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
이호백 글, 이억배 그림 / 재미마주 / 199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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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그림이 너무 좋다. 대개 한국화로 그리면 무거워지기 쉬운데 그렇지도 않으면서 색채도 좋고 표정도 좋다. 종이질감도 좋다. 이 그림책을 아이들과 읽는 내내 나는 시아버지 생각을 했다. 어느 집에서나 가장은 '세상에서 가장 힘센 수탉'이었다. 조금은 허풍이 섞이기도 했지만 '세상에서 가장'이어야만 하는 모든 아버지들. 그 아버지들이 진정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세어지는 순간은 올망졸망 잘 자라나는 자손들 앞에서 아닌가. 밖에서 하는 힘자랑이란 언제든지 더 잘난 놈 앞에서 술 앞에서 무너질 수 있는 것. 정말 힘센 게 뭔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해 준다.

학교 갔다 돌아오는 길에 공터에 책가방 내팽개치고 말타기 하는 중평아리들 그림이 너무 이쁘고 정겨워 보고 또 본다. 우리 어렸을 때나 맸던 책가방. 지금 애들은 내 또래 아줌마 아저씨들이 이 장면을 왜 좋아하는지 이해하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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