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뚝들 - 제30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김홍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너무나 현실이어서 얼얼하기 짝이 없던 2024년 12월의 계엄은 아직 예술로 승화되기엔 너무 이른 이야기일까. 그런데 계엄 직후 재빠르게 바로 이 이야기를 쓴 소설가가 있다. 그는 기성 소설가였고 심지어 고작 2025년 5월에 발표된 한겨레 문학상을 받기까지 했다. 죽은 이들이 나무말뚝처럼 말뚝이 되어 돌아온다는, 비현실적이어도 너무 비현실적인, 요즘 그 흔한 판타지라하기에도 너무 어처구니 없는 설정의 그 이야기가 계엄을 담아냈단다. 궁금할 수밖에. 심지어 웃기고 재미있다고?

 

한 평범한 직장인이 어느 날 갑자기 납치를 당하고 서울 시내 곳곳에 죽은 이들이 시화된 말뚝들이 나타난다. 그걸 빌미로 정부가 계엄을 때린다. 이런 황당한 설정 사이에 알알이, 그때 죽은 이들은 도저히 사람들 마음 속에서 지워질 수 없는 억울한 죽음들이고 그들을 기억하고 기리는 일은 계엄으로도 막을 수 없는 일이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그러니까 이 소설은 계엄의 부당성과 더불어 선량하고 가난하고 무해하고 억울한 사회적 죽음까지 다루고 있는 것이다. 무거운 주제는 유머러스한 설정과 말투를 입고 있다.

 

너무나 황당해서 어떤 황당한 구성으로 이야기를 써도 이상할 것 없었던 2024123일의 계엄, 많은 이들이 이걸 소설로, 영화로 만들 거라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창작의 세상은 아직 조용하다. 계엄이, 내란이 어떻게 단죄되는지 지켜보아야 할 거다. 물론 이미 많은 창작자들이 이 이야기를 쓰고 있을 것이다. 현실과 판타지, 합리와 황당무계가 결합된 대환장의 한국문학, 한국 영화, 창작의 시대가 열릴 것 같다. 이제 계엄 이야기라면 지겹다 할 만큼 많은 이야기를 만나게 되리라 기대한다. 그 첫발을 먼저 내딛은 김 홍 작가의 상상력에 칭찬을 보내는 바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