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부처도 이렇게 가고

지금 부처도 이렇게 가니

오는 것이냐 가는 것이냐

청산은 우뚝 섰고 녹수는 흘러가네

어떤 것이 그르며 어떤 것이 옳은가

쯧쯧 ㅡ

야반삼경에 촛불 춤을 볼지어다.

                                   ㅡ 경봉스님 열반게 ㅡ

 

"스님 가신 뒤에도 스님을 뵙고 싶습니다. 어떤 것이 스님의 참모습입니까?"

상좌 명정이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물었다.

조용히 미소를 머금고 주위를 둘러보던 경봉스님은 잠시 침묵을 한 후 입을 열었다.

"夜半三更에 대문 빗장을 만져보거라."

 

마치 옷을 갈아입듯이 이승의 인연을 접으신 경봉스님의 법구를 다비장에 안치하고

점화를 한 후 1 시간여쯤 되었을까,  갑자기 영축산에 시커먼 먹구름이 일더니

일진광풍이 휘몰아치면서 뇌성벽력과 함께 양동이로 물을 쏟아붓듯 폭우가 내렸다.

 

이쯤에서 기억되는 것이 성철스님의 다비식 장면이다.

그때도 분명 늦가을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법구위에 계속 쏟아지던 빗줄기였다.

 

대선사들이 이승을 떠나던 밤에 있었던 放光소식과 더불어 반복되는 광풍속 폭우 장면은

눈으로 확인을 하지 못한 후대 사람들에게는 틀림없이

소위 큰스님의 威儀를 표시하기 위한 소설장치로 읽히기 쉬울 것이다.

 

전에 읽은 고승들의 평전과 전기 속 이야기들을  나 자신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았나

지금 이순간 되집어 보고 있다.

신화인가, 역사적 사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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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된 책을 구하시는 글을 보고 혹시나 해서 저자이신 박영호 선생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선생님의 책이 출간될 때마다 안부인사 올렸으니까 이번에는 한 일년만에 드린  셈인데

아쉽게도 품절, 절판된 책은 저자라도 구할 수 없는 모양입니다.

 

출판사의 사정이란게 아무리 좋은 책이라해도 출판된 지 오래된 책은

찾는 수가 일정 부분을 넘지 못하면

품절과 절판의 길로 접어들게 마련인가 봅니다.

 

한가지 언외의 소득이라면,

3월중에 현암사에서 새로운 책을 출판하기위해 마무리 교정중이라 하십니다.

 

아무쪼록  원하시는 책과 인연이 있으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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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10 17: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2-11 09: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2-11 15: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달팽이 2006-02-22 0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아는 선생님 중에 이 책을 두 권 가진 분이 계셔서 한 권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인연이 되나 봅니다. 두레 출판사에서 나오기 전에...
솔출판사인가에서 나온 구판이지만(무애출판사군요..) 그래도 박영호 선생님이 옮긴 책이 맞았습니다.
이렇게 몰래 마음쓰는 분도 계셨군요..
언외의 소득 저도 귀동냥해갑니다.

2006-02-12 12: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니르바나 2006-02-13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팽이님, 반갑습니다.

혹시 구할 수 있으면 알려드릴려고 했는데 아쉬웠습니다.
다행히 아시는 분에게서 받으셨다니 이 책과 좋은 인연이 시작되셨네요.

이번 통화중에 박영호선생님이 말씀하시더군요.
이제 연세가 73세라서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책을 낼 지 모르시겠다 하시더군요.
집필과 교정을 모두 저자이신 당신이 하다보니 힘이 부치시나 봅니다.
하기는 거의 모든 부분의 책들을 출간하셨으니까 이제는 품절되기 전에 구해 볼 필요가 있겠지요. 계속해서 좋은 인연이 있으시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늘 행복한 순간이시길 빕니다. ^^


2006-02-14 14: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니르바나 2006-02-14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거 정말 기대됩니다.
나누게 될 지는 그때 그때 달라요. ^^

2006-02-14 19: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2-16 09: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니르바나 2006-02-17 0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작속의 아인슈타인翁이 혀내밀고 나온다 하시길래
눈까뒤집고(?) 보던 오래전 기억이 나네요.
정작 살펴보니 아주 잠간 나오는 장면이었는데,
인상적으로 보셨다 하셔서
"님의 눈썰미"에 놀란 기억도 나는군요.
평소에 사소한 것도 잘 챙겨주시는 그 마음을 이제사 제대로 알았습니다.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보내주신 뜻을 살피겠습니다. ^^

2006-02-17 2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니르바나 2006-02-18 0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받으신 밥상이 마음에 드셨다니 저까지 덩달아 마음에 흡족하군요.
오늘은 희망뿐 아니라 맛있는 밥상도 한 상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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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6-02-09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초,라고 써 있는데 그래도 어쩌자고 멋져요.^^

니르바나 2006-02-10 0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작가 스스로 마초라고 하는데서 좀 의구심이 갑니다.
진짜 마초맨인가가요. ㅎㅎ
저는 그저 이 양반이 치열하게 사는 모습이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사진은 샘터사로 자리를 옮기신 한영희기자 작품같은데 설명이 없어서... 제 생각입니다.)

2006-02-10 08: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 리 움

 

                                             ㅡ 춘광스님 ㅡ

 

전부터 사모해도  만나뵙지 못하여

구름 쳐다보고 달을 읊으며 혼자 서성거렸소.

잔 속엔 한가로이 뜰에 잣나무 그림자 비치고

젓대 속엔 봄 매화가 피는데,

천기는 항상 추위와 더위가 오가고

사람들은 세월이 가는 것을 탄식하오.

오랜 세월 서로 생각하나 만나기 어려우니

원컨대 이 눈 먼 거북이 나무,

만남을 베푸소서.

 

가끔 이 친구는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며 지내나 슬며시 궁금해지는데

인터넷의 바다에 검색이라는 배를 띄우는 일이 생기고 부터는

하염없이 손으로 클릭이라는 노를 저으며 항해도 하고, 표류도 한다.

그러는 나의 모습을 친구는 꿈엔들 그려 보기는 하였을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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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06-02-08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멋! 니르바나님. 넘 오랜만이십니다! 안녕하시죠?^^
아..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꾸~벅..

니르바나 2006-02-09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연님, 반갑습니다.
우리는 오랜만에 만나도 반가운 친구사이지요. ^^
비연님도 새해 복많이 지으시길 빕니다.

로드무비 2006-02-09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니르바나님, 어제 잠깐 이 페이퍼 보고 바빠서 댓글 못 남겼어요.
친구분이 쓰신 책인가 봐요.
제가 읽기에는 너무 전문적인 책인 듯.^^;;

니르바나 2006-02-10 0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얼굴본 지가 아주 오래된 친구랍니다.
대신학교 학생으로 소식이 끊어졌으니까
막연히 카톨릭 사제로서 잘 살고 있겠거니 했는데
갑자기 생각이 나서 로드무비님이 가르쳐주신 구글로 검색해보고서야
이 책의 저자임을 알았습니다.
알라딘에 저자항목 설명이 없어서 어제 도서관에 가서 확인해보니
틀림없이 제 영혼의 친구이더군요.
보고싶다고 다 볼 수 없고, 갖고 싶다고 다 갖을 수 없는 게 인생아닙니까!
한때 좋은 인연을 나눴으니 찾아 보고 싶다는 집착은 버렸답니다.
친구가 저에게 주었던 편지를 모두 지금도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으니
제 추억속에선 영원한 친구랍니다.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친구지요.
 

42.195km  출전선수

 

 



20km 출전선수

 

10km 출전선수

 

 

1km 출전선수

 

 

그렇다면 100m 출전선수는 무엇이 적당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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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르바나 2006-01-27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20km이상은 달리지 마시라고 권하고 싶어요.

로드무비 2006-01-27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0미터는 모르겠고 10미터는 밀로스 포먼 감독의 <아마데우스>  어떨까요?^^


비로그인 2006-01-27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전 클래식은 잘 모르지만 넘 재치있게 꾸미신 페이퍼네요~
연말에 친구손 붙잡고 KBS 교향악단 정기 연주회를 갔었어요.
처음으로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전곡을 그날 들었거든요.
막귀고 문외한이지만 차근차근히 클래식도 알아가야겠다...
그날 그렇게 맘 먹었습니다.

모짜르트도 올해는 꼭 즐겨 들어보도록 해야겠네요 ^^

사족..
설 잘 보내세요~ *^^*
댁내 두루 건강하시고 화목하시고요~

니르바나 2006-01-27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멋진 선택이십니다.
충분히 완주 가능한 작품이지요. ^^

니르바나 2006-01-27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셔님의 멋진 메달을 보고 언젠가 한 번 페이퍼로 만들어보겠다 작심하고 있었지요. ㅎㅎ

(주인장 허락없이 무단게재해서 죄송합니다. 체셔님) ^ ^

지난 송년음악회에서 베토벤 합창교향곡 전곡을 들으신 것 축하드립니다.

전에 귀로 듣는 일을 부담스럽게 말씀하셔서 음악들으시라 권유하기가 어려웠거든요.

만년의 베토벤의 경우처럼 음악은 꼭 귀로 듣는 것만이 아니니까 마음으로 새겨 들으세요.

체셔님의 귀가 차차 익숙해질겁니다.

마음이 따뜻하신 체셔님께서도 행복한 설날 연휴가 되시길 바랍니다.


2006-01-27 1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瑚璉 2006-01-27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쟁쟁한 선수가 너무 많네요.

그건 그렇고 신년인사를 미리 올립니다. 건강하게 보내시는 한 해가 되시길...

니르바나 2006-01-27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리건곤님, Mozart : Complete Works (170CD + 1CD-Rom) 는 물건 아닌가요.
아무래도 이것은 모짜르트나 듣다가 죽어버리라고 만든 상품같아요. ㅎㅎ
호리건곤님이 주신 신년인사에 감사의 말씀을 전해드립니다.
늘 행복하시길 빕니다.

2006-02-03 12: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니르바나 2006-02-07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각구름 느지막이 골짜기에서 피어오르고
밝은 달은 청산 무덤 너머로 지네.
모든 것이 본래 맑고 한가로운데
사람들은 공연스레 분주하구나.

저의 마음 혜량해 주시니 늘 감사합니다. ^^
길길이 날뛰는 마음을 다스리고 일간 인사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