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귀스트 뒤팽, 셜록 홈즈, 브라운 신부, 반 두젠 교수, 에르큘 포와로, 파일로 번스, 엘러리 퀸, 미스 마플, 피터 윔지, 네로 울프, 페리 메이슨, 필립 말로, 샘 스페이드, 드루리 레인...

대표적인 명탐정들입니다. 그런데 또 이들에겐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하나같이 모두 "독신"이라는 거죠. 결혼의 경력도 없어보입니다. (브라운 신부야 뭐.. -_-;)
황금기 시대에 활약한 탐정 일수록, 작가에 의해 대단히 비범하고 명철한 수퍼 탐정으로 묘사 될 수록, 더욱 독신일 확률은 높아지는 듯 합니다.
결혼의 경험은 있지만 홀아비 상태인 아르센 뤼팽이나 루 아처, 커트 캐넌 등까지 포함하면 더욱 많아 집니다.
그들의 면면을 볼 때 결코 결혼을 하지 않은것이 배우자에 대한 배려인것도 같습니다. 이래 저래 한 지붕아래서 살 붙이고 살기엔 적합지 않은 괴팍한 사람들 투성이군요. 뭐 예외는 있습니다만.
(그나마 이성에 관심도 많고, 귀여운 구석이 많은 엘러리 퀸이나 고귀한 귀족 신분인 피터 윔지경 같은 사람들이 신랑감으로는 보다 높은 점수를 받지 않을까요. 번스도 부자라서 인기가 있으려나.. 네로 울프 같은 남편은 여자분들로써는 상상하기도 싫을것 같고, 미스 마플같은 아내가 있다면 남편들은 정말 거짓말 할 엄두도 못내겠지요? 꼼짝 못하고 살것 같습니다. 하하.)

상대적으로 배우자가 있는 찰리 챈, 메그레 경감, 프렌치 경감 같은 경우는 앞선 탐정들에 비해 좀 평범한 스타일이지요.(찰리 챈은 결혼을 해서 엄청난 자녀들을 거느린것이 오히려 개성이 되었지요) 도버 경감이나 마르틴 베크 같은 비교적 현대물의 탐정이며, 경찰 소설 같은 경우는 기혼자의 비율이 좀 올라가는 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스 경감은 또 독신이군요.

이래저래 "누가 더 독특한 탐정 캐릭터를 만들어내느냐" 로 경쟁하던 추리소설 초창기부터 황금기에 이르던 시대에는 "독신"이 탐정의 비범함과 개성을 강화시키는 한 요소로 쓰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고독한 하드보일드의 탐정들도 아무래도 독신이 어울렸겠지요. 범죄와 항상 맞닥뜨려야 하는 탐정의 신분에 평화로운 가정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작가들의 의식의 반영일런지도 모르구요. 근래에 이르러서 수퍼탐정보다는 평범한, 일상적인 성격의 탐정들이 등장하면서, 독신의 경향도 차차 누그러지게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아영엄마 2004-07-21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지적입니다. ^^ 추리소설을 좋아하시는 분을 만나 반가워서 인사드립니다!! 물만두님네 서재에서 님을 보았네요.. 저도 추리소설을 좋아하지만 다양한 작가의 책을 만나 보지는 못하고 있어요. 님의 서재에서 많이 배울께요~

oldhand 2004-07-21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반갑습니다. 제가 게을러서 많이 돌아다니지는 못하지만, 물만두님 서재나, 다른 분들의 서재에서도 뵌적 있네요. 추리소설을 좋아하신다니 더더욱 반갑구요. 내용도 별로 없고 아는것도 없는 저에게서 어찌... 다들 서재의 고수님들이시라 면목이 없습니다. 그래도 자주 자주 놀러 오세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