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영어보다 스페인어를 배우기로 했다 - 오늘부터 시작하는 스페인어 학습 선동기
남기성 지음 / 원앤원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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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2011년 스페인에 가족여행을 가면서 그야말로 기초초초 스페인어를 조금 공부했었다. 남편 말대로 말을 한대도 그들이 대답하는 말은 못 알아들을 건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고 실제로 써먹지도 못했지만.

2016년 쿠바 여행을 떠나면서 그래도 인사말이나마 적어갔더랬다. 택시 값을 흥정할 때 기사가 처음에는 디에스(10)’를 외치다가 결국 쎄이스(6)’를 외치는 순간이 왔을 때 남편이 쎄이스가 얼마냐고 물었다. 나는 거봐, 숫자라도 알고 와서 다행이지, 하고 속으로 고소해 했다.

사실 수십 년 영어를 공부해도 제대로 쓰지도 못하는데 스페인어를 배운들 써먹을 일이 있으려나 싶다. 남미 여행은 흥미 없고 쿠바에 직항이 생긴다면 다시 한 번 가보고 싶긴 하지만 그럴 가능성도 별로 없다. 그래도 그냥 재미삼아 영어공부 하다 말고 스페인어도, 또 고등학교 때 배웠던 프랑스어도 가끔 들여다본다. 목적성이 없으니 늘지도 않는다. 그래도 그 말들을 읊조릴 때면 이국의 거리에 서 있는 것 같아 즐겁다. 정신 건강에 좋다. 여행기를 읽는 것만큼 즐겁다.

 

저자는 멕시코에서 이민생활을 했단다. 애니메이션 코코의 나라다. 우리 생활과 밀접한 스페인어 이야기도 편안하지만 이야기마다 관련된 스페인어를 잘 정리해 놓았다. 이 책 한 권으로 스페인어 회화가 될 리는 없지만 부제처럼 스페인어를 공부해보고 싶게 선동한다. 나도 이 책 읽다가 책장에서 볼펜 끼워놓고 몇 달 방치한 회화책을 꺼내 다시 공부해 본다. 저자가 소개한 유튜브 채널들은 매우 유용해서 오랜만에 유튜브에서 놀기도 했다. <Donde voy> 가사로 한참 공부하던 종이도 다시 꺼내들어 본다. <Extra> 라는 스페인 시트콤도 보았다. 스페인어 공부하라고 만든 시트콤인 양 말도 천천히 하고, 미국인이 스페인어 배우는 설정이라 영어와 스페인어가 섞여 나온다. 우리나라도 이런 설정의 한국어 배우는 드라마가 있으면 한국어에 관심 있는 외국인들이 즐겨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스페인어에 관심이 있지만 엄두가 나지 않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 아마도 이 정도면 나도 다시 도전해볼 만하다고 동기유발이 될 것 같다. 본격적인 회화책을 사고 어딘가 강좌에 등록을 하는 것은 그 다음이다. 즐거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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