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추가 파병단이 이라크로 떠났다.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을 지지했던 나는 다소나마 곤혹스럽고 착잡하다. 파병을 지지하던 사람들과 노무현을 지지하지 않았던(다른 유력한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들의 커다란 교집합이 이러한 곤혹스러움을 더욱 부추긴다.
그렇다고 지난 선거에서의 나의 선택을 후회하지는 않겠다.
대통령 선거가 끝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고종석은 이런 이야기를 했다. 원문을 보고 인용하는것은 아니고, 그냥 기억에 의존한 대강의 줄거리다.
"노무현의 최대 업적은 대통령 당선이다. 그가 대통령으로 재임하면서 어떤 다른 일을 잘 해낸다 할지라도 비주류 노무현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에 당선됨으로써 대한민국 사회에 일어난 파장과 변화 만큼의 의의를 갖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물론 대통령으로서 노무현이 그간 걸어온 길들이 나의 예상을 깨는 부분도 없지는 않았지만, 고종석의 저 말에 전적으로 공감하는 나는 비판과 견제는 할지언정 이 정권을 버리지는 않겠다. (내가 버린다고 큰 일이 나는건 더더욱 아니다) 노무현이 '대통령 당선'이라는 혁명적 업적을 뛰어 넘는 훌륭한 개혁 정책을 완성해 나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것이 지지자로서의 몫일것이다.
맘에 들지 않는다고 정치를 무조건 비난하고 욕하고 침뱉는 (그리고 내팽겨치고 신경도 쓰지않는) 행위는 우리 사회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시민의 감시와 비판 속에서 민주주의는 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