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 수첩 판결로 인해 시끄럽다.
사실은 '제도권 언론과 정치권만' 시끄러워 보인다.
각 신문사 기사 제목들을 죽 훑어 보다 보니 제일 많이 눈에 띄는 단어가 '갈등'이다.
'갈라지는 한국사회, 광우병 정국 2R'
'"납득 못해" vs "환영" 엇갈린 반응 ... 갈등 증폭' 등등.
건전한 민주주의 시민 사회라면 갈등이 존재하는 것은 당연하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입장'이란 것이 있고 '주장'이란 것이 있는 법이다. 나라안의 모든 국민들이 사이좋게 지내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가능해서도 안 된다.
어떤 사안에 대해 오직 한 목소리만 존재 한다면 그것이 민주사회인가. '그들'이 만날 욕하는 북한과 다를바 없지 않겠나.
마치 판결 하나로 온나라가 갈등에 휩싸이고, 사회가 양분되기라도 하는 것 처럼 호들갑을 떠는 것은 결국 '검찰이 기소하면 법원은 그냥 묵묵히 추종하라'라는 의도가 저변에 깔려 있는 것이다. 음험하기 짝이 없다.
갈등이 있어야 토론도 있고, 합의가 있는 것이다. 묵묵히, 조용히, 아무 탈 없이 흘러가는 사회는 결국 속으로 곪아 썩어들어가기 마련이다.
싸워도 된다. 놔두자 좀. 어차피 살아가는 데에 아무 지장 없다. 정치적 사안에 의견이 다르다고 해도 사적으로 만나면 다 잘 어울리질 않나. 사실 우리나라는 개개인, 단체들, 조직들의 사적인 친밀도가 너무 높아서 문제다. 민족주의의 발현이 항상 공동체의 통일과 일사분란함으로 나타나는 것은 지극히 위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