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지 않다는 말 그 말을 믿지 않는다. 외롭지 않다면 친구를 떠올리며 술잔을 사지 않고,

안주를  나눌 접시를 사지 말아야 겠지. 마음을 접었다지만, 그는 여전히

사람 속에서 행복할 궁리를 한다. 그 행복이라는 것이 조금 아주 조금 세상의 언어와 뜻이 다를 뿐.

 

(윤동희가 묻는다.

-벼룩시장에서 사는 건요?

 이병률이 답한다.

-접시와 술잔이에요......)p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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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6-08-20 08:17   좋아요 0 | URL
저두 접시를 사겠어요.
함께 나눌 접시...
외롭지 않은 사람은 없겠죠?

2016-08-21 08: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16-08-20 12:20   좋아요 0 | URL
결혼할 때 구입한 접시를 아직도 사용하는 1인입니다. 시인과 접시와 술잔...
ㅎㅎㅎ 근사해요^^

2016-08-21 08: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16-08-21 09:38   좋아요 0 | URL
네네넹~~~ 살림살이 중 업그레이드되는게 책이네요~~~ 기뻐요~~푸핫!
 

베를린에 갔을 때의 일이다. 이주헌의 서양미술순례를 탐독하고 게테콜비츠 미술관엔 꼭 가봐야지 별렀다. 스마트 폰도 가지고 있지 않을 때라 영어네비에 의존해서 독일어지도를 보며 더듬 수를 놓아 복불복으로 단번에 찾아지면 시간을 절약하는 것이고 아님 헤매는 것이고. 아이들은 어리고 남편은 천재형 길치(여보 미안)였다. 지도에서 확인한 게테 콜비츠 미술관은 분명 도심에 있었는데, 네비는 이상하게 외곽으로 안내하는 느낌.

 

그 불안감은 한 시간이나 달려 교외로 빠져나간 어느 한적한 주택가 집앞에서 현실이 되었다. 아, 같은 이름이 여러 개였구나. 그걸 확인하지 않았어. 왕복 두 시간이상 허비를 하고 그대로 베를린을 떠나느냐 다시 도심으로 돌아가느냐를 고민하다 결국 다시 도심으로 들어와 케테 콜비츠 미술관을 찾아갔다. 말이 미술관이지 이층? 주택 정도의 작은 미술관은 눈 부비고 찾기 않으면 지나치기 일쑤인 그런 곳이었다.

 

그런데 소박하기 이를 데 없었던 그 곳이 웅장했던 페르가몬 박물관 보다 더 인상적이었고, 그 후로도 오래동안 뇌리 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정원에 서 있던 작은 흉상은 어렴풋하고, 실내의 한 작품 작품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 분위기 만큼은. 그 분위기가 오늘 밤 또 생각나서 문득. 뜬금 없이 케테 콜비츠. 분위기, 어조, 뉘앙스를 생각해보는 밤.

 

" 독일의 여류 화가로 판화를 독보적인 위치로 끌어올린 판화가이며, 프롤레타리아 미술의 선구자, 미술의 기능과 역할을 사회 속으로 제고시킨 작가로 불리는 케테 콜비츠의 일생을 서술했다. 오랜 세월동안 다양한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케테 콜비츠의 예술 세계와 삶을 함께 소개한다.

케테 콜비츠가 남긴 일기, 편지, 작품집 및 그에 관한 논문, 논평 등을 참고하여 본문을 구성하였으며, 콜비츠의 작품 70여 점을 함께 수록했다." 

 

 

 

 

 

 

 

 

 머물렀다.

'떠나고 싶다'와 '고립되고 싶다'가 충족 될 수 없는,

그 마음조차 잊은지 오래.

오늘 버스 독서는

<무인도에 갈 때 당신이 가져가야 할 것>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이 아닌, 

마음은 언제나 무인도 여행자.

섬은 커녕 바다 근처에도 가보지 못하고

여름이, 지나고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풍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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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 2016-08-20 01:49   좋아요 0 | URL
저도 섬에 가고 싶네요!

2016-08-20 0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16-08-20 12:27   좋아요 1 | URL
저도 이런 문장으로 시작하는 글을 쓰고 싶어요. 베를린에 갔을 때의 일이다.
스위스에 갔을 때의 일이다.
일본에 갔을 때의 일이다 ㅎㅎ
케테 콜비츠는 처음 듣는 이름인데 판화가군요... 케테 콜비츠... ^^

2016-08-20 2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21 1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원하고 싶다. 말이 되는 소린가? 암튼 날씨가 더우니 집이, 책이 더 무겁게 느껴진다. 머리카락도 그래서 자르러 가고 싶은데, 땡볕에 나서기가 두렵다. 하여 책장 한 칸 만이라도 정리를 좀 해 보자. 좋아, 버릴 책들을 일단 추려보겠어. 그래서 손에 빼든 것이 2012년 11월에 발행된 <현대문학2012-11>

 

목차를 휘르륵 훑어 보는데 김숨,최수철, 박성원, 이기호, 은희경 작가의 소설들, 윤대녕,이화열 작가의 에세이, 피나 바우쉬의 사진, 마종기,김별,천수호 작가의 시들. 그 해 노벨 수상작가였던 모옌의 특집. 이런 이런, 정리를 하겠다고 맘 먹고 버리겠다고 처음 빼든 책에서 주저앉아 오늘까지 현대문학을 읽고 있다.

 

오래 전부터 읽어오던 작가들은 익숙해서 반갑고, 낯선 작가들은 호기심에서 한 번쯤 펼쳐 보게 된다. 2012년의 나는 뭘하고 있었지?하며 돌이켜도 보았다. 4년이 채 못되었으니 얼마 오래지 않은 과거인데 딱히 인상적으로 생각나는 것이 없다. 단지 아이들이 몇 학년이어구나 정도. 

 

그보다 한참 더 옛날에 읽었던 최수철작가가 2012년에도 계속 소설을 쓰고 있었음에 놀랐다. 1958년생. 그 시기의 외국 작가들은 누가 있지 괜히 이 사람 저 사람 찾아 본다. 오르한 파묵이 52년생, 모옌이 55년생 로맹가리는 1914년생, 가브리엘 마르께스 1927년, 보네커트는 1922년, 까뮈는 1913년, 사무엘 베케트는 1906년, 은희경은 1959년, 김연수는 1970년.

 

김숨의 장편 <여인들과 진화하는 적들>의 마지막회 연재가 끝났고, 최수철의 장편 <사랑은 게으른 자를 경멸한다>가 연재중이었다. 둘 다 인상적으로 읽었다. 김숨의 소설은 읽은 기억이 없는데, 이번에 조금 맛이라도 보았다 할까. 짧은 대사들이 많이 나오는 글이었는데 산만하지 않고, 현실의 일상적인 묘사와 심리 묘사가 좋고 캐릭터도 생생한 편이다. 김수철의 소설은 오래 전에 느낌은 어렵다.였던 것 같은데 지금은 그런 느낌은 없고 그렇게 읽어서 그런지 극적이면서, 안정적이다. 막간을 이용하여 담배를 들고 있는 피나 바우쉬의 사진, 해설을 곁들인 일러스트를 보는 맛이 잡지를 읽는 맛이구나. 한다. 이러다 도서관가서 문학지 과월호를 뒤지고 있지나 않을지.  

 

요즘 나오는 문예지들엔 관심이 없었는데, <현대문학 2012-11>를 읽고 나니, 어디 요즘은?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작품을 모았다가 출간되는 소설집이나 시집보다 훨씬 더 당대적인, 그 날 그 날까지는 아닐지라도 뉴스를 보는 느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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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6 1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https://www.instagram.com/p/BI7EKQNgID-/
이병률시인의 대화집 <안으로 멀리뛰기>
2820번째 예약본 독자에게 점심 초대 깜짝 이벤트!!
아쉽게도 교보를 통해 발송 되는 분이네요.
흐엉 알라딘 독자에게도 기회를 주세요ㅠ

그리고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아요
좋아하는 일만 하며 살아요
당신에게 멀리뛰기

당신에겐 어떤 사인본이 도착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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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6-08-10 19:12   좋아요 1 | URL
정말..... 저 사인본이란.....
아하~~~~ 너무 너무 근사해요ㅠㅠ

2016-08-10 21:59   좋아요 1 | URL
사흘동안 2820권을~ ㅠㅠ

단발머리 2016-08-10 22:33   좋아요 0 | URL
어머....... 너무 힘드셨겠어요~~
2820권이라니요ㅠㅠ

하리 2016-08-10 20:47   좋아요 0 | URL
으헉!! 사인본!!! 저도 도착했는데 집에 가서 얼른 뜯어봐야겠어요!!!!

2016-08-10 22:00   좋아요 1 | URL
인증샷 부탁해요~~^^

퐁당살롱 2016-08-10 20:55   좋아요 1 | URL
저도 왔어요^^

˝ 좋은 사람만 오랬지요. 좋은 일만 있을테니˝ 예요.
꺄~

2016-08-10 22:00   좋아요 1 | URL
꺄!!!ㅎㅎ

수이 2016-08-10 22:53   좋아요 1 | URL
앗 왜 이렇게 부럽지요 ㅠㅠ

2016-08-10 22:55   좋아요 1 | URL
네 저도 아직 사인본은 없습니다만ㅜ
 

끝났다. 빅서 해안은 텅 비어 있고, 나는 넘어진 바로 그 자리에 누운 채로이다. 바다 안개가 사물들을 부드럽게 만들고 있다. 수평선에는 돛대 하나 보이지 않고, 내 앞에 바위 위엔 수천 마리 새들이 있다. 다른 바위엔 물개 일가가 있다. 아비 물개는 지치지도 않고 파도 위로 솟아오른다. 고기를 입에 물고, 번들거리며, 헌신적으로. 이따금 제비갈매기들이 너무도 가까이 내려앉아 나는 숨을 죽이지 않을 수 없다. 그리하여 내 오랜 욕망이 깨어 일어나 내 안에서 움직이는 것이다. 조금만 더, 그러면 새들이 내 얼굴 위에 내려앉고, 내목과 품속으로 파고들어, 나를 온통 뒤엎을 텐테하고.....마흔 네 살에, 나는 아직도 어떤 본질적인 애정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하도 오랫동안 꼼짝 않고 누워 있었더니 마침내 펠리컨과 가마우지들이 나를 삥 둘러 원을 만들고 말았다. 조금 전에는 물개 한 마리가 파도에 실려 내 발치까지 왔었다.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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