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무슨 책을 들고 나올까 무지 고민하다 들고 온 책이다.

사피엔스를 들고 와서 숙제를 하고 싶었지만, 그걸 들고 전철을 타는 건 무리다 싶어 여름이 끝나는 허전함을 갈무리할겸 못 간 휴가에 대한 대리만족을 할 겸.

 

<섬이라니 좋잖아요>는 섬 50여군데의 실질적인 캠핑 가이드이다. 살펴보니 대난지도(여기에서 노루귀를 실컷 보고 쑥을 잔뜩 뜯어왔던 기억이 있다)와 무의도(육지와 연결되어 있으니 섬이라기도 머쓱하다)에 가본 것을 제외하면 이 책에 나온 섬경험은 전무하다. 제주의 우도도 못 가보았으니.

 

섬에 가서 캠핑을 하게 되리란 기대는 이루어질까 싶지만 왠지 가지고 있고 싶은 책이다. 들고 있는 것만으로도 '언제든 떠날 수 있어' 하는 든든함을 준다. 가는 방법이 상세히 나와 있고, 섬내에서도 캠핑의 최적지를 알려준다. 대부분 유명관광지가 아닌 까닭에 '이장님께 전화하면 픽업 나와주시고 식사를 마련해주신다' 이런 팁들이 깨알이다.

 

연전에 나온 <주말에는 아무데나 가야겠다>와 짝을 맞추어 놓으면 육지여행과 섬여행을 책임져 주겠다. 아이들이 어리면 어디든 자연과 벗하여 노는 것이 최고가 아닌가 싶다. 때로 섬으로 때로 숲으로 고단함을 무릅쓰고 오지게 데리고 다녀주는 아빠 또는 엄마를 만난 아이들은 행복하겠다. 나 또한 아이들을 최대한 자연 친화적으로 키우려고 노력을 하였지만, 섬캠핑은 못해보고 아이들이 커버렸다. 아쉬운 부분이다.

 

이렇게 바람이 선들한 계절엔 어디든 바람을 쏘이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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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6-09-02 15:03   좋아요 0 | URL
아직 아이들이 어려서 섬캠핑의 기회가 무궁함에도 게으른 엄마 아빠 때문에 도시에 갇혀 사는 어떤 아이들 둘이 마구마구 생각나는 리뷰예요. 섬이라니 좋잖아요. 제목이 좋아요~~ ㅎㅎㅎ

2016-09-02 21:09   좋아요 0 | URL
ㅎㅎㅎ일단 뒷산부터?

꿈꾸는섬 2016-09-07 22:39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생각만해도 좋네요.
섬 가고 싶어요. 그곳이 어디가 되었든간에요.

2016-09-12 1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여름이 가기전에. 뭔가 끄적거릴 마음이 생겨 다행이다.

그니까 무인도 북토크 이후로 정착되지 않는 마음을 다독이느라, 와중에 하루도 빠짐없이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겨우 오늘이 9월 1일인데, 죽을 것 같이 피곤하다고 중얼거리며 집으로 돌아와 엎어져 자고 일어났다.

무인도에 가서 승철 작가를 만나고 싶은데, 그의 다정한 얘기를 듣고 싶은데, 왠지 손이 가지 않는다. 그니까, 하루하루 밀리지 않고, 사피엔스와 시학을 요약정리하고, 스토너와 아우구스쿠스를 다시 읽기 해야지 이런 생각에 사로잡혀서 한마디로 마음의 여유가 없다. 윤작가님 미안..기다려주세요. 조만간 무인도로 날아갈테니.

 

그사이 폴 오스터의 <뉴욕3부작>을 읽었다. 엄밀히 말하면 <유리의 도시>와 <유령들>만 읽었으므로 읽었다고 말하면 안되겠지만 그래도 별러 오던 폴 오스터의 맛을 봤다고 할까. <유리의 도시>는 깊이 읽기 하고 싶은 소설이었다. 출판사 여러 곳에서 17번이나 퇴짜를 맞았다고 하는데, 왜? 재미만 있던데...마이클 더글러스의 냄새가 살짝 난다는 점에서 일정부분 미국대중소설의 전형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꼬이게 비튼, 비정상성을 그린다는 점에서 최근에 읽던 다른 소설들과의 차이점을 느꼈고 그것이 신선했다.

 

작년에 읽었던 <스토너>의 작가 존 윌리엄스의 신간 <아우구스투스>를 어제 오늘 들고 있었다. 내가 싫어하는 3박자를 갖추었다. 역사소설, 어렵고 많은 이름들, 서간체 소설.

 

앞부분을 조금 읽었는데 읽기 싫었다. 그리고 읽는데 도무지 내용이 들어오지 않는거였다. 그래서 그냥 읽었다. 부분적으로 아름다운 묘사, 이런 표현은 역시 스토너네. 하면서 읽었다. 하지만 뭐라 할만한 감상은 찾아내지 못하고, 멍하게 읽기를 마쳤다. 읽은게 읽은게 아니야를 중얼거리며 모임 장소로 갔다가 역시 시간을 쪼개어 간 보람이 있군. 하는 생각을 했다. 제대로 읽고 온 두 사람이 명확하게 상반되는 두 관점으로 읽어서, 아, 다시 읽어야 겠구나 하는 마음이 생겼다.

 

한 사람은 사회구조 안에서 개인의 존재를 파악했고, 한 사람의 사적인 관계 속에서 개인을 파악하며 읽었더라. 자연히 지극히 평범한 삶 그 자체를 그저 견디며 살아 낸 스토너와 역동적인 역사의 장에서 주체적으로 삶을 만들어갔던 아우구스투스의 삶을 비교하게 되었다. <스토너>에 이어 2년후 집필을 시작해서 4년정도 걸려서 완성한 <아우구스투스>에서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라는 부분에서 아, 이정도면 다시 읽어지겠구나. 활자가 아닌 내용으로.

 

지난 주부터 좀 부담스러운 <시학>을 읽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학>이어서 부담, 펭귄판의 두께 부담, 주변에서 뭔 말인지 도통 모르겠다에 부담. 쓰리 부담을 안고 읽기 시작한 <시학>은 웬걸/ 뭐 다 아는 이야기더라.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시학>을 토대로 이후의 문학이론가들이 이론서 집필에 참고를 삼았을테니. 뭐 새롭다 할 만한 내용이 없었다. 뒷 부분을 마저 읽어봐야 알겠지만. <시학>은 시에 관한 이론이 아니다. 문학창작론이다를 염두에 두고 읽으면, 그리고 미메시스나 줄거리, 재현 등의 개념을 <시학>에서 요구하는 개념대로 파악해서 읽으면 한 장 한 장이 짤막짤막해서 별 부담없이 읽어지는 책이다. 내용 자체가 짧으니까 일단 다 요약하는 걸로. 그리고 <사피엔스>를 좀 천천히 요약하면서 읽어야지. 뜬금 있이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마음의 부담이 확 된다. 매일 매일 해야지 이렇게 생각하고 있어서다. 같이 사는 사람이 집요하게 읽기를 강요?하고 주변인들이 다 추천. 뭐 대외적으로 세계적으로 유명인들, 유시민 선생님 등등이 다 추천. 이런 책 읽기 싫어하는 나 같은 사람도 한 번은 읽고 넘어가야 되는 책인가 부다. 하고 숙제하는 심정으로. 2쪽쯤 읽었는데, 아주 명쾌하였다.

 

그리고 최근에 관심을 갖게 된 작가 김숨의 인터뷰가 실린 현대문학 8월호와 <한 명>을 짝지어 읽어봐야 겠다고 챙겨두었다. 그니까 이번 주말은 두 달에 한 번 제주도 선생님과 공부를 하는 주인데, 그 것 포함 이 책들을 소화하고픈 것이 주말 나의 목표이다. 목표하니까 생각나는데 무인도 북토크에 온 친구가 물었다.

 

 대체 뭐가 되려고 그러는 거야?

(왜그렇게 바빠보이는 거지?)

 

음..난 뭐가 된다거나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 없는데...그냥 지금 이 순간을 만끽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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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 2016-09-01 20:49   좋아요 0 | URL
그 친구 참 재밌네요ㅎㅎ

2016-09-01 20:50   좋아요 0 | URL
네 ㅎㅎㅎ

붉은돼지 2016-09-02 10:34   좋아요 0 | URL
쑥님~ 야나문 오미녀 중 한분이시군요.....호호호
예전에 <뉴욕3부작> 읽었었는데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는군요 ㅜㅜ
그냥 힘겹게 읽었다는 기억만.....

2016-09-02 10:43   좋아요 0 | URL
네~저만 미녀이고 나머진 아닌데,
야나님은 굳이 오미녀라고 박박 우기시네요... 호호호
저는 지난 달 읽은 책도 내용이 가물가물 한 걸요~
뉴욕은 유리의 도시 스틸먼에 빙의되어서 폭 빠져서 읽었어요:)

sslmo 2016-09-02 17:11   좋아요 0 | URL
쑥님, 안녕~^^
더운 여름 어떻게 지내셨어요.
아우구스투스 보고 들어왔는데, 저랑 별반 느낌이 다르지 않네요.
반가워라~^^


꿈꾸는섬 2016-09-07 22:42   좋아요 0 | URL
지금 이 순간을 만끽하는 쑥님~♡

하루 2016-09-29 15:29   좋아요 0 | URL
이렇게 바쁘시구나 ㅜㅜ
 

풍선덩굴
꽃말: 당신과 날아가고파

요즘 도심 골목안 담벼락에 많이 보인다.
익선동 골목길에서도
오늘 점심 먹은 식당 문옆에도 벽을 타고 올라가고 있었다.

꽃은 작고 귀엽고
풍선은 풍선같아 예쁘다:)

9월이다.
당신과 날아가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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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6-09-01 06:34   좋아요 0 | URL
하하하!!!
이게 풍선덩굴이군요. 그냥 봤으면 지나쳤을텐데 쑥님 설명에 다시 한 번 사진 속으로~~~ ㅎㅎ

2016-09-01 17:25   좋아요 0 | URL
히히히
 

1장

 

재현행위는 모두 리듬과 말과 선율을 수단으로 이루어지는데 그 각각의 수단은 독자적으로 사용되거나 서로 결합하여 사용되기도 한다. 예컨대 피리등의 악기들로 연주를 할 때는 오직 선율과 리듬만을 사용하지만 산문,운문등 말로만 재현을 해야 하는 경우는 아직 정확한 명칭이 없다.

그래서 시인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데, 그 이유는 그들이 재현해서가 아니라 운율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관례적으로 의학, 자연철학의 경우도 운율을 사용했으면 시인이라는 이름을 붙이고는 있으나, 호메로스와 엠페도클레스는 운율을 사용한다는 것 외엔 공통점이 없다. 카이레몬의 <켄타로우스>또한 온갖 운율을 혼합하여 재현하였으므로 시인이라 부른다.

 

2장

 

재현하는 사람들은 행동하는 인물들을 재현하기에 실제 사람보다 낫게 또는 못하게 또는 비슷하게 그들을 재현한다. 그리고 관계속에서 서로 다른 대상들을 재현하기 때문에 유형들로 구분이 가능하다. 호메로스는 우리보다 낫게, 클레오폰은 우리와 비슷하게 헤게몬과 니토카레스는 우리보다 못하게 인물을 재현했다.디튀람보스와 송가의 경우에서 처럼  희극은 보통사람보다 못나게, 비극은 더 낫게 재현하려고 한다.

 

3장

 

재현을 구분하는 여러 가지 기준들의 수와 성질

실제로 같은 수단을 사용하여 같은 대상을 재현하더라도 화자입장, 제 3자 입장, 모든 사람의 행동하는 저자입장에서 재현할 수 있다.

수단,대상,방식은 재현에 적용되는 세 기준이다.

소포클레스는 고상한 인물을 재현한다는 측면에서는 호메로스 방식의 저자

행동하고 실제로 연기하는 인물을 재현한다는 측면에서는 아리스토파네스와 같은 유형

극시-시인이 실제로 극을 연기하는 인물을 재현

 

4장

 

사람은 재현하려는 성향과 재현된 것에서 쾌감을 느끼는 성향을 동시에 가지고 태어난다.

추함을 실체를 보면서는 고통을 느끼지만 재현된 미술작품을 보면서 쾌감을 느끼듯이 무언가를 배우는데도 쾌감을 느낀다. 그림을 보면서 무엇을 알아보는 법을 배우기 때문에 그런 행위를 좋아하는 것이다.

 

재현행위는 자연스러운 것이고 천부적으로 뛰어난 사람들에 의해 조금씩 발전되어 갔다. 엄숙한 시인들은 고상한 사람들을 소재로 찬가와 송가를, 경박한 시인들은 사람들을 헐뜯는 내용의 시를 썼다.

 

호메로스의 <마르기테스>는 희극의 주된 특징을 단장격의 운율로 처음으로 보여 주었다.

비극과 희극의 등장에 따라 시인들은 자신의 성향에 따라 작품을 쓰기 시작했는데, 비극은 디튀람보스를 지휘하던 이들로부터 희극은 남근숭배가를 지휘하던 이들로부터 시작되었다. 이후 비극은 수많은 변형을 거치면서 형식이 정해졌다.

아이퀼로스, 소포클레스를 거치면서 대화가 늘고 춤이 줄면서 적합한 운율을 찾아가게 되었다. 단장격 운율은 대화체에 적합하고 6보격 운율은 일상어의 범위 밖에서 쓰인다.

 

5장

희극- 저속한 인물들의 재현이기는 하지만 일부분이지, 모든 종류의 저속함을 말하지 않는다. 희극의 가면은 추악하지만 고통을 나타내지는 않는다. 처음에 희극은 진지하게 다루어지지 않아서 최초의 희극시인들이 기록되기 시작한 것은 이미 형식이 정해지고 난 뒤의 일이다. 아테나이 시인 크라테스에 의해 단장격 욕설 형식에서 줄거리 형식으로 주제를 다루기 시작했다.

 

서사시와 비극- 고귀한 인물 재현, 장중한 운율 사용- 서사시는 오로지 장중한 운율만을 사용하고 , 시간제한이 없다. 비극은 한나절이란 시간 제한이 있다.

서사시를 구성하는 요소들은 모두 비극에 있지만, 비극을 구성하는 요소 모두가 서사시에 있는 것은 아니다.

 

6장

비극- 완결성, 일정한 크기를 갖는 고귀한 행동의 재현. 이야기가 아닌 등장인물에 의해 연민과 두려움을 재현함으로써 카타르시스를 실현. 리듬과 선율 노래가 있는 언어 사용, 극의 부분에 따라 운율만으로 또는 노래의 도움만으로.

 

줄거리, 성격, 표현, 사상, 볼거리, 노래.

볼거리는 성격과 줄거리, 표현 노래 사상까지 퍼함.

이런 요소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사건들을 조직적으로 배열하는 것, 실제로 비극은 사람을 쟇녀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과 삶과 행복을 재현하며 비극의 목표는 행동이지 성품이 아니다. 성품은 성격에 의해 결정되지만, 행복의 여부는 행동에 따라 결정. 성격을 재현하기 위해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을 통해서 성격이 드러나는 것. 사건과 줄거리가 비극의 목표이다. 

 

비극에서는 줄거리와 사건들이 조직을 갖추는 것이 성격을 묘사하는 것보다 중요하다. 비극에서 가장 강한 호소력을 갖는 급전과 발견은 바로 줄거리의 구성요소이다.

 

첫번째 사건의 조직적 배열

두번째 성격

세번째 사상 - 상황이 무엇을 함축하고 있으며 무엇이 적절한 것인지를 말할 수 있는 능력으로서, 엄밀하게 말해서 정치적 또는 수사학적 담론 기술의 대상이다. 무엇이 있거나 없다고 논증하는 형식이며 보편적 진리를 말하는 형식이다.

네번째- (언어의 영역에 속하는)표현

 

7장

사건의 조직이 무엇이어야 하나

아름다움이란 크기와 배치에 있으므로 구성요소들을은 일정한 질서에 따라 배치되어야 하고 그 크기도 적당해야 한다. 

연극경연이나 관객의 지각과 관련하여 제한해야 할 길이를 정하는 일은 작시술과는 관계가 없다. 대략한 한 비극작품의 크기는 불행에서 행복으로, 행복에서 불행으로 뒤바뀌게끔하는 일련의 사건들을 개연성이나 필연성에 따라 연결하는 데 필요한 길이가 적당하다.

 

 

 

8장

하나의 줄거리는 한 일물을 중심으로 한다고 해서 통일성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호메로스는 <오뒤세이아>에서 오뒤세우스에서 일어날 수 있었던 사건을 모두 이야기하지 않았다. 필연성이나 개연성이 없는 사건들을 제외했다. 줄거리는 하나의 전체를 이루는 단일한 행동을 재현한 것이어야 한다. 각각의 부분들은 옮기거나 빼게 되면 뒤죽박죽이 되게끔 구성되어야 한다.

 

9장 시인의 역할은 일어난 일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개연성과 필연성의 질서에 따라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연대기 작가와 시인을 구분 짓는 것은 운문으로 표현하느냐 산문으로 표현하느냐 하는 것이 아니라 연대기 작가는 실제 일어난 일을 이야기하고 시인은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이야기. 시는 연대기보다 철학적이고 더 고귀. 시는 보편성을 다루고 연대기는 특수성을 다룬다. 보편은 어떤 유형의 인물이 개연성이나 필연성에 따라 하는 말이나 행동의 유형을 말한다. 특수는 알키비아데스가 실제로 무슨 일을 했고, 무슨 일을 겪었는지를 말하는 것.

 

희극은 있음직한 사건들로 줄거리를 구성한 다음 임의로 이름을 골라 등장인물에 부여, 반면에 비극에서는 실제의 이름을 고수. 가능한 것이 설득력이 있다는 이유.

시인이 시인인 것은 재현하기 때문이며, 또 재현하는 것이 행동인 만큼 운율보다는 줄거리를 만들어내는 시인어야 한다는 점이다.

 

단순한 줄거리와 행동을 다룬 작품 중에서 가장 나쁜 것은 "삽화식"의 줄거리나 행동이다. 여기서 말하는 삽화식 줄거리란 여러 삽화들이 개연적이거나 필연적인 연관성 없이 연속되는 것을 말한다.

 

재현의 대상은 끝까지 완결된 행동뿐만 아니라 두려움과 연민을 일으키는 사건들이다. 그러한 감정은 서로 인과관계가 있는 사건들이 전혀 예기치 않게 일어날 때 특히 강렬하게 느껴진다. 우연한 사건도 의도에 의해 일어난 것처럼 보이면 놀라움을 안긴다. 미튀스의 살해자가 그의 동상이 무너져 즉사한 경우 같이 맹목적인 우연 탓인것만은 아닌 것처럼 보일 때 더 훌륭한 줄거리라 할 수 있다.

 

10장

줄거리에는 단순한 것도 있고 복합적인 것도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줄거리에 의해 재현되는 행동이 그러한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한"행동이란 앞서 정의 했듯이 단일하고 연속적으로 전개되는 행동으로서 급전이나 발견 없이 반전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복합적인 행동이란 급전이나 발견 또는 그 둘 다를 포함하면서 반전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급전과 발견은 모두 줄거리의 조직적인 배열 자체에서 생겨나는 것이라야 한다. 그에 앞선 사건들의 결과로 필연성이나 개연성에 의하여 뒤따라 일어나는 것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이것이 저것 '때문에' 일어나는 것"과 "이것이 저것 '다음에' 일어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11장

 

급전은 행동의 효과가 완전히 뒤집히는 반전을 의미하는데, 그것은 개연성과 필연성을 포함해야 한다. <오이디푸스왕>에서 어떤 사람이 오이디푸스에게 용기를 주고 그의 어머니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시켜 주려고 오지만, 본의 아니게 왕의 정체를 밝히게 되어 정반대의 결과를 낳는다. <륑케우스>에서 한 사람이 죽을 곳으로 끌려가고 다른 사람, 다나오스가 그를 죽이려고 따라가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발견이란 문자 그대로 무지에서 앎으로 넘어가게 하는 반전으로, 행복하거나 불행한 운명을 타고난 등장인물들 사이의 우호 관계 또는 적대 관계를 드러낸다. <오이티푸스왕>에서 가장 훌륭한 발견은 급전과 더불어 일어나듯이. 발견은 사실을 드러낼 수도, 무생물과 연관 될 수도 있지만, 행동과 줄거리에 가장 잘 통합된 발견은 앞서의 발견이다. 그런 발견은 연민과 두려움을 불러 일으킨다.

 

급전과 발견은 줄거리를 구성하는 두 부분이다. 세번째는 격정적 효과이다. 살인 심한 고통 등을 야기하는 행동을 말한다.

 

1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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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옥상에서 본 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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