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그림의 미술사 - 바로크에서 현대까지 미술사를 바꾼 명화의 스캔들
조이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2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에는 내가 좋아하는 화가가 둘 다루어진다. 카라바조와 카스파 다비드 프리드리히. 카라바조는 예술사적으로 매우 비중있게 거론되는 화가이지만 카스파 다비드 프리드리히는 낯설다. 나 역시 전에 몇 번 그의 그림을 본 적이 있지만 이렇게 자세하게 읽은 바가 없다. 이 책에서는 그의 그림을 여러 편 볼 수 있었다.

가끔 인생이 어떤 한 장의 장면으로 각인될 때가 있다. 그 장면들은 대개의 잘 찍은 사진이나 그림의 화면과는 다르다. 구도가 훌륭하다거나 각도가 좋다거나, 주인공의 얼굴이 클로우즈 업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다반사이다. 혹은 현실이 아닐지라도 인생의, 내 인생의 중요한 감성적 장면을 차지하는 상상과 환영의 장면도 마찬가지이다. 프리드리히의 그림은 그런 장면같다. 그의 시야는 인간의 육안이나 카메라의 렌즈의 시야보다 넓다. 그걸 심안(心眼)이라 부르자 한다면 그는 심안이 넓은 사람일 터이다. 꿈 속 장면처럼 처절하고 고독하고 드넓은 그의 마음밭에 내리는 눈발, 파도, 기도 들...

이 책의 다른 미덕들도 높이 평가한다. 간결한 문장 속에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는 능력도.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카스파 다비드 프리드리히, 그의 그림을 이토록 오래 볼 수 있게 해준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