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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과 천둥
온다 리쿠 지음, 김선영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7월
평점 :
많이 안다고 더 잘 즐길 수 있을까?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나는 그렇다. 아이들이 다 크고 나서야 음악이든 미술이든 공부를 좀 해볼 마음도, 시간도 생긴다. 방학 중이나 주말에 어렵사리 시간을 내서 연주회를 쫓아가 본다. 청소년 음악회에 가면 귀에 익숙하지만 제목을 몰랐던 곡들이 많아 즐겁게 감상할 수 있다. 좀 더 본격적으로 클래식 공부를 해보고 싶던 중에 이 책을 발견했다. 그 전에 <노다메 칸타빌레>를 보았는데 이제 소설도 읽고 음악공부도 한다? 얼마나 좋은가 말이다. 게다가 조금 낯간지럽고 일본스럽긴 하지만 이런 문학적 표현을 만나는 것도 재미있다.
빈약한 소리, 힘겨운 소리로는 안 된다. 갓 말린 보드라운 이불처럼 폭신폭신하면서 촉촉한 물기를 머금고 있어야 한다. ... 하지만 그 물기를 표현하려면 상당한 여유가 있어야 한다.
군더더기 소리를 내지 않으려면 근력이 필요하다. 발소리를 내지 않으려면 다리에 힘을 주어야 한다. 테이블 위에 컵을 내려놓으려면 컵을 쥔 손을 허공에서 딱 멈추고 지탱할 힘이 필요하다.
사실 모르는 곡명이 더 많았던 점도, 일본 만화나 문학 특유의 경쟁구도도 낯설긴 했지만 그래도 즐겁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