 수 있다 - 애니멀 커뮤니케이션의 아름답고 놀라운 이야기, 2007년 간행물윤리위원회 청소년 권장도서
마타 윌리엄스 지음, 황근하 옮김 / 샨티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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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나쁜 벌레는 없다'에 이어 사람들이 곤충 뿐만 아니라 동물과도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

세상에, 동물과 이야기를 하다니?

이 황당한 질문은 18세기, 19세기까지만 해도 아주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여겨져왔던 일이다. 사람들은 길을 낼 때나 집을 지을 때, 꿈에서 보고 들은 일이나 아이들이 하는 말을 허투루 듣지 않았다. 우리가 알고있는 근대적인 '과학기술'이 보급된 이후로부터 사람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 귀에 들리지 않는 것을 믿지 않게 되어버린 것 뿐이다. 하지만 인간의 오감이란 얼마나 불완전한 것인가! 현대의 물리학은 오히려 막연하기만 했던 '기'의 존재를 증명하고 있고 서양의 의학들이 동양의 침술과 뜸을 깊이 연구하고 있는 이 시대, 우리가 알고있던 과학의 잣대에서 벗어나 이런 새로운 생각에도 귀를 기울여 봄직하다.

나도 가끔 책에서 설명한 대로 짬짬이 동물이나 곤충들고 대화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아주 잘되는 것 같지는 않지만, 가끔 그들에게서 어떤 답을 얻었다고 느낄 때가 있다. 그리고 그 답대로 행동했을 때 내가 기대했던 결과를 얻을 때도 있었다. 앞으로의 세상은 지금처럼 가슴이 머리를 보조하는 시대가 아닌, 머리가 가슴을 보조하는 시대가 될 거라던 은사님 말씀이 뇌리에 떠오른다. 이런 새로운 관점의 책이 앞으로도 많이 쏟아져나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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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한 포기 다치지 않기를
클로드 안쉰 토마스 지음, 황학구 옮김 / 정신세계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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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적인 환경에서 자라난 열여덟 소년이 전쟁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베트남에 파병되어, 죽이고 죽는 진창 한가운데서 절대적인 폭력을 경험한다. 소년은 전쟁에서 혁혁한 공을 세우고 수십 개의 무공훈장을 가슴에 단 채 귀국하였다. 그러나 금의환향에 대한 소년의 꿈은 한낱 '꿈'에 불과했다. 사람들은 고통의 흔적을 돌아보기 싫어하고, 고통을 상기시키는 사람이 옆에 있는 것도 불편해하기 때문이다.

클로드 안쉰 토머스. 가사 차림에 빡빡머리, 한눈에 보아도 스님처럼 생긴 얼굴에선 깊은 고통과 연민, 평화가 함께 느껴진다. 전쟁이 준 심리적, 정신적인 상처로 오랫 동안 스스로 삶을 파괴하고 자신을 학대하며 살아온 사람. 이제는 그 고통 한가운데서 고통을 응시하는 표정으로 서 있다.

저자는 전쟁이 어딘가 다른 밖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전쟁은 바로 지금 '내' 안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문제는 우리가 그 사실을 모르고 있거나, '그' 전쟁과 '이' 전쟁은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데 있다. '평화 운동을 하려면 너 자신이 평화가 되어야 한다'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지만 이 책 만큼 구체적으로 그 사실을 와닿게 한 경우는 처음이다. 

베트남 전쟁의 참혹한 현실과 아무것도 모르고 그 전쟁 속에 말려들어간 어린 소년의 이야기를 읽을 때에는 나도 밤마다 전쟁의 악몽을 꾸고 실제로 온몸이 아파왔다. 이렇게 쓰인 것을 읽는 것만으로도 온 몸이 아프고 힘든데, 실제로 그 일을 겪어내야 했던 사람은 오죽했을까. 그 일을 겪고 '나는 아팠다'고 말할 수 있기까지 그가 겪어야 했을 지옥이 어떤 것이었을지, 나는 짐작조차 할 수 없다.

그러나 그는 치유란 고통의 부재가 아니라고, 평화란 갈등의 부재가 아니라고 말한다. 고통과 갈등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도 내가 괜찮은 것, 그것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인정할 수 있는 것, 그것이 치유와 평화의 진실이다. 

 

이 사회에서 우리는 자신이 서로 다르다고 생각하도록 조건화되어 있다. 우리는 자신이 노숙자, 마약중독자, 살인자, 어린이 성추행자와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우린 그들과 다르지 않다. 우리가 지금 그런 상황에 있지 않다고 해서, 그들과 다른 것은 아니다.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지 않고 망각 속에 산다면, 우리도 역시 자기도 모르게 노숙자나 이혼자나 강간범이나 치한이 될 수 있다. 고통이 눈 깜짝할 사이에 우리를 그런 곳으로 데려가서, 우리가 어떻게 거기 왔는지, 심지어는 우리가 거기 있다는 사실조차도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우리가 고통에 지배되고 있고 고통의 덫에 빠져 있으면서도,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는 깨어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미망의 힘이고, 망각의 주범이다.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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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로비 아프리카의 관문 살림지식총서 111
양철준 지음 / 살림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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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지식총서 111번째 권으로 나온 나이로비 소개서이다.

여름에 케냐에 갈 일이 생겨서 급하게 구해서 읽는다는 게 이 책이었는데, 간략한 케냐의 역사와 나이로비라는 도시의 탄생과 그 기능, 현대적 의미 등이 단순하지만 명료하게 쓰여 있다.

여행안내서가 아니기 때문에 그 이상을 기대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따르지만 그래도 아프리카 여행 안내서가 충분치 않은 국내 사정 때문에 여행자를 위해 조금만 더 친절한 소개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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