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 입구에서 가만히 뒤돌아보네
김정란 지음 / 세계사 / 199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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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혼이 갈갈이 찢기는 느낌이 들 때, 내가 단 하나의 뭉쳐진 영혼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느낄 때, 내가 여러 겹의 삶의 단면임을 볼 때가 있었다. 그러나 그런 느낌들을 누구와 말나눌 수 있을까. 그, 여자들만이 느낄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정서는 실상 입밖으로 내어 말할 수 있는 성질의 것들이 아니었다. 그와 비슷한 공감을 나는 최승자와 김혜순 등에서 발견하곤 했다.

그들의 것과는 또 다름, 그 안쪽, 찢겨진 안쪽에 대한 들여다 봄을 김정란 시에서 본다. 서럽고 아프고 선듯하고 아름답다. 부디 김정란이란 사람이 글과 다른 사람이 아니길 바란다. 서늘한 사람이길, 사람들 발길 잘 아니 닿는 곳의 한적한 밤바닷가 같은 사람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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