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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오디세이 - 클래식 음악과 함께하는 문화 여행
진회숙 지음 / 청아출판사 / 2014년 6월
평점 :
클래식 ‘공부’ 중이라 이런저런 에세이를 뒤적이고 있다. 이 책도 입체적인 공부를 위해 집어들었을 뿐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고 읽었다. 그런데 재미있다!. 저자의 경험담과 음악 이야기가 잘 어우러져 더 재미있다. 물론, 저자가 나보다 열 살쯤 위로 어린 시절 이야기나 대학 시절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는 영역이 있어서 그런 것도 있긴 할 거다. 젊은 세대가 본다면 먼 옛날 이야기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독특하게도 그 엄혹한 박정희 군부독재 시절에 대학을 다니며 운동권의 사고방식을, 그것도 음악을 공부한 학생이 경험하기란 쉽지 않았을 텐데 그런 독특한 경험이 더 독특한 에세이를 낳았다고 본다.
아마도 저자는 가치관의 혼란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그가 공부한 서양 음악은 뿌리가 귀족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의 철학은 약자와 함께 하는 것일 터. 이 간극을 어찌할까. 삶 곳곳에 그 가치관은 영향을 미친다. 나에게도 그런 갈등이 있었다. 그럼에도 클래식을 듣는 데 마음의 빗장을 풀 수 있었던 것은 국악은 촌스럽고 서양 고전음악은 고상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며 음악의 영역에 상관없이 감성에 닿는 것은 높이 평가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처럼 나이가 들면서 클래식을 만나고 싶되 어떻게 접근할지 몰라 망설이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그의 어린 시절이나 삶의 이력이 결코 일반적이고 평범한 것은 아닌데도 겸허하고 따뜻하고 소박한 품성이 글에 깃들어 읽는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준다. 그는 클래식이라고 해서 어려운 용어를 사용하고 음악에 대한 해박함을 풀어놓아 독자를 불편하게 하지 않는다. “언니, 나 클래식 좀 들어보고 싶은데 어떻게 시작해야 해?”라고 잘 아는 이에게 묻듯이 이 책에 접근하면 그는 다정하게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하루에 한 곡 정도씩, 책에 언급된 곡들을 들으며 이 책을 읽어 보자. 나는 구판으로 읽어서 하나씩 유튜브에 검색에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었지만 개정판에는 큐알코드가 있다 하니 얼마나 좋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