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베스트 텐
가쿠타 미츠요 지음, 최선임 옮김 / 지식여행 / 2005년 9월
평점 :
절판


그녀들은 연애에 대해 전혀, 라고 해도 좋을 만큼 흥미가 없다. 동시에 서로 상처를 주는 일을 무엇보다도 꺼리고 있다. 그것은 나도 마찬가지다. 사랑과 인연이 없다는 것. 엄청나게 평범한 30대 후반의 우리가 행복한 이유는 아마 그것에 있을 것이다. (197)

"그게 말야, 나도 왔을 때 모르는 사람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 거야. 다 아는 사람인 거 있지. 말을 해보면, 그 사람의 얼굴이 쩍 갈라져서 중학교 때의 얼굴이 짠 하고 나와. 무슨 공포 영화 같아. 나도 그렇겠지만." (202)

정말이지 나는 평생분의 패기와 용기, 행동력 등을 그 여름에 다 써버린 것이 틀림없다고 지금 새삼스레 생각한다. (207)

"...나는 아무것도 안 하고 있고, 아무것도 갖고 있질 않아. 그걸 자각하고 있어. 그래서 앞으로도 자각해 나가야만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 결혼 같은 걸 하면, 내가 뭔가 했다고 착각할 거란 생각 안 들어? 그리고 실제로 뭔가 갖고 있다는 기분이 들게 되지. ...무언가 갖고 있다고 다들 아무런 의심 없이 믿고 있지. 믿고 있는 사이에 갖고 있지 않은 그것들은 진짜 짐이 되어버릴 거란 생각이 들어. 그러니까 다들, 그런 식으로 중년이라는 곰인형을 뒤집어쓰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 같아. 나는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항상 자각하며 살고 싶어. 결혼하면, 그런 거에 아무 생각 없어질까 두려워. 가진 척하며, 그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지키며 살아나가야 할 일이 무서워." (216)

무거운 짐을 들고 앞을 재촉하는 우리들은, 마치 사택의 취사 담당자들 같았다. 거기에는 사랑도 없고 생활조차 없고 단지 의무만이 존재한다. 우리들은 지금 무엇을 향해 나가고 있는 걸까. (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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