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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 뇌과학과 정신의학이 들려주는 당신 마음에 대한 이야기
전홍진 지음 / 글항아리 / 2020년 7월
평점 :
학교에는 우울한 학생이 많다. 하지만 우리 학교같은 남학교에서 우울함은 흔한 상상과는 다른 양상으로 나타난다. 가만히 있고, 무기력하고, 웃지 않고, 그런 양상도 있지만 더 까불고, 장난치고, 다른 아이들을 괴롭히고, 소리 지르고, 그런 아이들도 많다. 그래서 남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나 부모들은 과잉행동을 하는 학생들에 대해서도 단순히 사춘기라서라거나 도덕심이 결여되어서, 혹은 크는 과정에 흔히 나타나는 일 등등의 반응 외에도 혹시 저 아이가 우울하거나 자존감이 떨어진 건 아닌지, 마음 깊은 곳에 상처가 있는 건 아닌지 헤아려 보아야 한다.
이 책은 그렇게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다각도로 접근한다. 심리적인 문제일 수도 뇌의 문제일 수도, 생활 습관의 문제일 수도 있는 다양한 원인과 다양한 표출 양상을 모두 다룬다.
다만 아쉬운 점은 저자가 실제의 임상 사례를 들면서 상담하고 조언한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단지 지지하고 힘을 북돋는 것 이상의 구체적인 실천 방안들을 더 많이 제시해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물론 아무 힘도 내지 못하는 이들에게 정신과 의사가 ‘아침에 일찍 일어나 보세요.’라고 조언하면 귀 기울여 들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처럼, 내 딸처럼,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니지만 난 좀 우울한 것 같아, 이런 내가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이 책이 알려주려나? 라고 기대했던 사람들이라면 이 책에 좀 실망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