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공지영 지음 / 황금나침반 / 2006년 5월
구판절판


실은 그를 용서하는 일보다 나 자신을 용서하는 일에 훨씬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예감합니다. 아마도 이것이 저를 그 기억의 언저리에서 맴돌게 하는 이유겠지요. 이제는 다만 그의 영혼을 위해서 기도합니다. 아직 다 용서할 수 없다해도 기도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로 다행입니다. 우리 생애 한 번이라도 진정한 용서를 이룰 수 있다면 그 힘겨운 파안의 길에 다다를 수 있다면 그것이 피할 수 없는 이별로 향하는 길이라 해도 걸어가고 싶습니다.-14쪽

내가 가장 상처받는 것은 내가 무엇에 가장 집착하고 있는 가 하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어떤 라마승의 말을 떠올려 봅니다.-37쪽

아이든 이성이든 가여운 이들이든 혹은 강아지든, 사람은 사랑없이 살아가서는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사랑하지 않으면 죽어있는 것이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80쪽

되돌아보면 진정한 외로움은 언제난 최선을 다한 후에 찾아왔습니다. 그것은 자기 자신의 본질을 직시하지 않으려고 이리저리 기웃거리는 외로움과는 다른 것입니다. 자신에게 정직하려고 애쓰다보면 언제나 외롭다는 결론에 다다릅니다.-87쪽

하루아침에 그렇다,라고 제게 다가오지 않는다는 것을 이제는 압니다. 계절하나가 봄이 되려고 하는 당연하고 장엄한 진리 앞에서도 겨울은 그렇게 우리에게 쉽게 봄의 자리를 내주지는 않습니낟. 뒤척이고 비뿌리고 바람 불면서 추웠다가 따스했다가 다시 바람이 붑니다. -115쪽

그런데 오늘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늙어서 할 수 있는 일, 죽음을 선고 받으면 할 수 있는 일, 그걸 지금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끔 죽음을 생각하는 것, 가끔 이 나날들의 마지막을 생각하는 것, 그것이 우리의 삶을 오히려 풍요롭게 해주는 이 역설의 아름다움을 알고있으면서 지금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하고.-179쪽

어떻게든 살아있으면 감정은 마치 절망처럼 우리를 속이던 시간을 다시 걷어가고, 기어이 그러고야 만다고, 그러면 다시 눈부신 햇살이 비치기도 한다고, 그후 다시 먹구름이 끼고 소낙비 난데없이 쏟아지고 그러고는 결국 또 해 비친다고. 그러니 부디 소중한 생을 , 이 우주를 다 준대도 대신 해줄 수 없는 이시간을 그시간의 주인인 그대를 제발 죽이지 말아달라고.-203쪽

식물이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는 것은 적당히 결핍되어 있는 환경에서라고 합니다. 너무 결핍되면 말라버리지만 적당히 결핍되면 아름다운 꽃도 피우고 열매도 잘 맺는다는 것입니다.-1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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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6-06-26 08:57   좋아요 0 | URL
내가 상처받는 것은 무엇에 집착하고 있는 나를 들켰을때..그런데 그게 나도 모르는 것이었을때...너무 상처를 받더라는..
언제인가 내가 한참 뭔가에 집착하던 때가 있었어요..그런데 옆에 동생이 그 얘길 해 주더라구요..저 완전 상처 였어요..사실 그땐 제가 그것에 집착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더라는 ㅠㅠ
미련하게시리..
이 책엔 좋은 말도 참 많았었군요..
전 푹 빠져서 열심히 읽어 내려가기 바밨던 기억밖엔..
님의 밑줄에서 새로운 발견.

씩씩하니 2006-06-26 10:11   좋아요 0 | URL
저도 생각해봤어요,,,가장 밑바닥에 있는 나의 집착은 무엇인가 하구요..
그걸 버리는건 쉽지않지만 그게 내 가장 큰 상처의 근원인건 알꺼같애요...
이상하게 이 책은 빠지는게 안되드라구요.,.그냥 읽으면서 생각하구 또 생각하구 그랬네요..

프쉬케 2006-06-26 13:34   좋아요 0 | URL
그랬구나. 진정한 외로움은 최선을 다한 후에 오는 거였구나. 그래서 지금 말도 못하게 외롭구나.ㅎㅎ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읽어봐야겠다 오늘도 하늘에서 빗방울이 혼자씩 혼자씩 떨어진다.

씩씩하니 2006-06-26 13:51   좋아요 0 | URL
선택한 외로움은 고독이라는데...고독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면 어떨까...
그 전에 내가 선물한 '긍정의 힘'을 먼저 읽으시는게 좋을꺼 같네여 프쉬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