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 카페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내가 무슨 책을 읽거나 선생의 눈으로 읽듯이, 이 저자도 생활에서 무엇을 보든 그것을 과학과 연관지어 보나 보다. 아니, 그에게 있는 어떤 경험이 '쉬운 과학 이야기'로 재생산되게 하는 필터가 되었나 보다. 만약 내가 미국 드라마를 좀 즐기는 사람이었다면 더더욱 재미있었을 책이지만 전혀 모르는 드라마 이야기를 해도 그것을 과학과 버무리는 솜씨가 아주 좋다. 그러니 당연히 청소년이 있는 집에서라면 아이들을 위해 구해 보면 좋을 책이다.
나 역시 딸을 위해 이 책을 침대 머리맡에 놓아주었지만 그 전에 이 책을 어떤 부분들을 수업에 활용하기 위해 체크해 놓았다. 특히 아이들과 핵의 위험성을 공부하는 수업에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라는 애니메이션과 함께 이 책이 인용되었다. 브라질의 돌멩이 이야기 자체가 흥미롭게 읽히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아이들에게도 세슘이라는 단어가 익숙해졌기 때문에 이야기를 이끌어 내는 것이 어렵지 않다. 오히려 뉴스에서 세슘, 세슘하면서도 그게 어디에 어떻게 위험한지는 말해주지 않았던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된다.
이렇게 수업에 책을 일부분을 활용하면서 책도 함께 가지고 들어간다. 여기서 인용했노라고, 도서관에 이 책이 있노라고. 내 독서력의 절반은 나를 위해, 그 나머지는 아이들을 위해 채워진다.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고 우습게 볼 필요가 없다. 요즘 청소년을 위한 책들의 수준은 너무 높거나 재미있거나이다. 그러므로 어른들, 함께 읽을 필요가 있다. 굳이 자기가 관심을 깊이 갖고 있는 학술적인 어떤 분야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