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범석의 아이디어
최범석 지음 / 푸른숲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사진에 설명이... 없어서 불친절하게 느껴진다는 것, 이 책을 읽고 가장 크게 느낀 점이다. 

동대문이면 어떻고 공고면 어떤가. 주류가 아니지만 근성과 재능으로, 무엇보다도 열정과 성실성으로 승부하는 멋진 젊은이 몇을 안다. 디자이너는 감각과 열정이 재산이다. 최범석은 아마 그런 재산을 가진 사람인 것 같다. 이 바닥에서는 일종의 성공신화의 한 모델인 듯 싶다.  

디자인 공부하는 아들을 위해 남편이 사다 준 책을 우연히 읽었다. 사진이 많은 것은 좋은데 사진에 설명이 없다. 어떤 것은 본문에서 언급한 내용인 것 같고 어떤 것은 아닌 것도 같다. 필자가 사진 속에 보이기도 하는데 그가 좋아한다는 빈티지한 복장이 내 스타일은 아니어서 그런지 공감은 좀 안 된다. 그가 멋지다고 한 복장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컬렉션을 준비하기 위해, 또는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밤을 새고 몰두하는 모습은 참 멋지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행복감도 여기까지 전해진다. 나는 창의적인 사람이 좋다. 나도 가끔 어떤 아이디어가 솟아오를 때 정말 머리에서 '퐁퐁' 솟는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고 뇌세포가 계곡 물살에 다글거리는 자갈처럼 막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을 때가 있다. 그가 아이디어를 펼치고 앉아 있는 모습을 읽으면서 내 손도 미친듯이 스케치하고 메모를 하는 것처럼 피가 끓었다. 

최범석은 젊다. 책에는 그가 녹아있다기보다 그가 책에서 툭툭 튀어나온다. 자의식도 넘친다.(가끔 과잉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자만하는 것 같진 않지만 자기 열정에 대한 자부심과 정말 잘 해내고 싶다는 열망의 불균질이 그를 젊다고 느끼게 한다. 좀 거북하기도 하고 이해가 되기도 하고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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