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한 자존심을 가지고 있던 다자이는, 생활능력이 없는 자신, 변명할 수 없는 실패를 되풀이하는 자신에 대한 절망을 안고 있었어요. 언제 목숨을 끊어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었죠. 그런 자신을 소재로 작품을 쓰는 행위가, 역설적으로 소설가의 삶으로 다자이를 이끈 거죠… 유서라고 생각하고 쓴 <만년>은 그와 비슷한 갈등을 가지고 있던 당시 젊은이들의 심금을 울렸어요."
자신을 가지고 살아가자.
살아있는 이들은 모두 죄인이니. (63)
"..돈을 빌리려고 스승인 이부세(마스지)를 찾아가기는 했는데, 불호령이 떨어질까 두려워서 며칠 동안이나 아무말도 못했다고 해요. 격분한 단 가즈오가 몰아붙이자 다자이는 얼굴이 백짓장처럼 하얗게 질려서 이렇게 중얼거렸대요. ‘기다리는 이가 괴로울까, 기다리게 하는 이가 괴로울까." (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