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시클 다이어리 - 누구에게나 심장이 터지도록 페달을 밟고 싶은 순간이 온다
정태일 지음 / 지식노마드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혈혈단신으로 달랑 자전거 하나만 가지고 유럽을 횡단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자가 얼마나 될까? 여기 두 달 동안 유럽 대륙을 자전거로 약 2500킬로미터를 달린 용감하다 못해 무모한 청춘이 있었으니 바로 이 책의 저자가 되겠다. 어느 날 책을 좋아하는 친구에게 일상이 지루하고 답답할 때 읽으면 가슴이 뻥~뚫릴 만한 책 없니? 하고 물었더니 이 책을 추천해 주었다. 추천 받아 읽긴 했지만, 제목을 듣곤 자전거 이야기가 나올 거라 예상은 했지만, 정말 이럴 줄은 몰랐다. 저자가 “빨간비닐”이라는 자신의 애마(자전거 말이다^^)를 가지고 유럽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는 그 대목이 나오자 ‘아, 장난이 아니 구나, 미쳤어~미쳤어!’ 라는 말이 내 맘속에서 아우성치고 말았다. 그가 이토록 무모한 여행을 시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잃어버린 스무 살의 열정을 찾기 위해, 자신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기 위해서 라고 한다. 그가 자전거 하나를 가지고 파리에 입성했을 때 나는 그의 친구들이 그랬듯이 걱정부터 앞섰다. 저자를 말리고 싶었다. 자전거로 어떻게 뭘 할 수 있겠느냐고...

 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는 “밟고 또 밟자”라고 외치며 자전거로 유럽횡단을 시작한다. 스물아홉 청춘이 그를 불태우고 있는 것 같았다. 그렇지 않다면 수많은 오르막길을, 쳐다만 봐도 엄두가 나지 않는 길을 포기하지 않고 갈 수 있었겠는가. 넘어지고 깨지고 다쳐도 그는 말한다. “갈 길이 멀다 하되, 페달 아래 길일 뿐!” 이제 나도 더는 어찌할 재간이 없다. 이 무모한 청춘을 응원하는 수밖에... 그가 달리는 길을 조용히 따라 가보며, 그가 자전거 여행에서 발견하는 인생의 묘미를 함께 즐기는 것 밖에... 그가 길을 가다 생맥주로 목을 축일 때면, 나도 함께 건배를 외치는 수밖에 이젠 방법이 없는 것이다.

 스물아홉. 끝없는 취업난의 길에 허덕일 때로 허덕이다, 내가 직업을 선택하는 것인지, 직업이 나를 선택하는 것이지도 알 수 없게 되어버린 그가 나의 모습과 멀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했다. 그가 찾고 있는 스무 살의 열정이 나 또한 끊임없이 찾고 갈구해야 할 그 어떤 것임을 받아들여야 했다. 그러자 좀 전부터 그의 자전거 여행을 조용히 따라가고 있던 나는 그가 발견해 내는 자전거와 인생의 공통점들을 같이 나눌 수 있었다. 두 달간의 자전거여행에서도 계획표를 짜고, 수정도 하고 해야 하는데, 하물며 인생의 긴 여정을, 계획표도 짜지 않고 갈 수 있겠냐고 말이다. 그는 “오늘 이만큼 자전거를 타고 가야겠다.” 하여 놓고 가지 못하면 다음날 그 값을 치러야 하는 것도 발견한다. 오늘의 일을 내일로 미루면 내일이 더 힘들어지는구나. 간단하지만 뼈저리게 느낄 기회는 별로 없는 그 일은 그는 온 몸으로 체험한다. 달리다 보면 수없이 길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것 또한 이번 여행의 빼놓을 수 없는 성과일 것 같다.

 처음엔 그토록 무모해 보이던 그가 어느새 한 뼘 두 뼘 커져있다. 처음에 막막하게 보이는 길이라도 막상 그곳에 가면 달리 보일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된 그는, 쉽지 않은 여행도 일단 저지르고 보면 만만해진다고 한다. 이토록 용기에 가득 찬 그에게 이제 이 세상도 만만해지지 않았을까. 자전거가 고장 나 넘어진 자리에서 자전거에게 응급처치 해주고 점심도 먹는 그의 여유에, 세상은 더 이상 그를 삼키는 파도가 되지 못할 것이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동안 그는 이 세상의 주인공이었다. 자신이 갈 길을 자신의 손으로 방향을 정하며, 온전히 그의 마음과 생각대로 목적지를 향해 달린 그가 주인공이 아니었다고는 말하기 힘들 것 같다. 주인공을 따라 그의 자전거(빨간비닐)에 무임승차한 나는 어느 덧 그가 밟는 페달을 응원하고 있었다. 그것이 설사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길이라도 할지라도.'어? 이 길이 아니네~'하고 유턴할 수 있는 청춘이니까! 스무 살의 열정을 가슴에 품은 ‘그’니까 말이다.

p49 당신이 아직 젊다면, 일단은 제멋대로 상상해도 좋다. 일단 저질러라.
p121 열정으로 페달을 밟는 한 실패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무엇을 저질러 볼까나. 자전거를 한번 타 볼까나? 아차, 우리 집 자전거는 바퀴가 바람 빠져서 한쪽에 쳐 박아 놨었지ㅠ 바람 빠진 바퀴 자전거가 내 모습이나 다름없다. 이제 젊음이라는.. 열정이라는 바람을 빵빵하게 넣고 신나게 달려 볼까나? 그런데 난 저자처럼 유럽대륙을 자전거로 달릴 용기는 없다. 다행히 저자도 반드시 자신처럼 자전거를 타고 유럽으로 달려가라는 건 아니라고 한다. 모두의 가슴 속에는 열정의 자전거가 한 대씩은 있다고, 마음 속 자전거를 꺼내라고 한다. 뭐 나도 그 정도는 할 수 있다. 내 가슴의 열정의 자전거를 꺼내 씽씽 달리는 것! 그것쯤이야~ 신나게 달려야 겠다.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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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마녀 2009-06-23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어느멋진날님께 활기를 불어넣어준 것 같아서 보람찬데요???ㅎㅎㅎ

어느멋진날 2009-06-23 10:16   좋아요 0 | URL
ㅎㅎ 이 책 추천해 주셔서 고마워요^^ 재미있게 읽었어요^^

어느멋진날 2009-06-26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6월 4주 이주의 다음 블로거뉴스 특종으로 선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ㅡ^

유쾌한마녀 2009-06-27 13:11   좋아요 0 | URL
우와~~ 선정됐구낭 *^^* 축하행 ^^ 내가 더 기분이 좋당ㅎㅎ//

순오기 2009-07-02 10:04   좋아요 0 | URL
블로거뉴스 특종 축하해요.
이젠 베스트 특종으로 오르는 날까지 아자아자!!^^

어느멋진날 2009-07-02 10:18   좋아요 0 | URL
와~ 순오기님이시다^^ 몰래 들어가서 사진이랑 다 봤어요~ㅋㅋ 저도 언제 초청해주셔요^^ ㅋㅋ 베스트 특종까지? 굉장한 알라디너 분들이 많아서,, 바라지도 않아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