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술 심리학
글렌 윌슨 지음, 김문환 옮김 / 연극과인간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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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내가 연출자도 배우도 아닌 바에는 어쩌면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없었는지도 모른다. 어쩌자고 단지 애호가에 불과한 내가 이 책을 집어들었던가. 연극이나 뮤지컬을 보면서, 무대에 선 배우들의 심정에 조금이라도 다가가고 싶었을 터이고 작품을 만들고 무대미술과 음악을 담당한 이들의 마음을 읽어서 좀더 깊이있게 작품을 음미하고 싶지 않았을까. 아니, 사람의 심리를 헤아리는 일의 그 신비한 능력을 조금이라도 어떻게라도 얻고 싶진 않았을까.

책  읽은 보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갈증처럼, 객석에 앉아 있고 싶은 욕구에 늘 시달리는데, 책을 읽으면서 난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바그너의 작품을 구경하는 듯한 기분,  어두운 객석에 혼자 앉은 기분을 느꼈으며 공연장으로 달려가고 싶은 열망을 불태우기도 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내가 아는 작품들이 별로 언급되지 않았기에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오페라를 많이 예로 들고 서구의 오래된 영화를 많이 다루는데 차라리 예를 많이 들지 않을 바에는 좀더 분석적이기나 하던가...

아마도 연극영화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입문서쯤 될 것 같은 이 책의 필요성에 비해 흥미가 떨어지는 것은 씌여진지 오래되었다는 점과 저자가 생각하는 '공연'의 한계가 넓지 않아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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