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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 추억을 잃어버린 모든 이에게 우리시대 대표 문인들이 전하는 특별한 수업 이야기
김용택.도종환.양귀자.이순원 외 지음 / 황소북스 / 2010년 5월
평점 :
나는 선생이다. 이 책을 읽고 싶은 이유가 다른 선생들은 어떻게 수업을 할까 궁금해서였다. 김용택 도종환의 이름을 보고 급히 그런 책일 거라고 생각한 건 나의 속단이었다. 사람들은 다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하긴, 수업이란, 수업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수업이지만 받는 사람에게도 수업이다. 같은 음 두 뜻. 나 역시 가르치는 사람이 되기 이전에 수업을 받는 사람이었다. 나 역시도 기억에 남는 수업을 딛고 스승들의 가르침을 딛고, 미흡하나마 좋은 선생이 되려는 몸부림으로 지난 20년을 살아왔다. 이 책에서 수업을 하는 자의 고민과 고충, 부족한 자기자신에 대한 극복의 이야기를 찾으려 애썼던 나는 참 편협한 사람이다.
수업이 교실에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 가출한 여고시절의 어느 성당의 장례식은 준엄하고 서늘하면서도 아름다운 인생의 수업이다. 오직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에게 수업은 학교수업이 아닐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이 책은 '수업'이 아니라 '작가수업' 혹은 '작가성장기'가 맞다.
그래서 아쉬웠다. 솔직한 심정이다. 내가 원하는 이야기가 아니었으니까. 아이들과 펑펑 울고 웃고 실패해서 창피하고 열정을 다해 100%로 합일이 되는 그런 수업 이야기를 원했으니까. 기획된 이야기, 너무 빨리 읽히는 이야기는 아무리 아름다워도 아이스크림을 먹고 난 뒤처럼 허무하고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