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기 신간평가단 활동 안내
<소설>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신간 평가단이 되어 처음 쓰는 페이퍼라, 설레기도 그리고 기쁘기도!





1. 지도와 영토 by 미셸 우엘벡









  

 

 

 

 

실은 너무도 기다렸던 조나단 사프란 포어(Jonathan Safran Foer)의 책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가 나와서 신나하고 있었는데, 게다가 더블로 너무 좋아하는 또 다른 이 작가의 책이 나올줄은 기대도 못했었다


그의 책을 다 읽어보진 못했지만 영화로 먼저 보게 된 <소립자> 그리고 그 책을 쓴 미셸 우엘벡, 처음 읽을 때의 충격은 그야말로 다 기억이 난다. 읽고 나서 스트레이트로 또 한 번을 더 읽어보았으니까. 뭐랄까, 아주 빽빽하고 차곡차곡 적혀진 갱지의 위로 펼쳐지는 텍스트의 향연에 흠뻑 취해있었으니까. 그 이후 읽게 된 <어느 섬의 가능성>조차도 처음엔 포기했다가 다시 용기를 내어 읽게 된 후로는 몇 번을 더 읽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 책, 조금 두렵기는 하다. 아무리 한창 빠져 읽기는 했어도, <지도와 영토> 이 책, 아무래도 어려울 것만 같으니까. <소립자>에서의 두려움인가, 왜인지 제목에서부터 오는 그 느낌이랄까. 하지만 그의 책을 읽는다는 건, 정말 어떠한 작품을, 진짜 작품을 두 손에 아주 조심스럽게 들고 있는 것과 같으니까.





2. 한심한 나는 하늘을 보았다 by 구보 미스미







 

 

 

 

 

  

아무래도 제목에 끌렸다는 표현이 제일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작가에 대한 프로필도, 어떤 내용인지 짐작도 못한 채, 그저 책 표지를 보자마자 읽고나선 실망할지도 모르지만 그저 무작정 읽고 싶어지는 그런 책도 있지 않은가. 게다가 아무래도 10월의 쌀쌀한 기분에 더불어 뭔가 센티멘탈한 감정을 듬뿍 느껴보고 싶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청춘이란, 아쉽게도 가까스로 눈물이 맺히는 그런 존재일텐데 오랜만에 이런 책 한 권 느긋하게 앉아 읽어보고 싶어진다. 그나저나 일본소설은 조금 오랜만이다.





3. 호랑이의 아내 by 테이아 오브레트








 

 

 

 

 

조금은 판타지적인 느낌을 좋아하지 않는데, 실은 로베르토 베니니의 영화 <호랑이와 눈>이 생각이 나서 관심이 생겼다. 어쩔 때, 가슴이 답답할 때 뭔가 하늘을 날고 싶다는 충동이 생기는 것처럼 가끔은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분야의 새로움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고, 그리고 생각보다는 드라마적인 요소가 훨씬 더 많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이다. (아마 어쩌면 아예 판타지적인 요소가 없을지도 모르는데, 괜히 지레 겁먹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4. 나의 인생 by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가끔 많이 착각하는 경향이 있는 나는, 체호프와 카포티를 헷갈려했었다. 체호프의 책들을 보면 카포티의 책이, 반대로 카포티, 하면 체호프가 생각이 났는데 왜인지는 절대 모르겠다. 게다가 그 두 작가의 책은 단 한권도 읽어보질 못했다. 한번은 카포티의 책 <차가운 벽>을 읽어보겠다고 샀지만 어느샌가 나도 읽어보기 전에 카포티의 책을 읽고 싶어하는 친구에게 선물로 주고 말았다 .너무 유명해서 언제고 잊지 않을 것만 같아서 이리저리 마트에 있는 초콜릿을 먹어치우듯 새로 나오는 책, 그저 이슈가 되는 책에 한참은 빠져 살았었기 때문일까. 꼭 읽어보고 싶고 읽어야만 할 것 같은 책은 요리조리 잘도 피해다녔는데 이번에는 꼭 체호프를 읽어보고 싶다. 아마 내게 처음 다가오는 체호프는 어떨까.









아는 게 많아질수록 모르는 것도 많아진다는 역설적인 표현은 아마, 영화, 음악, 책을 대할 때 가장 솟구치는 것만 같다. 하나씩 알아가는 데 왜 내가 몰랐던 게 이렇게 많기만 할까, 하는 아쉬움과 반대로 극적인 설렘이 드는 그런 10월이 또 한 번 더 찾아왔다!
아, 10월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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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신간평가단 2011-10-11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크 완료했습니다! 첫 미션 수행 고생 많으셨습니다~
 
보통의 존재
이석원 지음 / 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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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담하게 써내려가서, 조금은 더 깊게 느낄 수 있었던 그런 책.
자주는 아니지만, 그래도 누군가의 생각이 궁금해서 집어드는 에세이는
왠만하면 마음에 들지 않는 게 대부분이었지만
이 책은 조금 달랐다.
제목 <보통의 존재>는 우습게도 '알랭 드 보통'을 떠올리게 만들어주었고,
그러다가 읽으면서 내내 이 사람, 보통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까지였다. 

또, 어떻게 보면 가슴에 품어 안고 싶은 책인
<인간실격>과 조금은 닮아있다는 느낌까지 들었는데 그건 아마도
너무 솔직해서 알고 싶지 않은 치부를 슬쩍 엿보았다가
이내 내 것인냥, 나와 별반 다르지 않구나, 라는 안도감을 들게 해주었기 때문이랄까. 

사랑과 자유의 존재, 그리고 언제고 떠나버릴 것만 같은 가벼움은
글로써 꽤나 무겁게 녹아들어있었고,
누군가에 대해 이토록 뜨겁게 끓어 안을 수 있는 기분은
잊고 지냈던 사람을 알았던 것 마냥 애틋함을 느낄 수 있던 그런 종류의 것이었다. 

 

 

[연애의 풍경]

"맞아, 그때도 그랬었어..."
우리는 서로에 대한 환희에 들떠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었지.
같은 서울 안에 있는 곳이 아니라 대구까지 운전을 해서 너를 데리러갔었고
동생과 함께 만난 것은 만난 게 아니라며
이미 만났던 날 밤 둘이 다시 만나서는 기쁨과 사랑으로
얼굴엔 웃음이 가득한 채 마주잡은 두 손을 놓을 줄 몰랐었지.

"맞아, 그때 그 사람도 그랬었어..."

너는 집에 다 도착해놓고는 내가 보고 싶다며
다시 학교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었지.
우리가 볼 수 있는 시간은 단 십 분.
너는 그 십 분을 위해 같은 곳을 두 번이나 왕복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었어. 

"귀찮지 않아?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아니, 전혀 조금도 귀찮지 않아."

너는 웃으며 말했지. 그리고 그 웃음을 보며 나는 전율했다.
예전 누군가에게서 보았던 바로 그 표정이었거든.

난 여자가 사랑에 완벽하게 빠졌을 때 어떤 표정을 짓는지 안다.
상대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너무나 충만해서, 기쁨에 겨워 눈은 반쯤 감긴 채
마치 꿈을 꾸는 듯한 얼굴로 누군가를 한없이 바라보는 바로 그 표정.

'그래, 모든 것이 예전에 봤던 장면이야...'

나를 위해 힘든 것도 마다하지 않고
시장에 들러 내게 필요한 것들을 대신 사다주던 것,
낙산의 붉은 바다를 바라보며 서로에게 굳게 다짐하던 일,
더없는 사랑을 느끼고, 마음이 아플 정도로 애틋함을 느끼던 이 모든 것들이
다 예전에 경험했던 일들이었어. 그리고 난 그것들의 결말도 알고 있지. 

순간을 즐기지 못해서 미안해. 그리고 사랑한다.
우리는 반드시 헤어질 테지만 내 일생의 연인은 바로 네가 될 거야.

 

 

+
영화의 결말을 알고 싶지 않아
정말 보고 싶은 영화의 예고편조차 보지 않고, 그 어떤 말도 듣고 싶지 않아 한다, 나는.
그리고 책도 마찬가지로 읽고 싶었던 책은 훑어보지도 않고
무작정 읽기 시작하는데,
그래서 책의 단편 하나조차도 노출시키지 않고, 읽어봐, 라고 말하고 싶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단편을 써놓는 이유는 정말이지 아름답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단편으로 인해 누군가 이 책을 읽고 싶어진다면 좋겠다는 마음에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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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박물관 1 민음사 모던 클래식 27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이라는 것은 상대적이면서 동시에 절대적이다.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이루어지지만 결국은 누구에게도 비교할 수 없는 나만의 모든 감정이 쏟아진 하나의 결정체임을 보여주게 된다. 이 말 \조차도 어떤 이에게는 공감할 수 있는 무언가가 존재하지만, 반대로 전혀 이해할 수 없는 한낯 지저분한 쓰레기만큼도 감정적인 동의를 얻을 수 없는 것처럼 다양하다. 그래, 모든 일은 다양하고 그 가치를 인정할 수 있을 때 자아가 형성되고 사랑을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인간체가 될 수 있다고 말할 수가 있을 것이다.


사랑하는, 그리고 사랑했던, 사랑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약혼녀 시벨, 그리고 갑자기 거리의 상점에서 만나게 된 먼 친척 퓌순. 그녀를 사랑하게 됨으로써 겪게 되는 감정의 혼란을 그리고 있음과 동시에 오르한 파묵은 ‘순수 박물관’이라는 타이틀 아래 관람객들, 즉 독자와 함께 호흡한다. 지나온 시간 동안 갑자기 주머니 깊숙이 훔치듯 간직해버린 퓌순과의 물건들, 그녀를 맡을 수 있는 흔적의 물건들을 전시하면서 우리와 함께 숨을 쉬고 글로써 그 사랑이라는 탈을 쓴 불륜을 보여준다. 하지만 다만 말하고 싶은 건, 반지를 꼈다고 해서, 결혼을 했다고 해서 누군가는 다른 누군가에게 속해져 있고 가질 수 있고 그리고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부터 지나치게 반감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물론 해서는 안 될 일을 구분하고 그에 따른 대부분의 규제와 감정적인 절제를 행해야 하는 뇌가 커버린 어른으로서는 되도록 피해야할 일이겠지만, 단 한 번의 사랑, 모든 걸 버릴 수 있을 정도의 깊이감이 있는 사랑이 찾아온다면 나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아마 수만번 고민을 하고 그로 인해 결정지어진 벼랑 끝에 섰을 때도 후회하지 않는다면, 아주 반의적이고 치사하게도 그럴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한다. 돌을 던진다 해도, 이전에 사랑했던 시벨에게 미안하고 사죄할 수 있을만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고 해도 그저 ‘나’라는 존재 자체를 힘껏 던져 한 번에 다 빨아들여질만한 흡입력을 가지고 감정적으로의 절제가 되지 않는 사랑을 할 수 있다면. 그리고 삶을 살면서 한 번은 미쳐볼만한 그런 사람이 나타난다면, 솔직하게 이야기해서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나의 고백을 하자면.


다소 짧은 단편들이 끊임없이 이어지며 그에 따른 짤막한 제목들을 가지고 이어지는 이 책의 묘미는 앞서 말했듯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작가와 독자의 소통에 있다. 공감과 반감. 그 둘의 몫은 각자의 선택이며 누구도 강요할 수가 없다. 자신이 사랑하는 이유를 일일이 설명하여 모두의 축복을 받을 수 없는 것처럼 사랑이라는 것은 확연하게 펼쳐진 봄같이 따뜻한 일이지만 동시에 다분히 이기적이기 때문이다. 사랑을 했던 기억들을 찾아가는 과정, 떠나가 버린 사람을 그리며 천천히, 그리고 조금은 급하게 이어나가는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는 과거의 사랑은 현재에도 계속되고 있으며 아마, 삶이 끝날 때까지는 잊었다 해도 뇌의 언저리에 조그만 먼지처럼 들러붙어 끊임없이 자극할 것이다. 날아가버리지 않도록 한없이 마지막 미련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잊었다고 하는 건 거짓말이고, 잊을 수 있다고 하는 것 또한 욕심이다. 잊을 수가 없다. 어쩌면 지나간 그 삶의 끝에는 다 누군가의 손길이 거치고 그 또는 그녀와의 추억이고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만드는 세상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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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팔경
츠츠이 야스다카 지음, 이상희 옮김 / 동춘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어떻게 보면 다른 사람의 마음을 훔쳐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건, 타인에 대한 관심이 지나치다고도 볼 수 있다. 굳이 비난적으로 보자는 것이 아닌 비판을 말하고 싶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이유는 단지 그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는 그치지 않는다. 타인의 생각을 파헤쳐보고, 대신하여 이 책의 주인공 나나세가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는 그 흥미로운 소재를 통하여 조금은 깊게 돌이켜 보자면 아무래도 집착이라고 생각이 된다.   

사실 살아가면서 저 사람의 생각이 어떤지 알아버렸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해본 적이 누구든 있을 것이다. 하물며 이 글을 혹시라도 읽고 있을 사람의 생각이, 즉 이 글을 읽으면서 어떻게 생각할까, 이 글이 아주 형편없다고 생각할까? 혹시나의 우려를 나조차도 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반대로 알아버렸으면 좋겠는 마음이 되돌려 더 안 좋은 결과를 나타낼 수도 있을 것이다. 속으로 욕을 하고 있는 누군가를 알아버렸을때, 나를 저주하는 생각하고 있는 것을 내가 알아버리면 그것보다 더 잔인한 일은 없을 것이다. 게다가 그 초능력을 겉으로 드러내버리면 이상한 사람이 되어버리는 특이한 재주를 꺼내보일 수도 없는 답답함에 속으로 고심해야 할 부분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가족팔경은 당분간 가정부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19살의 소녀인 나나세가 이 집 저 집 그 가정의 집안일을 해주면서 일어나는 일을 다루고 있다. 작가의 상상력이 번뜩이는 소설이며 이전에 일본영화 <사토라레>의 소재와 같은 점이 흥미를 끌었다. 혹시라도? 라는 의문을 재치있게 풀어내준 이 소설을 읽으면서 그 가족 전체가 앓고 있는 문제점들을 들추어 볼 수도 있었고, 혹시라도 알아서는 안 될 비밀을 나나세와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 호기심을 자극하여 끝까지 읽어볼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이 모든 것이 조금은 삶을 편하게 살기 위한 꾀가 아닐까도 생각이 된다. 모른 척 살아가면 궁금하기는 하지만 그건 월권이다. 다른 사람 개개인의 존재 자체를 존중해주고 싶은 마음을 어쩌면 무시한 채 살아가는 것도 될 것이다. 하지만 내게 그런 능력이 주어진다면? 난 사양하고 싶다. 타인의 삶에 젖어들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타인의 삶이 상관없다는 것이 아니라 나의 존재, 그리고 삶 자체에 집중하고 싶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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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어도 돼?
나카지마 타이코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집이라는 건, 굳이 어렵게 말하지 않아도 있어야만 하는 필요한 존재이다. 크지 않아도, 화려하지 않아도 내 맘 편안히 뉘이고 쉴 수 있는 그런 아늑한 존재. 그런 집에 대한 고찰이 이토록 아련하게 쓰여진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집을 짓고 싶어진다.

30대란, 아직 도달하지 못한 나이인지는 몰라도 그때가 되면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기억 속에 잊혀지고 있는 내가 살던 집,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지금의 집. 모두가 나의 감정과 생각이 고스란히 녹아져 있다. 살면서 얼마나 많은 공간에 내 발길이 닿아있던가, 라는 아련한 생각이 문득 들면서도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그 느낌만큼은 온전하다.

지어도돼?, 라고 물어보는 제목은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책 속에도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의 집약체인 것과 동시에 독신으로 살아가기, 거기다 여자로서 살아가는 인생에 집을 실제로 짓는다는 발상이 그렇게도 독특하고 이상한 것일까? 라는 물음의 반어로 들려온다. 지어도 된다, 나지막히 속삭여주고 싶은 이 물음을 가볍게 지나칠 수 없는 이유이다. 하지만, 한계는 언제나 존재하기 마련이고, 소설로서 대변되는 이 글들의 나열은 나로 하여금, 그리고 독신으로 살아가는 여자, 그리고 존재로 하여금 해 볼 수 있는 것을, 그리고 해보고 싶은 것을 주저말고 해 나가라는 말로서도 들린다. 누구나 자기만의 집을 가지고 싶어한다. 조금은 지루하게 읽었던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 그 책이 생각이 난다. 딱히, 집으로서 구체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적어도 직접적으로 집에 대한 것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었던 이 책은, 읽는 도중에 아, 라는 생각이 불현듯 치밀어 오르는 그런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 책, <지어도돼?>는 그렇게 고찰적인 것이 아니면서도, 또한 지금을 살아가는 시대에 대한 어쩌면 가벼운 느낌의 차선책을 내놓는다는 느낌을 받는다. 

집이라는 존재를 다 걷어치우고, 이 책의 매력만을 말해보자면, 그저 흘러가는대로 감성이 충만한 책이다. 남자와의 관계 속에 정의내려지긴 하였지만 그건 일종의 장치였을 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자는 암묵적인 표시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 사람을 통해 여과되어 지는 색채를 마음껏 느낄 수 있는 작가만의 방, 속에 내가 잠시 들어갔다 나온듯한 느낌.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던 느낌의 소설, 참 아련하게 읽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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