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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일주일 안에 피아노 죽이게 치는 방법
전지한 지음 / 에듀박스(주)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긴가민가 하면서 책을 샀다. 뭐야, 책 제목에서 객기가 느껴지네, 하지만 속는 셈 치고 , 얘기나 한 번 들어볼까? 뭐 이런 기분?
앞의 소설은 (나쁘진 않았지만 내 관심사가 아니라서) 이 사람이 정작 하고 싶은 이야기는 피아노를 가르쳐주고 싶은 것인데 그것을 좀 부드럽게 녹아넣으려는 장치려니 싶어서 대충 읽었다. 아니 사실은 이야기 속에 군데군데 피아노 치는 법이 나올 줄 알고 별로 흥미가 없었지만 열심히 읽다가 거의 끝무렵에 뒤에 따로 교본이 있다는 것을 알고 부랴부랴 정리를 하고 교본으로 넘어갔다. 정말 일주일에 가능하리라 믿지는 않았다. 여기서 일주일이란 미친 듯이, 아니 적어도 열심히 일주일을 몰입했을 때, 라는 의미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즐기면서 연습을 한다면 일주일은 부족할 게 분명하다. (만약, 여자친구에게 이벤트라도 열어주어야 한다든지 하는 간절한 목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정말 일주일만에도 가능할 것 같다. 진짜로!)
나는 체르니 100번 중반 정도의 피아노 지식과 기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중등학교 음악 수업 시간에 들었던 것들이 머리에 남아 있다면 이 책에서 말하는 샵, 플랫, 마이너조차도 그다지 어려운 이야기는 아닐 것 같다. 요즘 나는 기타 연습을 간간히 하고 있는데 솔직히 기타의 코드를 익히면서도 그 개념은 몰랐는데 이 책을 통해 코드의 의미와 개념을 잘 알게 되었다. (그런다고 기타 코드 잡는 실력이 연습도 안 했는데 늘진 않는다. ^^;)
와, 신기하네, 이러면서 이메진과 가시나무 등을 연습하다가 왼손 반주 연습을 위해 동영상도 들어가 봤다. 영상을 보면서 연습하니 더 잘 된다. 전지한 씨가 이 책을 쓰고 영상을 만드느라 들인 시간과 공로가 과연 큰 돈이나 명예가 되어서 돌아갔을까, 너무 수고를 한 게 아닐까 싶어 고맙고 미안하다. 그러고 보면 이 사람은 정말, 이렇게 쉽고 재밌게 피아노를 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사람들은 왜 모를까, 안타까워 하면 가르쳐주고 싶어하는 마음이 간절했던 것 같다. 정말 새롭고 신기한 것을 알 게 되면 주변 사람들에게 순수하게 알려주고 싶어질 때가 있지 않은가 말이다.
매일 연습할 여건이 아니라서 진도가 끝까지 잘 나가지는 못했다. 정말 피아노를 유려하게 치려면 쉬운 방법이라도 여러 번 연습에 연습을 거듭해야 한다. 그래야 손에서 자연스레 소리나 나는 것이지 악보대로 코드대로 틀리지 않고 쳐냈다고 멋진 음악이 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이 책으로 잘 따라가 '배우긴' 했는데 '익힘'은 덜 했다. 그래도 참 흐믓하다. 만약 이 책을 실용서라고 불러야 한다면 이 책은 내가 만난 실용서 중에서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