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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 와요, 북유럽살롱 - 북유럽 사람들이 오늘도 행복한 이유, 궁금해요?
정민혜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북유럽 여행을 가고 싶어서 이런저런 책들을 보고 있었다. 스웨덴 하지 축제 ‘미드솜마리’도 궁금하고 내가 좋아하는 달라하스트(말 목각인형)과 화관도 좋았지만 이 책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북유럽의 육아법이라는 ‘얀테의 법칙’이다. 아이들에게 저런 품성을 기르도록 가르친다는 것은 말 그대로 ‘배려와 존중’의 교육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고슴도치들처럼 안에는 피해의식으로 가득 차 있으면서 겉으로는 나만 최고인 양, 남을 공격할 무기로 온 몸을 두르고 사는(원래 내면에 상처가 많은 사람들일수록 공격적이다) 한국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1. 스스로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2. 네가 다른 사람들만큼 좋은 사람이라고 착각하지 말라
3. 네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말라
4. 네가 다른 사람보다 낫다고 자만하지 말라
5. 네가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
6. 네가 다른 이들보다 더 중요할 거라 생각하지 말라
7. 네가 뭐든지 잘 할 것이라고 여기지 말라
8. 다른 사람을 비웃지 말라
9. 다른 사람이 너를 신경 쓰고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
10. 다른 사람을 가르치려 들지 말라
스웨덴의 음식물 쓰레기는 바이오가스로 재활용된다고 한다. 체온, 커피의 온기, 기차의 열기 등도 모두 에너지로 환원해 쓴단다. 생각할 게 많은 대목이다.
스웨덴에서는 부부에게 아이 한 명당 480일의 휴가를 주고 이중 390일 동안은 월 수입의 80%, 나머지 90일은 매월 30만원 정도 지급한단다. 1995년에는 ‘아빠의 달’을 만들어 아빠도 한달 이상 육아휴직을 쓰면 총 육아휴직 기간이 한 달 늘어난다. 남성 육아 60일은 의무사용 기간이다. 우리나라에도 아빠에게도 육아휴직을 쓰지 않고는 배기지 못하게 하는 제도들이 들어와야 할 것이다. 육아의 부담을 나누는 것뿐 아니라 남녀의 평등한 육아부담을 위해서도 꼭 필요할 것이다.
북유럽이 지상낙원은 당연히 아닐 것이다. 유럽이 궁금하고 부러울 때마다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가서 살고 싶은가? 프라하의 구시가지 광장을 거닐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반나절 이상, 저 돌 건물에서 1년을, 혹은 평생을 살 수 있겠는가, 하고.
그저 피안의 세계일 때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K팝 때문에 한국을 동경하는 서구인 이야기를 들을 때 비슷한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누군가에게는 지옥이고 현실인데 그곳을 환상으로 여기는 이들도 있다는 것, 그러므로 나의 환상은 또 다른 지옥일 수도 있다는 것.
그러나 그 부러움에서 배울 점을 찾아본다면 감성과 영혼은 하늘을 날지라도 내 발은 땅을 디디리라. 북유럽은 분명 제 3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똑같이 따라 하려 들면 귤이 탱자가 되겠지만 분명 우리에게 맞는 다른 모델로의 전용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자전거를 타고 쓰레기를 줄이고 육아를 세계가 함께 책임지는, 매뉴얼과 시스템이 잘 정비되어 있지만 인간적이고 윤리적인 그런 세상. 많은 세금을 내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공정하게 집행되는 복지, 그로 인해 누구나 인간적인 존엄을 스스로 깎아내리지 않아도 되는 그런 세상. 불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이제는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