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미와 가나코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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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녀 셋이 이야기하는 것은 오랜만이었다. 그래 봤자 갓난아이가 있어서 한결같이 뜻 모를 소리만 내는 그 천사를 중심으로 웃으며 어르는 게 전부였다. 갓난 아이란 얼마나 분위기를 흥겹게 만드는 존재인가. (102)

이것은 제거다. 사람을 죽인다고 생각하지 말 것. 그리고 이젠 공상 게임이 아니다. 액자에 넣어 장식하고 싶은 만큼 완벽한 계획을 실행에 옮기지 않을 수는 없다. 자신은 이 계획과 사랑에 빠졌다. (178)

다쓰로를 제거할 계획에 몰두하고부터는 회사 일이 전부 하찮게 여겨졌다. 고객의 클레임이나 납기 문제, 사내의 알력 등으로 고민하는 것도 바보스럽게 느껴졌다. 자신의 생존이 걸려 있으니 일상의 고민 따위는 별것 아니게 된다는 걸 나오미는 새삼 통감했다. 중국인의 강함도 분명 그런 데서 나오는 것이리라. 화교돌은 매일 생존경쟁을 벌인다. 그래서 거짓말도 하고 다른 사람 물건도 훔친다. 그러고도 태연하다. (170)

(작가는) 불섶에 뛰어들기보다는 낱불 하나하나를 들고 길길이 날뛰며 끈질기게 버티는 캐릭터를 선택했습니다. (492,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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