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급긍정훈육법 - 친절하며 단호한 교사의 비법 학급긍정훈육법
제인 넬슨 외 지음, 김성환 외 옮김, 김차명 그림 / 에듀니티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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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뉴얼대로 따라만 하면 뭔가를 잘 하게 하는 일이 정말 있을까? 나도 실용서들을 애용하는 편이긴 하지만 단지 책으로만, 방법으로만 성공하는 일은 별로 없는 듯하다. 마음으로 필요성을 절감한 후에 현실 속에서 멘토를 만나고 실제로 해보는 과정을 거쳐야 그림이든 요리든 기술이든 잘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하물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임에랴.

 

이 책에는 훈육을 잘 할 수 있는 교사 훈련법들이 많이 나와 있다. 책을 보고 그대로 하려는 시도가 아주 무의미하지는 않겠지만 기왕이면 동료교사들이나 주변 엄마들과 함께 이 책을 읽고 연습해 보고 실천하고, 실천한 내용을 서로 이야기 나누면서 피드백하는 과정을 꼭 거쳐보기를 권한다. 나는 교사상담연수의 교재로 이 책을 사용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긍정훈육의 골자는 학생이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긍정의 대화법이다. 이전에도 비폭력 대화 등 기존의 교사들의 잘못된 언어를 교정하는 방향의 대화법들이 있었다. 맥락은 같다. 학생을 개개인 소중한 존재로 인정하고 기다려주자는 것이다. 벌을 주고 자극하고 화나게 하는 방법이 아니라 상처 주지 않으면서 스스로 잘못된 행동의 원인을 헤아리게 하자는 것이다.

 

탁월한 교사는 학생들을 대할 때 한 인간으로서의 인격과 감정에 대해서는 친절하지만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살아가기 위한 약속과 책임에 대해서는 단호했다.... 긍정훈련법은 학생을 보상과 처벌의 대상이 아니라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는 존재로 여긴다. 학생의 겉으로 드러난 행동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감추어진 면모를 헤아린다(행동 빙산 이론). 다음은 <학생들이 배워야 하는 7가지 신념>이지만 교사들이 학생들을 바라볼 때 가져야 할 관점이기도 하다.

1. 나는 능력이 있다. 2. 나는 도움을 주는 꼭 필요한 사람이다. 3. 나는 학급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4. 나는 원칙이 있고 자기 조절력이 있다. 5. 나는 다른 사람을 존중하며 행동한다. 6. 나는 내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안다. 7. 나는 꾸준한 연습을 통해 지혜와 판단력을 발달시킨다.

 

근본적으로 처벌은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는 듯이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반항, 보복, 후퇴(낮은 자기 평가) 등 부작용이 더 많다. 이는 심리학자 아들러의 주장과도 일맥상통한다. 처벌을 하지 말라는 말은 훈육을 하지 말라는 뜻은 결코 아니다. 비폭력 대화법이나 상담을 통한 생활지도를 말하면 어떤 교사들은 왜 교사들이 학생들 눈치를 봐야 하냐, 친절한 교사가 좋은 교사냐? 엄격하지 않은 지도는 방임이 아닐까?”라고 질문하곤 한다. 체벌이나 처벌을 통한 학습이론으로 길들여진 교사들은 대화를 통해 학생 스스로 자기 통제력을 기르게 하는 교육방법을 낯설어 한다. 거기까지 걸리는 긴 시간을 기다리지도 못한다. 소리 지르고 벌을 주는 것만이 훈육이라고 생각한다.

잘못된 행동을 하는 학생을 처벌하지 않고 가르치는 방법은 무엇인가? 이 책은 학생에게 물어보면 된다.’고 답한다. 잘못의 원인을 깨닫게 한 후에는 잘못에 대한 대가, 혹은 이후의 행동 개선의 방향을 학생 스스로 말하게 하는 것이다. ‘생각하게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나누어 본 교사의 유형은 다음과 같다.

보스 교사 내 방식대로 갈 거야 너는 하라는 대로만 해

하인 - ‘나는 네 행복과 편안함을 위해 존재해, 원하는 건 내가 다 해줄게.’

유령 잘하고 싶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몸은 여기 있지만 감정은 사라진 리더

놀랍게도 글을 읽는 순간 보스 같은 동료교사, 하인 같은 동료교사, 유령 같은 동료교사들이 떠올랐다. 나는 어느 쪽에 가까운가 헤아리게도 됐다.

 

그리하여 교사가 학생을 대하는 태도는 다음과 같아야 한다고 말한다.

- 학생은 경험에서 배운다

- 실수는 배움의 기회다

칭찬과 보상 대신 격려 사용하기

- 학생들과 함께 학급일정 만들기

- 학급 역할 나누기

 

학교 현장에서 오래 아이들을 가르쳐본 교사들은 대개 여유가 있다. 학생의 일탈행동에 대해 쉽게 놀라거나 분노하지 않고 대응한다. 비슷한 일들을 많이 겪어보아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다그치거나 야단치는 것이 결코 아이를 변화시키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학생들 스스로 자기 잘못의 원인을 들여다보게 하지 않으면 일시적인 훈계나 체벌로 그 행동을 잠시 멈추게 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근본적으로 달라지게 할 수는 없다. 혹은 어른들 눈에 보이는 곳에서는 그 행동을 하지 않을지라도 마음의 상처는 낫지 않고 세상과 어른들에 대한 분노가 안팎으로 더 거세질 수 있다.

그래서 더더욱 교사가 지혜롭게 학생들의 마음 속을 들여다보고 올바르게 훈육할 필요가 있다. 물론 아무리 연수를 듣고 많은 책을 읽고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도 끝끝내 학생들에게 상처 없이 훈육하는 방법을 체득하지 못하는 교사들도 꽤 많다. 그들은, 학교를 그만 두어야 한다. 교사라는 직업의 무게가 그렇다. 변화에 대한 자신이 없다면 아이들을 더 이상 망치지 말고 물러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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