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비아의 스페인어 멘토링 2 (중급편) - 스페인어를 시작하는 가장 쉬운 방법, 개정판 실비아의 스페인어 멘토링 2
실비아 전(Silvia Chun) 지음 / 실비아스페인어 (SILVIASPANISH)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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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아의 스페인어 멘토링 실비아 전 지음

 

지난 겨울부터 스페인어 공부를 시작했다. 오래 전, 스페인 때였는지 쿠바 여행 전인지 사둔 문법 책 한 권과 그 내용을 올려놓은 팟캐스트를 가지고. 그러다가 우연히 <실비아의 스페인어 멘토링>을 팟캐스트에서 발견했고 출퇴근길에 듣기 시작했다. 같은 내용을 유튜브에서 찾았을 땐 보물섬을 발견한 기분이었다. 아주 깔끔한 서체로 화면에 스크립트를 온전히 다 띄워놓은 165개의 강의는 한 강의가 대략 20분 전후, 처음부터 잘 따라가면 단계별 발전을 맛볼 수 있게 기가 막히게구성돼 있었다.

나는 이 강의를 공책에 두 번쯤 들었다. 이게 얼마나 잘 정리돼 있는지 앞서 언급한 문법책의 지루함 복잡함과 너무나 비교가 될 정도다. 사실 책이 필요 없이 모든 강의를 받아적는 것으로 문법 공부가 완결될 정도다. 내게는 그런 공책이 두 권 있다. 그런데 별로 필요도 없게 된 책을 왜 샀느냐고? 실비아 선생님에게 너무 고마워서다. 이 강의를 학원에 가서 듣는다면 얼마나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할까. 책 한 권 사는 가격으로도 부족하다. 만나면 밥이라도 사드리고 싶다.

유튜브에는 많은 어학공부 강의들이 있지만 생각보다 스페인어 강좌가 많은 편은 아니다. 게다가 이것저것 들어보면 구성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예문이 재미없거나 강사의 목소리나 톤이 나와 맞지 않거나 한다. 이런 말씀은 좀 미안하지만, 국어 교사의 눈으로 보면 한국어 발음이나 표현, 어휘력에서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분도 많다. 스페인어는 내가 배우는 입장이긴 하지만 한국인의 스페인어 발음이 갖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그 부분을 상쇄시켜 줄 수 있는 원어민 발음이라든지 이런 부분이 준비되지 않은 강의들도 많았다. 심지어는... 나의 막귀로 들어도 별로 좋은 스페인어 발음이 아닌 경우도 있었다. 한국의 사투리 억양이 섞여 들어가는 스페인어를 배운다는 건 좀....

 

다시 한 번 실비아의 스페인어 멘토링 강의의 훌륭한 점을 들어본다.

1. 구성이 완벽하다.

2. 말소리가 또렷하다(한국어 발성과 발음이 깨끗하다)

3. 예문이 꼭 필요하고 적절하게 쓰였다.

4. 스크립트가 정말 보기 좋게 정리되어 있다.

5. 스페인어의 가장 큰 함정은 동사 변화를 외우는 건데, 이걸 무수히 반복해 주고, 따라하게

한다. 내가 강사라도 지난번에 동사변화를 정리해 주었는데 또 해야 한다면 귀찮거나 의미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게다가 인강인데.. 학생들이 알아서 반복시청할 수도 있건만..) 하지만 실비아 선생님은 동사변화, 특히 아센또(액센트)를 정확히 몸으로 익히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따라하지 못했다 해도 하도 많이 들어서 귀에서 선생님 목소리가 떠오를 정도니.

 

나는 한국어교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데 만약 여러 개 언어를 섞어가며 한국어를 가르칠 수 있다면 영어와 스페인어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남편과 언젠가 직항이 생기면 다시 쿠바에 가자고 약속했는데 그때쯤이면 더듬더듬이라도 여행 스페인어 정도는 하지 않을까. 여행지에서 들른 서점에서 동화나 그림책을 잔뜩 사 와 번역 출판할 수도 있지 않을까. 내가 스페인어를 다시 공부하게 된 계기 중 하나도 루이스 세뽈베다의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 준 고양이> 덕분이었으니(읽으면서 원문이 궁금했다). 그런 날이 온다면 내 스페인어 공부의 유레카였던 실비아 선생님을 꼭 기억할 것이다. 책을 구입하신 분들도 꼭 유튜브 영상을 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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