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을 위한 논리 개그 캠프 - 개그와 함께하는 3일간의 논리 여행 청소년 인문학 캠프 시리즈 3
김성우.송진완 지음 / 알렙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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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2학년 때 논리학 수업을 들었는데 듣기 전에 선배들이 무지하게 어렵다는 말로 겁을 주었던 기억이 난다. 논리학이라는 게 묘하게 매력이 있다. 실제로 논쟁을 벌일 때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는가와는 좀 다른 문제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논리학을 공부하면 보다 유리한 것도 사실인 것 같다.

중학생들도 수업 중에 논리학을 살짝 공부한다. 물론 교사가 어떻게 수업을 하느냐에 따라 연역법, 귀납법, 그런 게 있다고 말로 설명하고 넘어가면 10분 안에 끝날 수도 있지만 우리는 약 2시간 이상을 할애해 논리학 용어와 오류에 대한 지식을 배우는 것만이 아니라 실제로 토론을 해 보는 수업으로 연결시킨다. 4명이 한 두레를 짜서 22 찬반토론을 벌이는 것이다. 물론 아이들이 직접 토론할 때 연역법과 귀납법, 각종 논증 방법이나 오류들을 정확히 토론에 적용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토론을 직접 해보면 논증법이 더 피부에 와 닿는다. 물론 논증법보다 더 중요한 것은 토론의 태도를 배우는 것이지만 말이다.

 

이 책을 통해 다양한 논리학 이론을 접할 수 있기에 학교 수업 시간에 잠시 스쳐가듯 배워 헷갈렸던 논리학적 용어들을 정리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고, 논술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이 가지고 있는 진정한 미덕은 올바른 토론의 태도로써 필요한 논리적 태도이다. 가령 양심적 병역거부한 사람에 대해 당신들 말대로라면 도대체 누가 군대에 가겠어요?”라고 말한다면 이 논쟁의 핵심은 자신의 의사에 상관없이 의무적으로 근대에 가야 하는 현행 병역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임에도 모든 사람이 병역을 거부할 것이라는 근거 없는 가정은 어디에서 온 것인가를 살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고대 그리스의 헤로도토스의 <역사> 속 이야기(대제국 리디아 왕국의 크로이소스 왕은 텔포이 무녀로부터 크로이소스가 페르시아에 출병을 하면 대제국을 멸망케 하리라는 내용의 신탁을 받음. 결과적으로 망한 것은 리디아대제국이었음)를 들어 정확하지 않은 언어적 표현이 불러오는 오류와 오해에 대해 경계하기도 한다.

흔한 토론 프로그램에서 많이 보는 엉뚱한 논객의 공격에 대해서도 그 비논리를 비판한다. 군가산점에 대한 토론을 할 때 등 당신이 여자였어도 똑같은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이런 식의 태도는 원천봉쇄의 오류로써, 범하지 말하야 할 논리적 오류이며, 바르지 않은 토론 태도라는 것이다.

 

저자가 굳이 웃음코드를 논리학에 접목시킨 것은 물론 청소년들에게 논리학을 쉽게 전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어서 그러하기도 했겠지만 그는 웃음지성과 지성의 연결되어야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보았다. 상대방이 기가 막혀 말문을 막히게 하는 쌈꾼 같은 논객이 아니라 웃음으로써 논리적으로 토론할 수 있는 민주주의 문화를 위해서도 우리에게는 논리와 더불어 웃음둘 다가 필요하다. 이러한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저자는 프로이트와 니체, 베르그송과 에코, 베르톨트 브레히트를 넘나든다.

그는 유머에는 위대한, 고양하는 측면이 있다고 주장한다. 대개의 유머는 타자든 자기자신이든 객관화시키는 여유가 있어야 발생한다. 그런 여유가 있어야 다양함에 기반을 둔 민주주의도 자리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나 역시 많은 시간은 아니지만 나의 학생들과 토론 수업을 할 때, 올바른 자세와 논리로 토론을 해낼 수 있는 것은 결국 우리의 민주주의를 성숙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일임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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