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아프리카가 그립다
이지상 지음 / 디자인하우스 / 1999년 12월
평점 :
절판


여행을 꿈꾸는 이는 많지만 감히 아프리카를.... 지은이의 열망이 현실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을 보면 이 주인공도 참 대단한 사람이겠다 싶었다. 아프리카를 가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지만 이 사람의 향기를 맡아보고 싶어서 책을 집었다.

그러나 지은이는 그 먼, 남들이 쉽게 가고 싶어하지 않을 그곳에 대한 열망과 실천치고는 평범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여행을 많이 다녀보았다면서 때묻지 않은 순수와 자연과 원초적 인간성을 기대했다는 것도, 그렇게 기대를 하고 간 아프리카에서 막상 만난 그곳 사람들의 상혼과 거친 야성에는 현실적으로 대처하는 모습도... 아무래도 이렇게 책을 내는 사람들에게서는 평범한 사람들 이상의 인내와 남들이 못 보는 것을 보아내는 성찰의 힘 따위를 기대하기 마련이니까. 그래서 사실은 아주 빠른 속도로 이 책을 읽어나갔다. 정취를 느낄 것도 아니고 모험 이야기에도 관심이 없고 아프리카의 정치, 역사에 흥미도 없으니까.

그러나 한 구절을 위해서 시집 한 권을 기꺼이 사듯 이 책에서도 지은이의 남다른 품성을 발견하게 한 구절이 있다. 적지 않지만 특히, 케냐 산을 등반한 서구인 커플 이야기에서 '어린 아이와 같은 소박하고 아름다운 마음으로 그 모든 자연을 대하며, 겸손하고 자연스럽게 대상과 하나가 되는 이들에 비하면 어떤 식을든 튀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미숙하기 짝이 없는 사람들이다 자신과 자신의 행위에 대해 진지하고 비장한 의미를 부여할수록 더욱 미숙하게만 보인다'라는 구절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작은 새와 꽃들 속에서 반짝이는 눈으로 우주를 찾아내는 리처드라는 사람에 대한 이지상씨의 생각에서 지은이가 귀하여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그래, 여행을 자신의 업적으로 떠벌이지 않을 수 있는사람이 아니면 그런 소박하나 진실하고 드러나지 않으나 진짜인 것들을 발견해 낼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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