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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들을 사들이는 일은 참 민망할 뿐 아니라,
이게 또 정말 웃끼는 짓이란 생각까지 든다.
중국 당나라 때 이야기라면 <唐詩全書>로 가능한 일이었고,
요절이라 안타까운 기형도 시인이라면 <기형도전집>이 마땅한 모습이었다.
황우석박사님 덕분에 가까운 시일에 평균 수명 100세가 꿈만이 아닌데
새파랗게 젊은 현업시인들이 시전집을 내고 있으니 재미있게 표현하자면 소도 웃을 일이다.
편의주의도 이런 편의주의가 없다.
소월과 미당쯤 되야 시인이라 인정해주고,
과연 우리 나라에 시인이 그리 많을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터무니 없는 생각을 가지고 산 적이 있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나같은 게으른 자를 위해서 천만다행한 일이다.
이런 책을 뒤적이며 시 읽는 시늉을 하며 산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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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운대행(沒雲臺行) 5
-황 동 규-
몰운대는 꽃가루 하나가 강물 위에 떨어지는 소리가 엿보이는 그
런 고요한 절벽이었습니다. 그 끝에서 저녁이 깊어가는 것도 잊고
앉아 있었습니다.
새가 하나 날다가 고개 돌려 수상타는 듯이 나를 쳐다보았습니
다. 모기들이 이따금씩 쿡쿡 침을 놓았습니다.
(날것이니 침을 놓치!)
온몸이 젖어 앉아 있었습니다.
도무지 혼자 있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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