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을 보고 크는 아이들 - 그림책으로 시작하는 아이교육
이상금 지음 / 사계절 / 199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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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이가 조금 더 있으면 더이상 그림책을 볼 수 없게 되기 직전 무렵 어느 방학, 맘 먹고 그림책 공부를 했었다. 그림책에 관한 지도서나 평론집을 읽고 거기 등장하는 제목들을 모으고 그 목록을 들고 두 아이 손을 잡고 서점을 찾았다. 그렇게 해서 한 두어 번에 걸쳐 그림책 몇 덩어리를 사서 아이들과 함게 읽었다.

노자풍으로 이야기한다면, 아이들을 이끈 어머니인 나는 그 그림책을 꼼꼼히 읽고 평가하고 더 좋아하게 되었지만 정작 아이들은 심상히 그저 재미나게 읽고 던져놓고, 또 몇 달 후 다시 읽고, 책장 정리하다 읽고,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어서도 읽고 그런다. 나는 그 책 삽화의 예술적 깊이를 평할 능력이 있지만 아이들은 그렇지 않고 나는 지은이가 주고자 하는 메시지의 깊이를 알지만 아이들은 단순유치찬란하게, 혹은 전혀 주제 따위를 의식하지 않고 읽는다. 어떠랴, 그림만 바라보아도 좋고, 인물과 공감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기만 하다면 된다.

이 책은 좋은 길잡이였다. 내 아이보다 좀 어린 아이를 둔 동료에게 이 책을 권하고 엄청난 감사의 말을 들었다. 우리나라 그림책에도 많은 비중을 둔, 어머니들이 심혈을 다해 골라읽힐 그림책의 길잡이로서의 성의가 보인다. 다만, 이 책이 나온 후 시간이 많이 흘러 너무가 곱고도 좋은, 혹은 그 반대의 숱한 그림책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이 책만큼 친절하고도 관점이 좋은 안내서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게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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