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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경감 듀 ㅣ 동서 미스터리 북스 80
피터 러브제이 지음, 강영길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7월
평점 :
비교적 최근에 쓰이기 시작한 "웰 메이드 영화"라는 말이 있다. 장르의 관습, 스타 시스템 등을 활용하되 감독의 개성적인 스타일과 문제의식을 겸비함으로써 대중의 호응까지 얻어낸 잘 만들어진 상업영화라는 의미라고 한다. 작년에 개봉했던 한국영화 중에 <살인의 추억>이나 <올드 보이>가 이러한 호칭을 부여 받았다. 개인적으로도 이 두편의 영화는 "야 참 영화 잘 만들었네"라는 감탄을 하면서 봤던 것 같다.
미스테리에도 "웰 메이드"라는 딱지를 붙여주는 것이 가능하다면 <가짜 경감 듀>야 말로 "웰 메이드 미스테리"가 아닐까. 작가는 치밀한 구성과 플롯으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끌고 가면서도 긴장감과 경쾌함을 잃지 않고, 인물들의 개성은 살아서 생생하게 다가온다. 독자의 궁금증을 끝까지 유지시키면서(설혹 살인범의 정체를 일찍 눈치챈다 할지라도 말이다.) 막판에 무릎을 치게 만드는 반전까지 준비되어 있다. - 반전의 내용은 영악한 독자들이라면 어느 정도 알아챌 수 있겠지만, 소설의 구성상 작가가 미리 제공한 복선까지는 쉽게 알 수 없었으리라 - 그리고 DMB 시리즈 중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과 독자 리뷰를 기록한 상업적인 성공까지.. 그야말로 "웰 메이드 미스테리"라는 찬사에 이보다 어울리는 작품이 있을까?
1920년대 대서양 횡단 호화 여객선이라는 낭만적이고 로맨틱한 배경과 당시 시대 상황의 실감나는 묘사가 어울려 잘 만들어진 한편의 영화를 본 듯 주인공들의 모습과 그들이 겪었던 사건이 눈 앞에 생생하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