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 어른을 위한 동화 2
안도현 지음 / 문학동네 / 199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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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에게 쌩떽쥐뻬리의 어린왕자 만큼의 점수를 주고 싶다. 어린왕자에 비해 너무 교훈적이라고 비판한다면 할 수 없다. 그것이 교훈일지라도 삶을 호도하지 않고 이렇게 힘을 주는 교훈을 어디 가서 쉽게 얻을 수 있으랴.

이 책은 쉽고 재미있고 얻을 게 있고 아름답다. 책이 가지고 있어야 할 미덕들을 다 가지고 있다. 게다가 짧기까지.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책읽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중학생들에게 아주 많이 권한다. 이 책이 책읽기의 길로 인도한 나의 아이들이 아주 많다는 일도 참 고마운 일이다.

연어의 생태는 사람들을 감동시킬 만한 구석이 아주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간결하고 지루하지 않게 이야기로 만든 사람은 없었다. 처음에 그저 나 자신을 위해 이 책을 읽었을 때에도 나는 진심으로 감동했다. 그래서 아이들과 수업을 할 때 다음 이야기를 자주 인용한다.

사람들이 연어들을 위해 만들어놓은 편안한 물길을 애써 버리고 폭포를 거슬러 올라갈 길을 선택하면서 은빛 연어는 이런 말을 한다. '우리가 쉬운 길을 택하기 시작하면 우리의 새끼들도 쉬운 길로만 가려고 할 것이고, 곧 거기에 익숙해지고 말 거야.... 우리들이 지금, 여기서 보내고 있는 한순간, 한순간이 먼 훗날 우리 새끼들의 뼈와 살이 되고 옹골진 삶이 되는 건 아닐까?'

고난을 이겨내는 힘과 강인한 의지, 진지한 삶의 태도도 유전이 된다고 믿고 싶다. 그렇기만 하다면 나 더 열심히 살아 내 아이들과 손자들에게 이 삶의 가볍지 아니한 가치를 고스란히 알아챌 수 있는 능력까지도 물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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